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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갤문학] 윤수의 '나비효과' 9화

1313(211.212) 2015.10.25 14:01:14
조회 1566 추천 28 댓글 15

8화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tarcraft_new&no=3851556&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나비







분기상 후반전 돌입하니 많은게 바뀐다 생각하고 보3





9화







-2016년 현재







왜 그런 적 있잖아. 분명 처음 맞는 상황인데 겪어본 듯한 그런 거.





있지. 데자뷰? 데자뷔? 그런 거 아냐?





그래 데자뷰. 그런데 내 경우는 좀 달라. 뭐랄까... 진짜 같아. 더 생생하고, 마치 어제까지 겪은 그런 느낌?






그래 뭔 말하는진 알겠어. 그런데












“그게 뭐 어쨌다는 건데?”


대엽이 눈앞의 돈가스를 한 잎 크게 썰어 넣으며 귀찮다는 듯 물었다. 


옆에서 콜라에 꽂힌 빨대만 연신 빨아대던 태양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그냥 밥 먹어 형. 어제부터 나한테 전화해서 이러는데 나도 뭔 말하는지 모르겠어” 


“아 답답한데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되는지 모르겠네”



그 둘 앞에서 냉수를 들이켜며 답답함을 토로하는 사람은 성욱이었다. 

각진 안경에 다부진 인상, 답답함에 벗은 재킷 속에서 드러나는 압도적인 팔 근육은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냥 완전 생생한 꿈을 꿨다는 거 아냐?”

대엽이 어느새 식사를 마치며 물었다.







꿈인가?





사실 성욱도 처음에는 꿈이겠거니 싶었다. 

어제 저녁 즈음 갑자기 엄청난 두통이 있었고, 숙면 후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 이상한 기억들이 생겨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긴 그 꿈 아닌 꿈에서 성욱은 여전히 KT의 프로게이머였다. 


“내가 KT의 주장....하아... 아니다”

성욱은 왠지 자세히 얘기해봤자 자신만 구차해지는 기분이 들 것 같아 말을 삼갔다. 


자신은 현재 KT에서 방출된 무소속 프로게이머였지만, 꿈속에서의 성욱은 KT의 주장으로서 자신의 우승은 물론 KT의 팀 우승도 여러 번 이끈 핵심멤버가 되어 있었다.




‘그때 우승만 했어도...’

너무 현실 같은 이 꿈은 바로 어윤수와의 결승에서 출발하고 있었다. 


현실에서 자신은 그 당시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토스였다. 

결승에 진출하는 동안 이신형을 비롯 정윤종 김민철 김유진 등 이름난 선수들을 모두 꺾었으나 결승에서 어윤수라는 벽에 가로막혀 한낱 보통 토스로 전락하고 말았다. 


로열로더란 타이틀까지 송두리째 날아간 그 시합 이후 성욱은 밤마다 후회스런 악몽에 시달렸고, 

게임은 연전연패를 거듭하다 결국 얼마 전 KT에서 방출당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근데 뭔 꿈이 이렇게 상세하고 양이 많지?’


마치 기억이 두 개가 있는 느낌이었다. 

그것도 너무 상세하게 기억이 나서 진짜로 착각할 수준이었다. 


그러나 앞에 앉은 대엽과 태양의 존재는 그것이 명확히 꿈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하긴 그게 현실이면 지금쯤 숙소에 같이 있겠지’



“참, 어제 감독님이 밤에 케스파에 있다가 들은 건데, 최연성 감독님이 끌려오다시피 했대”


성욱의 상념을 깨며 태양이 말했다.


“최감독님이?왜??”

대엽이 돈까스로는 부족하다는 듯 빵을 양 볼 가득히 넣고 우물거리며 물었다.



“자세한 건 모르겠고, 예전에 윤수형이랑 동준이 결승 때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나 봐”


“뭐!! 조작??”


태양은 대엽의 양 볼 가득히 찬 빵이 마치 터져나가기 전 탐사정을 보는 듯하다고 느끼며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아니 뭐 아직 확실한 건 아니고. 조작이라기보단 뭐랄까 동준이 빌드를 사전에 알고 있었대”


“헐... 어떻게?”


