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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결혼이다) 제6장 숨지고 싶다 / 전국원양자원(1/5)

헐트119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1.12 19: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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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전국원양자원




- 그래 해철아, 다음주엔 꼭 아빠가 약속 지킬께 꼭.

 


- 응. 알겠어! 다녀오세요~


 

- 조심히 다녀와.

 

 

집을 나서는 헌동.

 


완연히 봄이 찾아와 날씨가 따뜻하다.

햐, 날씨보소.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는길,

문득 어제 회사에서 쓰러진 유미애가 생각난다.

 


'참 걔도, 어린나이에 이런 봄날 못즐기고 맨날 회사에 밖혀있었으니...'

 

 

전철을 기다리고, 타고가고, 내릴때까지 휴대폰을 들여다 보는 헌동.

온갖 뉴스가 하루가 다르게 세상으로 뿌려지고 있다.

 

 

연예속보 [디스푸치] 단독 취재, 영화배우 신송이, 유진형과 핑크빛 기류

"그냥 돌리고 싶었다" 하진크루즈 부사장, 정현이, 일본서 회항물의

이웃간 층간소음이 또... 40대 회사원 흉기 휘둘러 같은 동 주민 사망

前 참시민당 총재 양광구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소환 조사

.

.

.

 

 

이젠 별 새롭지도 않을, 곧 사라질 일회성 기사들.

 

 

'오랜만에 주갤이나 들어가 볼까나...'

 

 


-----------------------------------------

 

6124124  현재 시각 전국원양자원 주주 상황. jpg

6124123  야 ㅋㅋㅋㅋㅋㅋ 상류인생 존나 대박아니냐ㅋㅋ

6124122  야 전원주주는 휫자 쏴라 횟자

6124121  검사 색갸 글좀 고만올려 ㅅㅂㄻ야갤로 꺼져

6124120  전원주주들이 월욜날 매도를 쳐야되는 .eu

 

-----------------------------------------

 

 

'뭐지? '전국원양자원' 무슨일 있나?'

 


 

종목검색을 해보는 헌동, 왠지 모르게 불안하다.


!!!


헌동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뻔했다.

 


부랴부랴 육봉수에게 전화를 건다.

 

 

- 어 그래! 헌동아 ~ 캬 인생 아름답지 않냐!
 


- 아 뭐야! 형 나이거 못샀어! 아!

 


- 뭐! 야 안사고 뭐했냐! 하 이자식 나를 못믿어!

 


- 아니.. 그게 아니라 어제 일이 있어서! 아오!

  2시 까진 횡보였는데? 뭐야!?

 


- 야 말도 마라, 캬캬, 완전 장 막판에 묵직한놈 하나가 들어오더라.

  개미들 까지 한방에 삼키고 캬캬캬! 상한가 가는데 망설임이 없더라 야! 캬캬!

 


- 아오, 총알까지 다 빼놨었는데! 봉수형 나 5시쯤에 끝날거 같으니까 마치고 봐!

 


 

속이 쓰린 헌동.

어제 유미애 쓰러지고, 병원 나올때 확인 했을때는 분명 보합세였다.

변동이 없었다는 거다.

 

 

'아오.. 이거 살려고 HNH도 다 팔았는데 지기럴..'

 

 


사실 어제 그 일이 없었다해도,

새가슴 헌동이 그 종목을 주저없이 매수 했었을런지는 장담 할수 없다.

어쩌면 월요일이나 그 후까지 더 간을 봤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이 '내 주머니에 들어 올수도 있었을 돈'이라는 것는 참 안타깝기만 하다.

 

 

사무실에 오니, 왠일로 김치 3인방이 출근해 있다.

주말에는 절대 안기어나오는 년들이, 니들도 어제 일로 찔리는게 있구나, 싶은 헌동.

어제 요년들 때문에 '전.원'을 놓쳤다고 생각하니 더 얄밉다.

 


 

'요년들을...'

 


 

- 양송희 씨.

 

 

- 네...

 

 

맞언니 김치다. 이년이 주동해서 유미애를 괴롭혔을 거다.

평소에도 아주 싹퉁이 노란년이다.

 

 

- 어제 말한 전표수정건 다 해결했어?

 

 

- 지금 하려구요.

 

 

헌동, 퉁명스런 상폐김치의 반응에 편두통이 올것 같다.

인중에 핵꿀밤을 먹일뻔했다.

 

 

- 아니.. 그걸 아직도 안하면 어쩌나!

 

 

- 아녀. 저도 바빴어여.

 

 

시발. 이년을 그냥.

어제 분명 메신져 투명창 조절해가며 채팅으로 노닥거리는걸 봤는데!

헌동은 너무도 당당한 이년 태도에 더 화가난다.

맨날 창 여러개 띄워 놓고 여자사랑인지 우먼사랑인지 하는 사이트, 거기 쳐 들락거리는걸 모르는 줄 아나!

