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고 진로를 결정하는 사람들 중에 꽤 다수가

딪갤을 밝히는 꽃미소의 그분을 보고 캐릭터 디자이너가 오 시발 짱짱맨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은데.

실제로는 가장 티오가 적은 분야라고 하더라. 나도 작년까지 캐릭터디자인 포폴 준비해서 여기저기 찔렀었음. 물론 디즈니 어프렌티스도 찔렀지만

당연히 연락 없고 ㅋㅋㅋㅋㅋㅋㅋ 정규직은 커녕 계약직도 아니고 어프렌티슼ㅋㅋ 소위 인턴.. 개쩌는 유급인턴이긴 하지만서도 ㅋㅋ

캐나다 회사에서 연락온 게 북미쪽에선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것도 인터뷰 후 짤리고 ㅋㅋㅋ

근데 이걸 지원하면서 몇 가지 깨달은게,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나 넓게 봐서는 모델러 애니메이터까지는 그래도 티오가 쭉 나는 거 같았음.

밑에 글에 쓰여진 것 처럼 얘네는 프로젝트 때 확 고용했다가 짤없이 재계약 혹은 해고 이게 기본적인 프로세스인거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아티스트는 최소한 내가 주시하고 있던 약 7~8개월 간은 꾸준히 올라와 있더라. 당연히 엔트리레벨을 뽑는 건 아니겠지만 말이지.

스토리 아티스트가 내가 들 수 있는 예라 들었던 거고 사실 하고 싶은 말은

디즈니, 픽사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면 눈에 보이는 화려한 것 보다는 실제 필요한 인력 쪽으로 꾸준히 서치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

시윤킴도 진킴도 전부 애니메이터로 입사했었고, 이후에 캐릭터디자이너로 포지션 변경을 한거고, 

이민규씨(헷갈리는 게 이현민씨일수도 있어서)도 내가 알기론 처음엔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로 입사한 걸로 알고 있음.

최소한 디즈니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단순히 와 저거 만들고 싶다가 아니라. 와 저기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 정도의 마음가짐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꽤나 세분화 되어 있음. 모델러, 리거, 애니메이터, 스토리보더, 룩디벨럽, 비쥬뎁, 그 밖에 공대 쪽 인력들까지.

그리고 또 Linkedin 이라는 SNS가 있는데 이걸 활용하는 걸 적극 추천하더라. 

그래서 나도 아이디 만들고 처음에는 쭈뼛쭈뼛하다가 뭐 거절당하면 그뿐이지 하면서 이사람 저사람 아티스트들 다 친추하고 다녔는데

의외로 잘 받아줌.. 요새 자고 일어나서 일촌 수락된 거 보는 낙으로 산다..ㅋㅋㅋ 특히 Recruiter들은 뭐 그냥 신청걸었다 하면 바로.

근데 이게 좀 중요해보이는게, 특히 혹 한국에서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전 글에서 말한 인맥을 쌓는 데 이거보다 좋은 방법이 없을 거 같음.

인스타 이런 거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나는 이 직업과 회사에 관심이 있다는 걸 어필할 수 있을 뿐더러, 생각보다 내 프로필을 조회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더라고

영어 공부 열심히 하고, 메시지 정도 보낼 수 있는 정도가 되면, 프로필에 포폴 걸어놓고 크리틱 좀 해줄 수 있냐고 뻔뻔하게 부탁하고 다니는 것도 좋은 거 같아.

나는 아는 사람은 아니고 전해들은 얘기지만,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한 외국인(미국인이 아니던)이 작년에 디즈니에 들어갔는데. 그 사람은 아티스트 하나 잡고

그 사람한테 꾸준히 자기 작품들이랑 이런거 보내면서 크리틱해달라하고 조언해달라 하면서 연락했는데, 마침 그 인력이 필요했을 때 연락이 왔다더라고. 

분명히 실력도 있었겠지만 역시 이런 운은 앉아있으면 오는 운은 아니구나 싶었음. 

그리고 한국의 상태. 

아 음 나는 한국의 애니메이션 회사 한 3군데에서 연락을 받았었음. 저 위에 여기저기 뿌렸던 그 포폴로 말이지.

그 중에 2군데에 면접을 보러 갔었는데. 후기를 말해주자면, 한국은 분야별 제네럴리스트를 필요로 해. 