태양은 자신도 그것까진 모르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때 미간을 찌푸리며 듣고만 있던 성욱이 자세를 고쳐잡으며 물었다.


“야 태양아. 너 방금 뭐라 그랬어?”

성욱이 갑자기 미간을 찡그리며 근육을 불끈거리자 태양은 살짝 쫄아서 답했다.


“어? 어 빌드를 사전에 알고있었다고...”


“아니. 그 전에. 언제라고?”


태양은 자신이 뭔가를 잘못말했나 싶어 더욱 쪼그라들었다.


“그..그.. 윤수형이랑 동준이 결승전...”


성욱은 뭔가 예사롭지 않은 예감을 느꼈다.

자신의 꿈같은 두 번째 기억이 존재하기 시작한 시기가 바로 그때부터였다.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릴 수 있는 일이었지만, 역시 우승자의 촉은 달랐다.




“지금 최감독님 어디 있대?”













“윤수야!!윤수야!! 정신이 들어??”


누군가 자신을 흔들어 깨우는 목소리에 윤수는 서서히 의식을 되찾았다. 

그러나 의식이 돌아오고 시력이 회복되는 동시에 뒷머리에 강한 통증이 느껴졌다.


“으윽...”

윤수는 뒷머리를 감싸 쥐며 자신을 부른 자를 쳐다보았다. 


다름 아닌 절친 성대였다.


“성...성대? 니가 어떻게 여기에...?”

“와 다행이다. 나 진짜 너 죽은 줄 알고 깜짝 놀랐잖아”


성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쓰러져있는 윤수 옆에 털썩 앉았다. 


사실 성대는 유진에게 당하고서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윤수가 다시 과거를 바꾸며 성대 역시 죽은 사업가 성대가 아니라 원래대로 살아있는 KT의 은퇴한 게이머로 되돌아왔다. 




바뀐 현실과 기억의 중첩에 뭐가 꿈이고 뭐가 현실인지 혼란스러워하던 성대는 윤수와 재회했던 PC방에 왔다가 기절한 윤수를 찾아낸 것이었다.



“숙소에 먼저 갔는데 나갔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와봤는데 니가 쓰러져 있더라고”





‘성대도 현실에서 과거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말해줬으니 바뀐 기억을 구분할 수 있는 건가’





과거가 바뀌었다는 것을 정확히 인지시켜주면 자신처럼 바뀐 기억과 진짜 현실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저번 중혁과 령우에게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이 이론에 따르면 현재 자신 말고 과거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얘기해 준 중혁, 령우, 성대 세 명이었다.


“그런데... 령우는? 령우는 없었어?”


윤수가 자신의 맞은편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나 성대는 금시초문이라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저 어디 안 갔어요”

그때 령우가 옥상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손에는 약국 이름이 새겨진 비닐봉지가 들려있었다.




“령우야...”

윤수는 내심 령우를 의심했던 게 너무 미안했지만 내색하진 않았다.

눈치채지 못한 듯한데 괜히 먼저 언급할 필요는 없는 사실이었다.




“이거 약 좀 바르세요. 이것도 먹고... 아 진짜 존나 아프대요”


령우가 성대 옆에 털썩 앉으며 약을 내밀었다. 

윤수는 성대의 도움으로 몸을 일으켜 약을 개봉했다.



“중혁이도 중혁인데... 문자 봤어요 형? 감독님 케스파 끌려가고 난리 났다던데. 형 어디있냐고 문자 수십 통 왔어요”


윤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한 일이었다. 

중혁은 과거로 떠나기 전 연성의 휴대폰을 케스파쪽에 넘겼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미 조사가 들어갔을 것이었고, 연성이 자신의 이름을 말했든 하지 않았든 관련자인 자신을 소환할 것은 분명했다.



“그래... 이걸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지”


윤수는 막막했지만 4연 결승은 아무나 가는 게 아니었다.

막막한 와중에도 윤수의 머리는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어! 잠깐만.”

뭔가 생각난 듯 윤수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스마트폰을 꺼냈다. 