 

하지만 말빨 딸리는 헌동.

 

 

- ...그... 그래. 뭐, 암튼 지금 유미애씨 아프니까,

 송희씨가 대신해서 유미애씨 하던 데이터 수집 업무 좀 하라구.

 화요일까지.

 

 

일로 조져야 겠다고 생각한 헌동.

 

하지만 양송희, 대꾸를 않는다.

눈빛이 굉장히 오만 불손이다.

 

하, 시발 말세일세.

왜이런 평화로운 주말에, 이 김치 얼굴을 보고 얼굴을 붉혀야 된단 말인가.

차라리 얼굴이라도 안보면 스트레스라도 안받을것을.

그냥 집에 가라고 말하고 싶다.

 

 

- 왜.. 대답이 없나.

 

 

- 아녀. 제 일 다 끝나고 시간되면 할게여.

 

 

- 아니! 그러면 누가해!?

 

 

- 유미애씨가 하겠져! 왜 저보고 그러세여! 아 짱나.

 

 

획돌아 사무실 밖으로 나가버리는 상폐김치.

그리고, 쫄쫄 따라나가는 부하김치 둘.

헌동은 뒷목을 잡을 뻔했다.

 

분명 담배 태우러 갔을거다. 요년들.

뒤쫓아 올라가는 헌동.

 

 

- 양송희씨! 왜이렇게 이기적이야! 동료위해 그거 못해!?

  시키는 일이라도 잘 하던가!

 

 

- 아 못해서 죄송하네여! 아니면 과장님이 하시던가여! 아진짜 여기까지 따라와서 별꼴이야 증말!

 

 

담뱃불을 붙이다 말고 표독스럽게 쏘아 붙이는 양송희, 이년은 원래 위아래가 불분명한년이다.

 

 

- 뭐... 뭐!?

 

 

- 과장님이 하시라구여! 아니면 과장님 좋아하시는 유미애랑 둘이 손잡고 하시면 되겠네여!


 

이에 못참고 눈깔이 돌아버린 헌동. 필터 없이 주갤식 화법을 구사한다.

 

 

- 이 씨발련아! 말 다했어! 아주 그냥 보자 보자 하니까, 구석구석 털을 다 밀어버릴라!



- 어이구 과장님 과장님 그만하세요.

 

 

추영석이 뒤늦게 쫓아 올라와 말리기 시작한다.

 

 

- 뭐여!? 지금 욕한거에여? 참나, 누군 욕 못하나! 씨발! 회사 그만 두면 될거 아냐!

 

 

- 그만둬 이 시팔련아! 아주 구녕이란 구녕은 코르크로 다 막아버릴까보다. 이 썅년아!

 


추영석이 말리는 와중에도 주거니 받거니 서로를 물어뜯는 헌동과, 송희김치.

 

몇마디 더 뱉은 후 양송희는 돌아서 내려간다.

부하김치들도 잔뜩 눈을 흘기고는 뒤따라간다.


 

- 아이고 과장님 그만하세요. 왜이렇세요!!

 

 

 - ... 씨익... 씨익... 하.. 아 됐고, 담배 있음 하나 줘봐.

 

 

화가 안풀리는 헌동.

저년 때문에 손실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더 열받는다.

프로젝트에서 척추처럼 버티고 있던 유미애가 쓰러진일,

아들 녀석과 약속을 못지킨일,

'전국 원양자원' 매입을 못한일,

이번일 두고 두고 마음에 담고 가리라 다짐한다.

 

 

 


퇴근후


 

- 어이~ 김헌동이~ 사람 못믿는 김헌동이~

 

 

두더쥐처럼 생긴 중년남자. 호프집 문을 열고 촐래 촐래 들어온다. 

육병수다.

 

 

- 그런거 아냐.. 형 못믿은게 아냐.. 어제 일이 좀 있었어.

 

 

- 야 주식하는 놈이 주식보다 중요한 일이 있냐? 집에 뭔일 있구나?

  또 제수씨한테 개 털렸구나!?

  크크 마, 형봐! 이혼해! 딱 깔끔하잖냐~

 

 

- 아 그런거 아냐. 회사일이야 회사일.

 

 

예전 부터 깝죽거리길 좋아하던 육병수.

사람 잘 놀리고 약올리기도 잘하고 반응 좀 있다 싶으면 더 집요하게 갈구고 찝적대는 스타일이다.

후배들한테 하극상도 몇번 당했다.

그래서 인지 육병수는 다른 친구나 후배들 보다 김헌동을 유난히 아낀다.

딴놈들과는 다르게 아무리 짖궂게 해도 무덤덤히 옆에 붙어 있던 헌동이었다.

이혼후, 전업투자를 위해 얻은 사무실겸 잠자리인 오피스텔,

그 쓸쓸함 곳에, 잠깐씩이지만 유일하게 들러주는 사람도 역시 헌동이었다.

