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내가 코미디언이 된다고 했을 땐 모두가 웃었죠.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웃지 않네요!

이 개그가 의미하는 게 상당히 많음. 일단 아서는 평범한 사람의 개그코드를 이해하지 못하고, 남들이 웃을 때 따라 웃는 등 타인의 웃음을 학습해온 사이코패스임.

저 스탠딩 개그는 타인에 대한 연구의 결과물이고, 나름 유머 감각이 있는 문장임.  존나 웃기진 않아도 씹노잼 소리들을 만큼 위트가 아예없진 않음. 남들의 웃음코드를 이해못하는 사람이 쓴 개그치곤 ㄹㅇ 상타개그임. 아서는 이 시기에 나름 일반인의 감성에 어느 정도 접근했다는 거지. 실제로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고.

이 때 아서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대변해주기도 함. 아서가 코미디언이 된다고 했을 때, 안될거라고 말하는 주변 반응과 현실의 벽을 실감하면서도, 그걸 웃음으로 풀어내면서 사회와 어울려보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음. 현실에 맞춰 살고싶어하는 게 드러나있던 거지.



하지만 머레이쇼에서 친 개그는 이것과는 아예 다름.

/똑똑. 누구세요? 경찰관인데요. 방금 당신 아들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죽었습니다./


바로 방금 전까지. 모자라고 정신병 있어보이는 스탠딩 코미디언을 조롱하는데 동조했던 사람들이 이 개그에 질색하는 모습을 보임.

아서가 지금까지 학습해왔던 유머 코드는 타인의 불행을 희화화하는 것들이었음. 게리에게 친 골프 드립도, 스탠딩 코미디언의 여자 남자 드립도. 머레이의 주된 요소도 타인에 대한 풍자와 조롱이었지. 아서는 정말 이 개그가 남들에게 웃길 것이라 생각해서 쳤음.


하지만 이 개그는 먹히지 않았고, 머레이는 아서를 끝없이 조롱했지. 아서가 자살하려는 이유는 자신이 사회에서 받아들여질만한 인간이 아니란 걸 자각해서가 아닌가 싶음. 적어도 사회와 자신에 선을 긋고 싶었던 거지.

녹녹개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학습한 불행에 대한 개그를 연구한 결과물임. 타인의 불행이 유머가 된다면 죽음은 최고의 유머라는 거지. 그래서 죽기 전에 쓸 유머로 준비한거고.

머레이가 이 개그에 웃어주면서 하나 더 해보라 했으면 아서는 거기서 자살했을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