예상대로 연성과 케스파쪽으로부터 엄청난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가 도착해있었다.



윤수는 그런 것들은 무시한 채 재빨리 인터넷을 켜고 ‘조성주 조중혁 결승’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스타리그 결승] 조성주, 조중혁 4대1 격파… 스타리그 초대 우승자 등극 - 게임조선






아직 변한 건 없었다.



‘중혁이가 과거로 돌아가 나처럼 바꾸었다고 해도, 결승전이 끝나야 그 사실이 현실에 적용될 거야.’



‘그렇다면 중혁이가 성공했는지 좀 더 기다려봐야 하나?’



자문하던 윤수의 눈에 성대 뒤로 꼿꼿이 떠 있는 해가 보였다.

 


“!!!서...성대야...!”

“어,어?”

윤수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성대를 불렀다.


“지금이 대체 몇 시...”

윤수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곧장 스마트폰 시계를 보았다. 


시간은 어느새 아침을 가리키고 있었다. 


시간이 몇 시간 지나지 않았던 줄 안 윤수는 패닉에 빠졌다.



“시간이...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거지?”


“어제 밤에 쓰러졌으니... 대략 열두 시간은 자빠져 있던 거 같아요 우리. 벌써 오전이에요 형”



령우가 대신 대답했다.


10시간이면 중혁이 과거를 바꾸고 돌아온 다음 결승전이 끝나도 3번은 끝났을 시간이었다. 


그런데 과거가 전혀 바뀐게 없었다. 


새로 생긴 기억조차 없었고, 중혁의 이름으로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모든 게 그대로였다.





중혁이 과거 바꾸기에 실패한 것인가?




“... ... 모르겠어”

윤수는 4연준우승이 확정되었을 때 만큼의 막막함을 느꼈다.


 












“그래, 묻고 싶은 게 뭐냐?”

연성은 기진한 표정으로 성욱을 바라보았다. 

연성은 케스파에서 밤샘 조사를 받고 아침에서야 숙소로 돌아와 있던 참이었다. 


케스파에서 연성은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했다.






“그건 승부가 끝나고 적은 것입니다”

그러나 경력이 나름 쌓인 케스파 직원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좋아요. 연성씨. 일단은 연성씨 말을 믿겠어요. 연성씨 말대로 시간을 조작해서 넣었을 수도 있죠.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에요. 하지만...”

연성을 데려왔던 김대리는 매우 사무적인 태도로 연성을 압박했다.


“내부고발자가 신고해 온 이상 우린 이 사안을 정확히 처리해야 합니다. 또, 요새 기술이 좋아져서요, 분석 의뢰하면 이 메모 정확히 언제 작성했는지 나올 겁니다. 

며칠 걸릴 테니 그때 다시 뵙죠. 뭐 그동안 윤수도 좀 조사해야 하고”



연성으로선 사면초가에 몰린 셈이었다. 

설상가상 윤수는 어제밤에 나가더니 돌아올 생각도 연락도 안되는 중이었다.



‘수년간 아무도 모르는 사실이었다. 윤수와 나뿐. 그런데 갑자기 그 사실을 아는 자가 나타났다면....’


연성은 머리 회전이 매우 빨랐다. 

그가 결론에 도달하는 대에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때 미래에서 왔던 윤수가 지금의 윤수일 가능성이 높다’




연성은 지금껏 넌지시 윤수를 한두 번 떠본 게 아니었다. 

그때마다 윤수는 메모 이야기에 대해 정말로 아무것도 몰라함이 보였으나 지금은 달랐다. 



만약 시간 여행이란게 진짜로 있는 거라면 그 때의 윤수가 지금의 윤수일 확률이 높았다.



‘게다가 어제 나간 뒤로 안 들어오고 있다’


이런 식의 무단외박도 처음이었기에 연성의 의혹은 짙어져갔다.






“궁금한 게 있어서요. 제가 어제부터 이상한 꿈? 기억에 시달립니다”

성욱은 자신의 얘기를 간결하게 연성에게 해주었다. 


