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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갤문학] 윤수의 '나비효과' 6화

1313(211.212) 2015.10.16 17:29:03
조회 2092 추천 40 댓글 14



*모바일은 가로보기를 추천함









- 시간을 알 수 없는 어느 때.



인적이 드문 고요한 주택 지역. 그중에서도 커다란 상가 건물 앞, 요란한 소리를 내며 차 한 대가 멈춰 섰다. 


“여긴 올 때마다 주차할 곳이 없어”

짜증을 내며 차에서 내린 사람은 준호였다.


남자인데 여자보다 곱상한 외모. 

딱 붙는 철 지난 스키니진에 흰 셔츠를 조합한 모습이 마치 신참 나이트삐끼를 보는 듯했다.



준호는 이미 동네에 여러 번 와본 듯 익숙한 발걸음으로 상가 입구에 섰다.


상가 입구엔 삐까뻔쩍한 자동문이 설치되어있었는데, 작동을 안 하는지 준호가 앞에 서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아 이거 또 지랄이네”

불이 들어와 있는 거로 봐선 분명 작동 중일 텐데 희한하게 매번 준호만 앞에 서면 무반응이었다.

준호가 궁시렁대면서도 센서를 향해 만세를 외치는 도중 갑자기 문이 열렸다.


“왔으면 전화하라니까 왜 또 그러고 있냐 쯧쯧”


문 안쪽에 선 사람은 오래된 절친 영호였다.



“야, 너 이거 내가 고치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아직도 안 고쳤냐”

준호의 불만에 영호는 피식 웃으며 발을 내밀어 자동문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다.



“니가 투명해서 자동문이 인식을 못 하는 거야 낄낄”

“...그게 아니라 니가 와서 열린 거겠지 자동문...”



“... ...” 

“... ...”


더 이상의 대화가 상처뿐임을 느낀 둘은 더 이상의 대화 없이 안쪽으로 향했다.





“그래서 윤수는... 정말로 간 거야?”

준호는 소파에 앉기 바쁘게 물었다.


“그래... 내가 보내줬어”

“하지만 그건...!... 나비효과에 대해선 알려줬어?”


“뭐 알려줄 것도 없이 스스로 알게 되겠지. 

 과거를 바꾸고, 현실로 돌아오면 그때서야 알거야. 자기가 바꾼 사소한 것들 때문에 얼마나 미친 일들이 벌어지는지 ”









6화







2013년






“헉...헉....”


윤수는 정신없이 뛰고 있었다. 얼마나 정신없이 달리는지 산길을 오르는지 내려가는지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허억...허억...헉...하아...하아...갔나?”

윤수는 숨이 턱까지 차오르자 멈춰 서서 나무에 기대 숨을 고르며 뒤를 살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쫓아오는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바닥에 떨어진 낙엽이 많아 소리를 내지 않고 쫓아온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대체... 뭐야 갑자기...’


윤수는 열흘 전 결승을 마치고 휴가를 낸 상태였다. 

집에서 며칠을 묶은 윤수는 혼자만의 시간이 갖고 싶어 평소 가보고 싶던 설악산으로 여행을 온 참이었다.


처음엔 좋았다. 


매일 숙소에서 시끌벅적하게 지내다 갑자기 느끼는 고요함은 꽤 쾌감이 있었다.



하지만 윤수의 행복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숨을 고르며 통행로에서 살짝 벗어난 봉우리에 서 있던 윤수는 후두부에 강렬한 아픔을 느끼며 기절했다.


눈을 뜬 것은 한참의 시간이 흘러 해가 진 뒤였다. 







2016년






“너....너...!”


윤수는 좀처럼 덜덜 떠는 몸을 제어하지 못하고 유진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야... 대단한대 정말. 분명히 죽었다 생각했는데 이건 완전 멀쩡하네”


운전석 쪽 깨진 창문 안으로 얼굴만 집어넣고 웃는 유진의 모습은 괴기함마저 들어 보였다.


“뭐 사실, 1% 정도 살아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긴 했었지.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유진은 슬쩍 몸을 밖으로 빼내는 동시에 오른팔로 운전석 문을 열려 했다.