 

 

- 야야, 걱정마 곧 타이밍이 올거다.

 


- 타이밍? 그걸 어떻게 알어?

 


- 야야, 형 또 못믿니. 너두 형처럼 뼨쯔! 뻰쯔 몰아야 될거 아냐 이 돼지짜샤~ 이 뚱뽀쨔샤~

 

 

두더지 땅파듯이 헌동 배를 손톱으로 샥샥샥 긁는 육병수.

헌동은 신경 안쓰고 되묻는다,

 

 

- 아 진짜? 언제? 언제?

 


- 요 팔푼아, 크크, 내가 볼땐 지금 아직 바닥이야. 내가 얼마짜리 정보를 가지고 있는 줄 아니? 흐흐..

 


- 오.. 진짜? 오케이 오케이 , 나 그러면 형만 믿고 대기만 탈게!

 


- 그래 임마! 잘 되면 한턱 더 크게 쏴라! 요것두 니가 계산하구 응? 크크

 


 

헌동은 아직도 기회가 있다는 병수의 말에 마음이 놓인다.

사실 헌동이 조금 검소한 편이긴 하지만, 돈욕심이 그리 많은편은 아니다.

처음에 주식을 시작한것도, 조금이나마 가계경제를 호전 시키기 위함이었지,

큰 여윳돈을 만지기 위함은 아니었다.

대출 좀 갚고, 여윳돈만 약간 만들면 그만둘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주식이란건 등락, 즉 오르고 내리는게 있지않은가.

오른상태에서 수익금이 생기면 당연히 그만두는게 맞지만,

우리 바보 개미들은 그 오름의 종점이 어딘지 모른다.

 

더 갈것 같고.

더 딸것 같고.

 

제일 처음 주식을 할때에도,

굳이 이런식으로 돈을 벌어야 되나 싶었지만,

대한민국의 보통 직장인의 월급으로는,

남들보다 '약간' 여유있는 삶을 살기엔 벅차다는것을 느꼈다.

 

 

'그래, 이번에 따면 그만두자!'

 

 

 



월요일 아침.

 

 

 

회사에 출근한 헌동은 '전.원.' 호가창을 확인중이다.

 

'뭐야. 그 많던 대기물량이 다빠졌네? 되려 2%나 떨어졌잖아. 역시 작전인가...'

 

헌동, 화장실 가는척 몰래 빠져나와 육병수에게 전화를 건다.

 

 

- 형, 이거 설거지 아냐? 왜 파란불이야. 들어가도 돼? 보니까 저점에서 이미 2배넘게 올랐는데?

 


- 야야야야! 같은말 계속 하지말고 지금이라도 타! 언능! 기회야! 있는돈 싸그리 걸어!

 


- 진짜? 진짜? 나 골로가는거 아니지?

 

 

 

'좋다... 시발 어차피 수익으로 먹은돈, 한번 써보자.

 형제자동차야, 너도 그간 고마웠다. 바이 바이.

 오케이 2만주, 매수들어간다. 시발. 적금 모아둔거 빼면 전재산이다.' 

 


 

매수체결.------------

 

 


헌동, 작전주인지 테마주인지, 아니면 진짜 초우량주일지 모를

이 주식 '전국원양자원' 에, 30대를 보내며 모은 돈의 대부분을 걸었다.

왠지, 느낌이 좋은것 같기도하고, 들뜨기도 한다.

처음 '형제자동차'를 살때와는 사뭇 다른느낌이다.

 


제발, 신이시여 하고 나지 막히 빌어본다.

 


제발! 제발!

 

 

 

 

 

- 형님!

 

 

?

 

 

 

담배피려고 옥상으로 가려는데

김탕구가 뒤에서 부르더니 헌동쪽으로 달려온다.

 

 

 

- 형님! 미스양, 아니, 양송희랑 무슨일 있었어요?

 

 

- 뭐... 약간... 왜?

 

 

- 이..일단 옥상가서 얘기하시죠.

 

 

'뭐..야..'

 

 

느낌이 좋지않다.

 

 

- 오늘 양송희 안나왔죠?

 

 

- 응, 회사그만둔다고 했어, 나한테.

 

 

- 걔, 회사 그만둔거 아니고 병가낸거에요.

 

 

- 그래? 근데?

 

 

 

 

 

김탕구가 조심스럽게 표정을 가다듬더니 조심스럽게 말한다.

 

 

- 형님, 사내 성희롱 문제로 징계위원회에 진정서 올라갔다던데요?

   리스트에 이미 이름 올라갔구요.

 

 

 

 

 

 '....!?'
















--------------------------------------------


주갤럼들아 못올려서 미안하다.


나도 내 생활이 있잖니.


뜨문뜨문 올려도 좀 봐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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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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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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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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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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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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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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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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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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