그러나 연성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그게 어쨌다는 거냐?”

“이런 제 기억이 시작된 게... 윤수와 동준이 결승전부터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현재 감독님이 의심받고 있는 게 이 때라고...”


얼핏 아무 관련없이 넘길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 말을 듣자 연성도 뭔가 께름칙해졌다. 

‘윤수와 동준의 결승전... 그때부터 시작되었단 공통점이 있다라...’



“그건 아무 상관 없는 일이다. 말 끝났으면 나가봐”


“......네”

성욱은 무언가를 더 말하려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심쩍은 기분에 무작정 찾아왔으나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터무니없는 연관이었다. 


문 바깥에서 태양이 티원선수들과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잠깐만.”

문을 열려는 성욱을 연성이 불러세웠다.


“사실 나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만...”

연성은 지금 이 상황에 성욱이 득이면 득이지 해가 될 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 둘이 최소한의 공통적인 목표가 있는 건 맞는 것 같다. 윤수를 찾는 것. 

허나 나는 지금 케스파에게 눈길을 받고 있는 몸이라 쉽게 움직일 수 없어. 그러니”



연성은 윤수는 물론 함께 사라진 아이들의 전화번호를 적어주며 말을 이었다.



“나대신 윤수를 찾아라”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단 말인가?? 왜??’





정황상 중혁은 이미 과거에 다녀온 것이 분명했다. 

자신의 눈으로 확인한 데다 옥상위에 있는 과거로 가는 문은 두 개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봤자 알아낼 수 없다는 생각에 다다른 윤수는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이러고 있어봤자야... 중혁이를 찾아야 해”






한편, 그런 윤수를 령우는 싸늘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쓰러질 때 중혁이를 불렀다. 나를 의심하고 있었어’


그러나 령우는 자연스레 표정을 숨기며 윤수를 부축했다. 






그런데 윤수가 일어나 걸음을 떼려는 순간, 열려있던 옥상 문으로 세 명의 남자 세 명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 


모두 윤수 또래가 아닌 중년의 남성들이었는데, 그중 가운데 선 남자는 윤수가 익히 아는 사람이었다.




“머리 큰... 아저씨?”




윤수는 놀란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머리 큰 아저씨는 후줄근한 티를 입고 있던 전과는 다르게 하얀 셔츠에 넥타이까지 갖춘 단정한  정장남으로 바뀌어 있었다. 

물론 머리는 여전히 컸고 셔츠의 가운데 단추 하나가 자동문처럼 열려있긴 했지만 윤수가 그리 만나고 싶었던 머리 큰 아저씨가 틀림없었다.




그의 왼쪽에 있는 사람은 상당히 키가 컸는데, 

처음 보는 데도 마치 어디서 본 듯 윤수에게 매우 익숙한 얼굴이었다. 



평범한 외출복을 입은 그는 자기 상반신만 한 커다란 산세베리아를 받쳐 들고 있었는데, 

산세베리아 잎 사이로 보이는 얼굴에 웃음기가 하나도 없는 것이 왠지 바라보는 것만으로 노잼의 향기가 풍겨오는 남자였다.



한편 오른쪽에 선 남자는 분명 존재하는데 존재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 그런 기분이었다. 

뭔가 투명한 막 하나가 그를 둘러싸고 있는 느낌이었다.




“아저씨...”




얼굴을 확인한 윤수가 맥이 풀린 목소리로 머리 큰 아저씨를 불렀다.

그러나 머리 큰 아저씨는 윤수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연신 주변만 두리번거리며 살필 뿐이었다.



“저기요 아저씨...”



“이거 이거... 아주 개판이 되었구만”



머리 큰 아저씨는 윤수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혀를 치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안 그래도 스트레스 받는데 자신을 무시하는 아저씨를 참다못한 윤수가 소리를 빽 질렀다.




“아저씨!!! 당신!!!... 대체 정체가 뭐죠?”




묻고 싶은 것이 산더미였지만 그동안 윤수가 가장 궁금해했던 것은 이것이었다.