“아... 안 돼!!”

윤수의 비명소리에 화답한 것인지, 그 순간 갑자기 차가 굉음을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와아아앙-


비록 멈춰 있던 상태에서의 출발이라 그닥 속도가 붙지 않았으나, 

마음 놓고 있던 유진은 순간적으로 당황해 차 안으로 집어넣었던 얼굴과 손을 뺄 수밖에 없었다.



“어엇!!”



차를 출발시킨 건 성대였다. 


“성대야!! 성대야!!”


윤수가 멀쩡한 오른팔을 내밀어 핸들을 잡았다. 성대는 여전히 온몸을 늘어뜨린 채 간신히 눈만 반쯤 뜬 채로 액셀을 밟고 있었다.


“유...윤수..이..이게..무슨...”

성대는 간신히 의식을 부여잡으며 말했으나 제대로 내뱉어지지 않았다.


“다 설명해줄게. 정신 차려! 정신 차려 임마!”


그러나 성대의 의식은 얼마 가지 못하고 끊겼다. 

성대는 죽었는지 기절했는지 모를 잠 속으로 빠져들었고, 체중에 짓눌린 액셀에 의해 차는 계속 나아갔다.



“어...어어...어어어...”

결국 길을 벗어나 옆 논두렁에 운전석 쪽 바퀴가 빠지고 나서야 차는 멈춰 설 수 있었다.



“아악....”


윤수는 통증을 삼키며 뒤를 돌아 상황을 살폈다. 


엄청 오래온 느낌인데 고작 백 미터도 못 달린 모양이었다. 

이미 저 뒤에서는 유진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윤수는 순간적으로 성대를 데려가야 하나 고심했으나, 판단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미안하다. 성대야. 하지만 내가 다시 과거를 바꿔놓으면, 지금 일은 없던 게 될 거야. 니가 다친 것도’


윤수는 차량 문을 열고 빠져나와 달리려 했으나, 몸 안에 축적된 데미지는 두 발을 딛고 서자마자 몰려왔다.


“으으윽...”

특히 왼쪽 팔은 심하게 짓눌렸는지 들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결국 윤수는 좀비처럼 팔을 달랑거리며 맞은편 건물들이 보이는 곳으로 뛰기 시작했다.



“헉...헉...도망쳐야 해.”

윤수는 왼팔을 들다시피 한 채 눈앞에 보이는 건물 모퉁이를 따라 달렸다. 


윤수의 머릿속엔 이제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살아 돌아가서 과거를 바꿔야 한다.’




자신이 원한 건 우승 후 대접받는 세상이었지 동료 게이머가 죽고 자신이 죽는 세상은 아니었다.


윤수는 달리는 와중에도 머릿속을 정리했다. 

과거 유진이 자신을 죽였을 때, 유진은 뜬금없는 빌드가 적힌 쪽지를 들이밀며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었었다. 


그러나 이제 윤수는 그 쪽지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어제밤 적은 쪽지를 못 알아볼 리 없었다. 


탄력을 받은 윤수의 머리가 발만큼이나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쪽지를 건네주었더니 내가 우승했다. 그리고 김민철은 죽고 김유진은 쪽지를 들고 날 죽였다’



윤수는 김민철과 김유진이 백동준의 연습을 도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김민철이 자살했단 사실은 어제 머리 큰 아저씨가 알려줘서 알고 있었다.


‘가설을 세워보면... 내가 건넨 쪽지가 어찌어찌 김유진의 손에 들어갔고... 쪽지로 우승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날 죽였다는 건데...’


아직 윤수의 인생이 결승전에 이르진 않았는지, S급의 상황판단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알 수 없는 점이 있었다.



‘어떻게 쪽지를 손에 넣은 거지? 그리고...’


‘그 날 나한테, 이걸 누가 주었냐고 물은건 뭐지...?’









2013년






눈을 뜨고 윤수가 처음 본 것은 앞쪽으로 꽁꽁 묶인 자신의 두 손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본 것은, 달빛에 반사되어 은은한 빛을 내고 있는 은색 알루미늄 배트를 든 유진이었다.



