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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매직썰]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엘산나썰 2부-9화

파이리ba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12 23: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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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매직썰]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엘산나썰 2부-9화

안나!

밝은 목소리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엘사야. 안나를 향해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어. 어안이 벙벙한 안나 앞에 엘사가 우리 놀이공원 가요~ 하면서 티켓을 내밀어. 금세 놀이공원에 도착하고 둘은 입장할 거야. 조형물인 곰돌이 인형 앞에 까르르 웃으면서 폴라로이드도 찍고, 안나가 제일 좋아하는 회전목마도 타고 엘사가 좋아하는 롤러코스터는 탈 수 없으니, 어린이용 코스터를 타고 서로를 보며 웃는 두 사람일 거야. 꼭 두 손을 잡고서 놀이공원을 이쪽 저쪽 가보다 배가 고프다고 말하는 엘사를 데리고 안나가 레스토랑에 들어가겠지. 안나는 뭐 먹고 싶냐며 자신에게 먼저 물어오는 엘사에, 가리는 게 없어 엘사가 먹고 싶은 건 뭐든지 좋다는 대답을 내놓는 안나겠지. 
안나가 먹고 싶은 게 먹고 싶은데-, 그 말에 평소 엘사가 좋아하던 음식들을 기억해 주문한 안나야. 멜리사와 입맛이 비슷한 엘사도 고기를 좋아하지, 멜리사보다는 샐러드도 좋아하긴 했지만. 콥 샐러드와 소고기 스테이크를 주문한 안나는 엘사에게 먼저 음식을 나눠주고는 그녀를 바라보겠지. 부끄럽다며 식사하라는 엘사의 말에도 빙긋 웃으면서 그녀를 바라보려할거야. 그런 안나의 입에 고기를 한 점 넣어준 엘사고, 안나는 엘사가 준 고기를 오래오래 씹어보겠지. 육즙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아쉬워하며 꿀꺽 삼켜보는데 엘사의 포크질이 점점 느려지는 걸 보고 안나가 의문할거야.

- 입에 안 맞아요? 
- 맛있는데, 나는 안나가 해준 요리가 먹고 싶어요.
엘사의 말에 얼굴을 붉히는 안나겠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요리를 먹고 싶대, 요리사에게 있어서 최고의 칭찬 아니겠어? 
소소한 데이트는 끝이나고, 두 사람은 집으로 향해. 손에는 기념풍선과 솜사탕이 한가득이겠지. 엘사 한 입, 안나 한 입 서로를 먹여주면서 돌아오는 길. 아, 하는 소리와 함께 엘사가 멈춰서겠지. 놀란 안나가 엘사를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 엘사는 프흐흐 웃으며 안나의 손에 깍지를 낄거야. 괜찮아요? 묻는 안나의 손을 자신의 배에 올려주며 우리 스위티가 배를 찼어요. 만져볼래요? 하는 엘사. 안나는 엘사의 배를 소중하게 손으로 쓰다듬어보다가, 손을 올려 엘사의 머리칼을 한 번 쓸어볼거야. 
정말 이상하지. 

까르르 웃는,
자신의 눈을 피하지 않는,
제게 다정한.

진즉부터 이상함을 알고 있었어. 푸른 벽안에 자신의 녹빛 눈을 맞춰본 안나는, 
차마 감고싶지 않은 눈을 감았어.
알겠어. 이건 모두...
모두 자신이 엘사와 함께 하고 싶었던 거야.
그 모든 게 이루어질 수 있는 곳, 자신의 꿈...
안나는 울것만 같았지.
오래 전, 뮬란이 자신에게 해주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어.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대.
그 모습을 본 스승이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었지.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이 말했다고해.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치 지금의 자신을 예견하고 얘기해 준 것만 같아.
이 꿈에서 깨는 법을 알아.
안나는 엘사에게 다가서서 그녀를 끌어안았어.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었지. 오직 그녀에게 주어진 건 공허함뿐일거야.

-
안나는 떠지지 않는 눈을 겨우 떴어. 강렬한 빛이야. 빛 때문에 눈이 시려서 인지,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있었지. 익숙한 병원의 천장이야. 성인이 되고나서 병원 올 일은 적었는데,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 몸을 일으켜 상황을 알아보려는데, 누군가 자신에게로 달려오겠지. 엘사인가? 안나가 바라보지만...