그러나 머리 큰 아저씨는 윤수의 질문에 대답할 맘이 없는지 뚜벅뚜벅 걸어가 과거로 통하는 문들을 살피기에 여념 없었다.




“이봐요 아저씨!! 사람을 왜 자꾸 무시해요!! 당신 대체 누구냐고!”





“런한갓”

“???”




산세베리아를 들고 있는 남자가 나지막히 답했다.

윤수가 멍하니 자신을 쳐다보자 남자는 표정 없이 눈동자만 굴려 윤수를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미run한 놈. 갓이다”




‘...... 뭐라는 거야 이 새끼가....’





그 때 투명해 보였던 다른 남자가 나지막이 말했다.

“핵노잼... 오늘만 벌써 3윤종째....”



그러나 왜인지 그 말에 반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미친 사람이라 판단한 윤수가 다시 머리 큰 아저씨를 향해 외치려 할 때, 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윤수야”

나지막하지만 힘이 있는 목소리. 그는 문짝들을 다 살폈는지 뒤돌아 윤수에게 다가왔다.




“사실 개입하지 않고 가만히 두고 보려 했는데... 내버려두니 완전 개판을 만들었구나.”


“개입이요? 지금 대체 뭔 소리를 하는거에요. 설명을 좀...”



“잘들어 어윤수”

아저씨를 만난 이후 가장 정색한 그의 모습에 윤수는 흠칫 놀랐다.






“장난이 아니다. 이 상황을 타개하지 못하면 너는... 죽게 된다”












-과거 어느 때






“하핫... 정말로 과거로 왔잖아”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로 과거로 돌아오자 중혁은 짜릿함에 몸을 흔들었다.


주변에 세워져 있는 많은 배너와 표지판들이 과거의 결승전이 맞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었다. 





‘이제... 그놈은 끝이야. 흐흐’




중혁이 섬짓한 미소를 흘렸다. 

모든 게 계획대로 흘러가자 기분이 매우 좋은 상태였다.


중혁은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결승전이 열리는 곰exp스튜디오는 어디가 어딘지 눈감고도 찾아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윤수와는 달리 30분의 시간이 매우 여유롭다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윤수형은 억지로 결승의 결과를 바꾸려 했다’


주변 팬 몇몇이 ‘조중혁 아냐?’라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중혁은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그들을 지나쳤다. 저 앞에 자신의 목표지점이 보였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만나지 못하는 룰이 있는 이상, 어떤 식으로든 타인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하면 윤수형처럼 결국 증거가 남게 된다. 

난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준우승을 우승으로 바꿀 생각은 없어’





중혁이 마침내 선수대기실이라 써진 문 앞에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난 윤수형과 달리 아직 젊어. 우승 따위야 또 하면 된다. 하지만...’





중혁은 문을 열었다. 

대기실안에는 결승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혼자 남아 마음을 정리하는 한 선수가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에게 굴욕감을 줬던 조성주. 널 ....용서할 수 없다. 

하지만 내 손으로 널 죽이면 어떤 식으로 내게 화가 미칠지 모르는 일. 그래서 난 ... ’





“어? 니가 웬일이야?”

의자에 앉은 채 두 손을 모으고 생각에 잠겨있던 선수가 갑작스러운 방문이 의외라는 듯 중혁을 바라보았다.







중혁의 눈 앞에 앉아있는 사람은 조성주가 아니었다.




또한 놀랍게도 중혁이 쪽지에 적은 때 역시 윤수의 생각처럼 자신과 성주의 결승전이 아니었다.






어젯밤 중혁이 잠도 못 자고 생각을 거듭해 선택한 한 사람.



윤수형 못지않은 야심과 후회가 있으나 다루기 쉬운 사람.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중혁은 그의 첫 결승무대로 시간을 되돌렸다.









그는 지금 중혁의 앞에 앉아 있는 사람.


한지원이었다.








중혁은 문을 닫고 들어서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난.... 이 자를 이용해... 조성주를 죽일 것이다.’





9화 끝



ps. 사림인 맞춤법 검사기에 '어윤수'를 입력하면 '오윤수'라고 수정해준다

     4윤수도 아니고 5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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