“...김유진?”

“오래도 자는군”



유진은 윤수가 깨자 배트를 바닥에 질질 끌며 윤수앞으로 다가왔다.



“뭐...뭐야...왜 그래 유진아. 이게 다 뭐하는 짓이야?”

“말해. 누구야?”

유진은 당황하는 윤수의 턱을 배틀로 지긋이 추켜세우며 말했다.



“말하라니 뭘 말하라는 거야? 아니 그보다 니가 왜 여기.. 아니 왜 나를 묶고..”


“넌 질문하지 말고”

유진이 앉아있던 윤수와 눈높이를 맞추며 빌드가 적혀있는 메모지를 꺼내들었다.



“이거 너한테 준 사람. 말해. 누구야?”

윤수는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알 수 없는 공포감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 그게 뭐야?뭔데....”



“역시 발뺌할 줄 알았어”


유진은 몸을 일으켜 잠시 자신의 배낭으로 향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윤수는 그 순간 직감했다. 

달아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주변을 재빨리 살펴본 윤수는 유진이 등을 돌리고 있는 사이 자신의 뒤쪽 경사가 심한 비탈길로 그대로 몸을 굴렸다. 


한참을 떨어지며 여기저기 긁혀 곧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윤수는 가까스로 정신을 수습해 필사적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린 윤수는 멈춰서 숨을 고르며 주변을 살폈다. 


다행히 유진이 쫓아오는 소리는 멀리서도 들려오지 않았다. 


허나 문제는 단단히 묶인 손목과 여기가 어딘지 방향조차 알 수 없다는 점이었다. 

설상가상 해는 완전히 저물었고, 달빛만 남은 산속은 음산하기 그지없었다.




그때, 윤수의 눈에 저 멀리 불빛이 보였다.


두세 개가량의 랜턴처럼 보이는 불빛이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캠핑객이나 숙소일 확률이 높다 생각한 윤수는 힘겹게 몸을 움직였다.


어디선가 쫄쫄 들려오는 물소리조차 공포스러웟기에, 

윤수는 맨발이 다 까지는 것도 못 느낀 채 한달음에 빛을 향해 달려갔다.




“저기요, 여기 좀 도와주세요!! 저 좀...”



간신히 빛무리에 도착해 뛰어들며 외친 윤수는 이내 온 몸에 힘이 빠짐을 느끼며 털썩 주저앉았다.


거기엔 집도 야영객도 우승도 없었다.

양쪽 나무에 매달려 밝게 빛나는 랜턴 사이로, 무표정한 유진이 서 있었다.








2016년







‘그래, 분명히 누가 주었냐 했다...’


윤수의 머리가 다시 재빠르게 회전했다.

‘맞아. 미래에서 온 내가 주었다고는 알 수 없었겠지. 그렇다면 김민철이 자살한 건... 나대신 의심을 받아서?’


거의 완전한 추리에 근접한 윤수였으나 더 이상 생각을 이을 여유는 없었다.

분명 뒤쪽에서 오고 있다 생각한 유진이, 자신의 앞쪽 건물 모퉁이에서 튀어나왔기 때문이었다.



“자..잠깐!!”


윤수는 침착하게 유진을 불러세웠다.



“젠장... 다좋은데... 뭐 하나만 묻자”

유진은 땀도 안 흘린채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여유를 보였다.


“나...나를...왜 죽이려고 하는 거냐?”


유진은 대답 없이 빤히 윤수를 쳐다보기만 했다.



“내가...백동준을 이겨서?”


“이겨?...... 빌드 유출로 이긴 쓰레기 새끼가... 큭큭”


“그럼 내가... 나 때문에...김민철이 죽었나?”

“잘 아네.”




유진은 배트를 들어 윤수를 가르켰다.


“너와 최연성. 그리고 누군가가 저지른 유출건으로...민철이 형이 의심받아 죽었어. 그리고 동준이 준우승도 물론 열 받긴 하지”



“하지만 그건...!”

