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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썰) 글핀엘사 슬덴안나 11

369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19 0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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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차위크/썰] 그린핀도르 엘사와 어려진 슬리데린 안나 上

[나이차위크/썰] 그린핀도르 엘사와 어려진 슬리데린 안나 中

[나이차위크/썰] 그린핀도르 엘사와 어려졌다가 성인된 슬리데린 안나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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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가 안나에게 고백했어. 가벼우면서도 나름의 무게가 있는 고백에 주변에 있던 학생들이 충격을 받아 입을 다물지 못했을 정도였지. 기쁨에 찬 커다란 목소리로 호그와트 전체가 들릴 정도로 고백을 한 엘사의 행동에 안나는 잠깐 말도 못 하고 바라보기만 했었어. 깜짝 놀랐다면 표정의 변화라도 있어야 했지만, 그럴 틈도 없었어.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고.?



엘사가 좋아하는 상대가 누구인지 생각하다가 그녀가 가리키고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인걸 깨닫게 되자 안나는 어이가 없었어. 갑작스러운 상황에 혹시나 해 다시금 물어봤지만, 대답은 똑같았지. ‘안나, 내가 널 사랑해!’ 오, 멀린. 참담한 심정으로 천장을 올려다보며 대마법사를 찾았어. 제발 저 이상한 엘사 노덜드라좀-. 하지만 도움을 청해도 답이 없는 대마법사를 원망해. 어느 정도 서로가 편해졌다고 생각해왔지만 그런 존재가 갑자기 변해서는 고백이라니. 잠시 고민하며 숨을 고른 안나는 제 앞에서 자신의 말을 기다리고 있는 엘사에게 조심스럽게 알려줬어.



“나 약혼자 있어.”



호그와트에 있어. 너도 알고 있잖아.



“하지만 결혼은 안 했잖아! 나랑 결혼하자, 약혼은 어차피 깨면 되는 거야.”



널 좋아해.



“뭐? 제발….”



우리 같은 마법사에겐 그런 건 안 통해.



“더 매력적이야!”

“... 뭐?”



한스 웨스터가드보다 엘사 노덜드라가 더 매력적이지 않아? 우리 가문도 어디 가선 안 꿀려!



당당히 가문에 대해서 어필하는 엘사의 말이 당혹스러웠어. 저렇게 말해도 될 리가 없잖아. 엘사와는 다르게 안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없었어. 학교에서 유일하게 자신에게 호감을 준 좋은 친구라고 생각해왔을 뿐이었어. 이런다고 정해졌던 게 바뀔 리가 없는 상황임에도 엘사는 안나에게 기대하고 있는지 맑게 웃으며 맹목적으로 바라보고 있어. 만약, 강아지처럼 꼬리가 달려있다면 한없이 움직였을 것만 같았지.



우린 그 정도까진 아니었잖아! 거절해도 다시 찾아오는 고백을 들으며 답답해진 마음에 가슴을 두드리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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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고 여유로운 시간이 생길 때면 안나가 항상 찾아가는 곳이 있어. 호그와트 정원에 있는 어느 한 벤치야. 커다란 나무가 의자를 등에 지곤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는 아주 괜찮은 곳이야. 학생들도 많이 없는 이곳에선 바람 소리가 안나의 마음을 달래주지. 책을 읽는 걸 좋아해. 앉아서 책을 펼치고 있을 때면, 부드러운 느낌은 드는 바람이 귓가를 간지럽혔어. 그림 없이 글로만 적어진 것들을 읽어가며 안나는 문득 엘사를 떠올렸어. 이곳에서 항상 웃으며 자신을 반겨주는 존재. 그렇지만 서로가 너무나 다른 성향. 하는 행동, 말투, 표정. 모든 게 안나와 극과 극이야. 어쩌다가 가까워진 거지? 자신은 노덜드라 라는 가문을 싫어하지 않았었나?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없었어.



한참을 답을 찾고 있던 안나 앞에 다홍색의 교복이 나타났지. 슬리데린 앞에 그리핀도르의 다홍이라니. 정말 신기한 일이야. 그 신기한 일이 엘사에 의해서 일어났고.



“안나, 오늘 쿼디치 연습하는 거 보러와!”



귀찮지만 규정상 억지로 몸에 걸친듯한 망토를 펄럭거리며 달려온 엘사는 앉아서 책을 읽고 있던 안나에게 다가와 말했어. 살짝 거친 숨소리가 들려오고 엘사의 이마에선 땀이 맺혀있었어. 어디서부터 달려온 걸까. 손에 들려있던 책을 옆에 내려놓곤 흐트러진 엘사의 망토를 정리해줬어. 전생에 동물이었나- 구김이 가득한 그녀의 망토를 쳐다보며 살짝 거부감이 들었지. 깔끔 을 추구하는 안나에겐 이런 복장이 무척이나 거슬렸어. 다른 학생들이었다면 눈앞에서 사라지라고 거침없이 말했을 테지만 오직 상대가 엘사라는 이유로 그 거슬림을 무시했어. 오직, 엘사만. 여러 의미로 안나에게 있어 엘사 노덜드라는 자신의 완벽을 조각내는 흠결 같은 존재야.



마음에 안 들어. 그렇지만 마음에 안 들어도 괜찮아.



싫음과 좋음의 감정에서 한 가지를 고르라면 당연히 엘사가 좋았어. 자신에게 한없이 친절한 존재는 오랜만이었으니깐. 비록 다른 의미로 애정을 바랄 땐 부담스러웠지만.



“오늘은 이것만 읽고 바로 숙소로 돌아가고 싶어.”



옆에 치워둔 책을 가리키며 말하는 안나의 거절에 엘사가 호들갑을 떨었어.