"안나! 많이 아파?"
물어오며 자신의 시야를 가득 메우는 건, 이나야. 좀 더 누워있으라고 말하지만 자신의 목을 끌어안는 이나의 애교에 안나가 미소를 띠어보였어. 언제나 귀여운 자신의 동생이지. 이나가 있어서 다행이야. 나는 너밖에 없는데, 이렇게 다쳐오면 어떻게 해. 이나의 우는 소리에 안나가 그녀를 위로하고자 도닥여보지만, 팔이 제 뜻대로 움직이지 않아.

"팔 들지마. 어깨가 찢어졌대. 기억은 나?"
"모르겠어... 기억이 잘 나지 않네."

꿈이 너무 강렬해서 자신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해. 엘사네 회식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지... 조리실에 갑자기 엘사가 들어왔고... 엘사에게로 감자푸대가 쏟아져 떨어졌어... 본능적으로 엘사를 감싸안았지... 엘사는 괜찮나...? 이나의 포옹이 끝나고 안나는 자기도 모르게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주변을 살필 거야. 

"누구, 찾아?"
"아, 이나."

그런 안나의 행동 하나도 놓치지 않는 이나가 낮아진 목소리로 물을거야. 안나는 눈치채지 못하고 이나에게 눈을 맞춰보지만, 자꾸만 곁눈질 하게 될거야. 

"아냐... 그냥..."
"네가 다쳤는데도 오지 않는 사람 말이야?"

안나는 쓰게 웃을 거야. 그런 안나의 뺨에 입을 맞추더니, 귓가에 대고 플라스크? 프로스트?를 만나러 가야한다던데. 라고 말하는 이나지. 

그정도로 괜찮구나. 다행이다. 
안나는 늘 그랬듯이 이나를 믿겠지.
세상에 둘밖에 없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래서 더 가슴이 쓰라릴거야.
그게 맞잖아. 안나. 왜 마음 아파해. 스스로 자책해보겠지... 

아, 머리가 다시 아파와. 이나와 더 엘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 아니, 이나에게 엘사가 더 나쁜 사람처럼 비치는 걸 원하지 않아. 화제를 돌려보는 안나겠지. 

"이나. 이렇게 자유롭게 나와도 되는 거야? 아렌델... 부모님들은... 네가 날 만나는 걸 좋아하시지 않으시잖아."

"바쁘실걸. 나를 생각하시기엔."

한 손에 쥐고 있던 신문 초고에 적힌 헤드라인, "아렌델 후계의 연달은 몰락,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자신의 손에 초안이 들려있긴 하지만, 내일 과연 이 기사가 나갈 수 있을까. 아마, 아렌델 기업의 장학금 기사가 나가겠지. 하지만 상황은 이미 뒤집을 수 없는데, 이나는 웃으며 자신의 품 안으로 신문을 넣었어. 

두 자매의 대화가 끝이 나자마자, 안나 병실의 문이 열렸어. 서둘러 온 듯 한, 엘사와 멜리사가 거기에 있었지. 손님 오셨네. 나갔다올게. 하며 이나가 씩 웃고는 자리를 비켜줄거야. 안나의 머리를 다정스레 쓸어넘겨준 이나는 다시금 안나의 뺨에 입을 맞춰보고는. 안나도 이나의 머리를 한 번 만져주고 다녀오라해. 그렇게 우아하게 이나가 나가고, 아무 말 없는 굳은 표정으로 멜리사가 이나를 따라나서자. 

병실 안에는 두 사람만 남아있을 거야.

"괜찮아요?"
"네. 엘, 아니 왓슨 씨도 괜찮죠?"
"덕분에요."

잠시 서로에 대한 안부를 묻고, 대화는 단절될 거야. 무뚝뚝하게 굴 생각은 없었는데, 엘사를 보니까 마음이 더 서글픈 걸 느껴. 자신을 바라보지도 않네... 안나는 자신이 이 상황을 정리해야함을 느껴. 

왜... 
그러지 말지, 당신은 내게 그러지 않아도 돼요...
다 내 탓이니까...

"왓... 아니, 엘사."

자신과 마주치는 흔들리는 벽안을 보면서 안나는 부드럽게 웃어보일거야.

"그날밤처럼. 실수예요. 오메가고, 알파니까. 일어난."

나라서, 미안해요.

엘사는 쉬이 대답하지 못해, 그녀의 대답이 두 사람의 관계를 정립할거야. 
그러나 끝까지 엘사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고, 그 침묵에서 안나는 대답을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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