“그러니 말해. 그 쪽지 누구한테 받았는지. 우리 쪽 누군가 유출했으니 니가 알아낸 거겠지”




“그건...”

순간 사실대로 말하면 살려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과거로 가서 줬다는 말을 믿어줄 가능성은 2.69%미만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좋아. 그동안 내가 배운 게 많거든... 이젠 한 방에 보내는 실수 안해... 천천히 대화하면서 말하고 싶게 해줄게”




유진이 천천히 한 걸음씩 다가오는 걸 보면서도, 윤수는 움직일 수 없었다. 아니, 움직일 힘도 없었다.




‘젠장... 우승 한 번 하려고 했다가 이게 뭔 꼴이냐... 이대로... 또 죽는 건가?’


유진은 서서히 다가오며 배트를 들어 윤수를 내려칠 준비를 했다.









2013년






“헉...헉...! 말해! 말해 이새끼야!!”


퍼억!

배에 배트가 꽂히는 둔탁한 타격음이 났다.


“웁...웁...허억...컥...”


윤수는 배를 맞으면 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다.


“모...몰라...나는..몰...”




빠악!




“엇...”

배를 노렸으나 빗물로 빗나간 배트는 그대로 윤수의 머리에 직격했다.



윤수의 몸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힘없이 무너져내렸다.



“......”

유진은 순간 경직되었다.






아까 윤수를 다시 잡아끌고 올 때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점점 굵어져 미친 듯이 퍼붓고 있었다. 


유진이 윤수를 끌고온 곳은 사방이 깎아지른 낭떠러지였다.

정상에 근접했음에도 너무 위험해 등산로가 아닌 곳이었지만, 유진은 윤수를 위협하기엔 알맞은 장소라 생각해 끌고 온 것이었다.



“일어나... 일어나 이 새끼야”


그러나 윤수는 미동이 없었다.


잠시 숨을 고르던 유진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졌다. 


유진은 다급히 배트도 내팽개친 채 윤수의 뺨을 때렸다.


“야, 어윤수. 어윤수!! 일어나봐! 어윤수!! 윤수형!!”

그러나 아무 대답도 없었다. 


유진은 덜덜 떨리는 손가락을 들어 윤수의 콧등에 대보았다. 


“!!! 허억...헉...헉...”


유진의 두 손이 덜덜 떨렸다. 

손바닥은 배트를 너무 거칠게 다뤄 까질 대로 까져있었다.




“내....내가...내가...사람을...”




유진의 표정이 공포에 질려 사색이 되었다.






“김유진!!!”

사나운 빗줄기를 뚫고 들려오는 외침에 유진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거기엔 망연자실한 표정의 연성이 있었다.









2016년






‘그 때... 빠따에 머리 맞고 죽었었지... 이번에도 인가...’

윤수는 반쯤 체념한 채로 다가오는 유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저쪽에서 달려오던 1톤 트럭이 방향을 바꾸지 않고 속도를 높이며 다가왔다.


‘어?’

“응?”



약 15m의 거리를 두고 있던 윤수와 유진은 동시에 그 차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이내 그 차가 유진을 향해 달려들고 있다는 사실을 동시에 눈치챘다.




“이런 씨발 뭐야!!”

유진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반대쪽으로 몸을 굴렸다. 트럭은 거칠게 방향을 꺾어 윤수의 앞에 섰다.


“윤수 형!!! 어서 타!!”


운전석과 보조석에서 동시에 튀어나온 반가운 얼굴들이 윤수를 향해 외쳤다.

중혁과 령우였다.








2013년






연성이 유진을 추적한 건 유진이 다녀간 다음 날이었다. 

가족들에게서 윤수의 소재를 파악한 후 그 길로 쫓아 내려온 연성은, 

사람들에게 묻다 보니 자신의 앞에 유진이 다녀갔단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그랬기에 연성은 급했다. 

윤수의 숙소에서 한참을 기다리다 해가 져도 윤수가 돌아오지 않자, 연성은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한참을 찾아 헤매다 비명소리를 듣고 간신히 그들을 발견해낸 것이었다.