나로 예를 들자면, 난 저 포폴을 만들 당시만 해도 디자인, 프리프로덕션 쪽이지? 즉 이 분야의 제네럴리스트가 되길 요구하더라고.

한 군데는 나한테 프랍 디자인 수준이 아니라, 배경, 심지어 룩디벨럽까지 맡기려고 했었음. 연봉은 그냥 쥐꼬리만하다고만 말해줄게.

그리고 다음 한 군데는, 메카 디자인을 시키려고 했지. 난 분명히 내 포폴로 내가 하려는 분야를 보여줬는데 말이지 ㅋㅋㅋ 메카를 하지 않겠다가 아니라.

난 분명히 메카 디자인에 투입되기엔 실력과 경력이 부족한 걸 알면서도 그냥 인력이 없으니까 일단 쓰려고 했던 거 같음. 

인력이 없는 건 둘째치고서라도, 누가 디즈니 3분의 1도 안되는 연봉 받으면서 제네럴리스트가 되려고 기꺼이 할까 싶었음.

두 개다 합격 연락이 왔지만 오만하게 거절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면접 당시의 생각.

그리고 지금의 생각은. 만약 나처럼 기회가 왔다면 회사쪽 경력을 쌓는 게 유학이나 이런 것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함.

제네럴리스트가 된다는 의미가 사실 한 우물 깊게 파기 힘들다는 뜻이기는 하지만. 불확실한 유학 후의 결론 보다는 훨씬 확실해 보이긴 했어

본인이 안주하지만 않으면 말이야. 학위가 중요하지 않은 업계에서 학위보단 몇 년의 경력이 설사 미미한 회사더라도 더 이득으로 보이더라고. 

실제로 엔트리 레벨의 아티스트는 점점 안 뽑는 경향이고, 아니 아예 안뽑는다는 게 맞을 듯. 

그렇다고 유학간다고 누구나 디즈니, 픽사 인턴쉽 딱딱 잡아서 할 수 있는 거도 아니고. 

천조국의 작은 회사들의 인턴을 할 수 있겠지만 말야. 시간적, 금전적 조건을 생각한다면. 

한국의 회사에서 시작하는 것도 많이 나쁘지는 않을 거 같다는 거야. ㄹ커스와 같은 우리의 진킴이 딱 버티고 있는 회사도 있고 말이야.

(로커스도 지원해본 결과, 로ㅋ스는 연봉은 그냥 애니회사처럼 주면서 요구하는 건 디즈니 아티스트 급인 거 같기도 하고..ㅋㅋㅋㅋ)

다만 조건은 역시 본인이 안주하지 않고, 노력한다는 전제가 붙겠지. 

그리고 내가 내린 마지막 결론은, 꼭 딪픽, 아니 뭐 고림웍스나 블루스카이 여야만 할까 싶은 거였음.

아 솔직히 나도 딪픽 가고 싶지. 얼마나 즐겁겠어. 근데 이상이 아닌 냉정하게 현실 연봉이나 사회적 지위 이런 걸 생각했을 때.

준메이저 급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도 충분히 메리트가 크다고 느꼈어. 연락왔던 캐나다의 저 회사만 해도(사실 저긴 VFX쪽으로는 거의 업계 최고의 메이저급이긴 했지만)

엔트리레벨에게 제시한 연봉으론, 그리고 내가 기대했던 연봉으로 생각해도 한국의 웬만한 대기업 뺨치는 수준이었거든.

어떻게 보면 이상적인 거지 디즈니는. 디즈니 크레딧에 내 이름 석자 쓰는 게 최종 목표라면 꾸준히 디즈니를 도전해야겠지만

애니메이션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면, 굳이 디즈니가 아니어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난 애니메이션이 하고 싶기도, 디즈니에 이름 석자 새기고 싶기도 하고 해서 꾸준히 도전하겠지만. ㅋㅋㅋ

참고로 난 아직 비전공이고, 유학 갈거야. 유학이 디즈니로 가는 매직티켓이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배움에 대한 갈증이 생기더라고. 내 멋대로 그려온 그림들이 좀 더 정돈되었으면 싶기도 하고.ㅋㅋㅋㅋ

쓰고보니 조언이나 그런 것보다는 약간 일기 쓴거 같네. 

혹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도움이 되길 바라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