“혹시 어디 아파서 그래? 병동에 갈까?”



엘사는 아픈 적이 있던 안나의 모습이 아른거리면서 현재의 안나와 대조했어. 직접 아픈 게 아니라고 안나가 말했었지만, 엘사의 머릿속에선 열이 펄펄 끓어 아무것도 못 하는 안나가 그려져 있었지. 이마에 열을 재려고 손을 뻗었어. 뜨거운 것도 아니고 차갑지도 않아. 어디가 아픈 걸까. 설마 뼈가 부러진 건가? 오두방정 거리며 안나의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엘사였어.



“진정해, 엘사.”

“아냐! 아프면 병동에 가야지. 얼른 가자!”

“그냥…. 방에서 쉬고 싶어.”



아….



안타까운 탄성이 엘사의 입에서 빠져나왔어.



아픈 게 아닌 건 다행스럽지만…. 안나가 열심히 하는 내 모습을 봐줬으면 좋겠어. 그러다가 날 사랑한다고 말해주면 더 좋고-. 고백하는 말과 함께 아쉬워하는 엘사를 보다가 어깨를 들썩이다 달래줬어. 얼굴에서 드러나는 서운함이란 표정이 한순간에 들어차는 게 무척이나 신기했어.



“다음엔 꼭 보러 갈게.”





-





요즘 귀찮은 일이 너무 많아지자 안나의 신경이 매우 날카로워졌어. 슬리데린의 학생들이 말을 걸면 평범하게 말할 수 있는걸 최대한 비꼬아서 말을 돌려줄 정도였지. 성격을 알고 있는 학생들이 눈치껏 그녀의 주변을 피하고 있었어. 어쩌다가 가끔 같이 다니던 한스조차 안나의 사나운 모습에 다른 학생들과 함께 다니고 있었지. 안나의 주변엔 아무도 없었어. 아니, 주변엔 오직 엘사만 옆에 있었어. 옆에서 기쁨에 찬 미소를 지으며 재잘거리는 엘사가 안나를 예민하게 만든 장본인이었거든. 엘사는 모를 거야.



하루에 수십 번 찾아와선 안나에게 좋아한다고 말해. 처음엔 장난으로 여겼던 말들이었지만 계속되는 고백에 진지하게 물어봤었어. 내가 왜 좋아?



“안나여서 좋아!”



나여서 좋다고? 다소 웃기고 어이없는 답에 헛웃음을 짓던 안나였어. 나는 내가 싫어.



“내가 다른 것들을 죽여도 날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어?”

“그건 꽤 비극적이네….”



떨어낼 생각으로 다소 거친 질문에 엘사는 진지하게 고민할 거야. 안나가 다른 사람을 죽인다고.? 말도 안 돼!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그래도 나는 안나가 좋은걸…. 생각해봐, 오러들이 아즈카반으로 안나를 집어넣는 모습을. 뭐! 그건 너무 끔찍하잖아! 그래! 아즈카반으로 들어갈 정도로 못된 짓을 저지른 안나가- 아니, 그거 말고 안나를 감옥에 집어넣는다고? 너무 끔찍해! 그런 일이 안 생기도록 옆에 있어 줄 거야.



“생각해봤는데 내가 옆에서 지켜줄 테니까 나쁜 짓은 하지 마-.”



혼자서 무슨 상상을 했는지 울컥거리며 최대한 안나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겠지.





-





엘사를 싫어하진 않아. 다른 마법사들보다 더 호감인 존재야. 어느 누가 그 대단한 안나 아렌델을 가볍게 여기겠어. 그들은 안나의 눈밖에 안 나가려고 열심히 비위를 맞추겠지. 그들과는 다르게 엘사는 처음엔 귀찮다가 지금은 마음에 드는 편에 속해. 안나는 엘사가 마음에 들었어. 멍청하지도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성격이 만족스러웠지. 자신에게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엘사가 귀찮지만 싫었던 적은 없었어. 누가 뭐래도 타인이 주는 관심은 마음에 들었으니깐.



안나는 남들의 시선이 거슬려. 그들의 위에 있지만 언제나 자신을 바라보는 그 시선들이 무서웠어.





-





수업이 달라 오랜만에 혼자 있게 된 안나는 하나부터 열까지 생각 중이야. 엘사에게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하는지를. 지금 전교생들은 엘사가 안나에게 고백한 이야기를 다 알고 있어. 모르면 그건 호그와트의 학생이 아니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그렇지만 그들은 안나에게 물어보진 않을 거야. 어느 겁 없는 마법사 한 명이 안나에게 엘사랑 사귀냐고 물어봤다가 얼굴에 종기가 올라오는 마법에 맞고 나선 아무도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어.



엘사 노덜드라는 왜 나를 좋아하는 거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고민이야. 내가 걔한테 무엇을 했길래 내가 좋다는 거야, 난 아무것도 안 했어.



얼굴도 예쁜 편이고 성격도 괜찮아. 긍정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자란듯한 올곧은 성격도 있고. 그런 애가 고백한다면 누구든 다 두 손 들고 좋다고 받아줬겠지. 안나 자신과는 너무나 달랐어. 그래서 무서워.



-



연회장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던 안나 앞으로 흰색 부엉이가 편지를 가져왔어. 제 앞에 떨어진 소식지를 내려보다 그것을 열어 확인해. 종이가 펼쳐지고 그 안에 담겨있는 글들을 읽어가던 안나의 시선이 어느 순간 한없이 떨려오기 시작했어.



[이번 크리스마엔 호그와트에 있을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거다.]











*

4학년... 시간은 순삭으로 끝나고 또다시 크리스마스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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