그러나 한발 늦은 연성의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은 끔찍했다.



윤수는 축 늘어져 미동도 없었고 유진은 주저앉아 양어깨를 부여잡은 채 덜덜 떨며 알 수 없는 혼잣말만 중얼대고 있었다.





“맙소사... 죽었어”



윤수의 상태를 살핀 연성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유진을 바라보았다.

유진은 의도치 않은 살인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다.


연성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유진이 경찰에 잡히고 살인 동기를 말하게 되면, 그건 스투판 자체에 재앙이었다. 

언론은 신이나서 떠들어댈 테고 살아나던 스투판은 몰락할 것이었다. 거기에 연관된 자신의 미래 또한 멀쩡할 리 없었다.


 

‘...덮어야 하는 것인가...’


하지만 윤수의 죽음이었다. 덮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때, 연성의 뇌리를 스치는 한 가지 생각이 있었다.


‘... 가능성은 있어. 아주 작지만...’




결국 연성은 이 일을 묻기로 작정했다. 

스투판을 위해서였지만, 반쯤은 자신에게 씌워질 혐의에 대한 무서움도 컸다.



“그 쪽지를 받지만 않았어도... 젠장. 유진아!”



연성은 유진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유진의 초점 없는 눈동자가 연성을 바라봤다.






“여기서 아무 일도 없던거야! 넌 여기 안 왔던 거다!!”








2013년 10월. 백동준과 어윤수의 결승 일주일 후.

스투판엔 큰 비극이 일어났다.

우승자 어윤수가 실종되고 김민철이 자살했다.


그로부터 약 보름 후, SK 최연성 코치는 돌연 사임 후 사라졌다.

김유진이 웅진에서 나와 은퇴한 건 그로부터 일주일 후였다.


팬들은 물론 게이머들 누구도 쪽지에 관한 조사가 이뤄졌단 사실은 알지 못했다.

강력히 항의하던 유진이 포기하자 조사는 증거부족으로 흐지부지 되었다.

각 감독들은 쪽지에 관한 내용이 세어나갈까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그러나 그들도 유진과 연성 등이 왜 떠났는지는 몰랐다.

그저 소란에 휘말린 당사자들이니 회의감을 느낀듯하다고 여길 뿐이었다.









2016년








“너희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윤수는 재빠르게 트럭에 낑겨 타며 물었다. 

윤수가 탑승하자 중혁은 바로 트럭을 출발시켰다. 



트럭을 피해 몸을 굴린 유진이 다시 일어나 트럭을 쫓는 모습이 사이드미러로 보였다.


그러나 유진은 얼마 쫓아오지 못했고, 이내 사이드미러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윤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두 번 죽는 경험만은 하고 싶지 않았다.




또한, 모든 것을 바꿀 기회가 다시 생긴 것이었다.




“니네 대체 어떻게... 이 트럭은 또 어디서 났어?”


“이거요?그게...”

령우가 우물쭈물하자 중혁이 쿨내나게 답했다.




“머엽이형네 창고에 한 대 있길래 훔쳤어요”


그 트럭이 대엽과 함께 하는 유일한 일꾼이라는 걸 셋은 알지 못했다.




“여긴 대체 어떻게 온 거야?아니...뭐부터 물어봐야 되지”

윤수가 잠시 혼란스러워하자 중혁이 먼저 물었다.


“저희 얘기는 가면서 해드릴게요. 일단 목적지부터 알려주세요. 어디로 갈까요 ?”


윤수는 중혁의 질문에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연성.... 최연성 감독님에게 가자”




윤수가 해야 할 일은 명확했다.




‘김유진이 쪽지를 얻은 경로를 알아내서... 그걸 다시 과거로 가서 못 얻도록 바꿔야 한다... 

 그리고 그걸 아는 건 내가 쪽지를 건넨 사람...감독님뿐이야’




윤수가 중혁이 면허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한건 10킬로도 더 달린 후였다고 한다.  




-6화 끝-


PS. 머엽이 대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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