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뜬금없이 클갤 요리라고 념글들이 올라오길래 하루 늦었지만 동참해봄

오늘 만들 요리는 우덜식 까르보나라

들어가는 재료가 의외로 별거 없고 만들기도 쉬우니까

집에서 따라해볼 사람들은 따라해봐도 좋을듯

우선 큰 팬에 물을 끓여줍시다 너무 많이 잡을 필요는 없고 면이 잠길 정도면 됨

원래 정통식 레시피에는 까르보나라를 할때는 면에 간을 하지 않지만

나는 우덜식 까르보나라니까 끓는물에 소금을 1티스푼 넣어줌

물이 끓으면 파스타 면을 넣는데 1인분은 대충 500원 동전 크기만 하게 넣으면 됨

괜히 있어 보이려고 살짝 비틀어서 촥 펼쳐 넣어 버리기

여기서 면을 얼마나 삶는지가 포인트인데

면의 가운데 약간의 심이 남는 정도가 되게 익히는걸 알 덴테라고 함

요정도로만 익혀야 나중에 볶으면서 완전히 익게 됨

대충 면을 넣고 6~7분 정도인데 이건 면마다 조금씩 다르니 포장지 설명서를 읽어보자

이렇게 면이 삶아 지고 있는 동안에 고기를 준비해야함

원래라면 관찰레라고 하는 염장 고기를 써야 하지만

그딴게 있을리 없으니 집에 베이컨 있는 분들은 베이컨 쓰시고

베이컨도 없다 하면 저처럼 집에 있는 돼지고기

저는 이번에 목심을 썼지만 전지나 후지 같은 싼부위로 해도 됨

적당히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적당히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썰은 고기랑 소금 1티스푼 간마늘도 1큰술 넣고

센불에서 볶으면 고기는 안익고 마늘만 타버리기 때문에 약불에서 볶아줍니다

볶다가 고기랑 마늘이 갈색으로 변하면 끝

사실 고기 대신 스팸으로도 해본적이 있지만 스팸으로는 하지맙시다

이쯤이면 면이 다 익을 시점이므로 면을 팬에 옮겨 담고

면을 삶았던 면수를 조금 부어줍니다

면수를 넣으면 촉촉해지고 면끼리 달라붙지 않고 부드러워짐

한 1분 정도 중불에서 볶아줍니다

여기서 오늘 요리의 제일 핵심 포인트가 있는데

면을 다 볶은 다음에는 바로 불을 아예 꺼버려서

면이 자연스럽게 식게 두어야 함

자 이제 까르보나라 소스를 만들어 봅니다

원래 까르보나라는 계란으로 만드는거지 크림소스로 만드는 것이 아님

오목한 그릇에 계란 2개를 까는데

1개는 그냥 넣고 1개는 노른자만 넣어야함

그리고 여기에 치즈를 넣는데

원래라면 페코리노 치즈를 써야 하지만

워낙 양도 적고 비싼데다 일반 마트에서 구하기도 쉽지 않으므로

비교적 값싸고 구하기도 쉬운 파마산 치즈를 반컵 정도 넣습니다

피자 먹을때 뿌리는 그 치즈 맞음

파마산 치즈까지 넣고 잘 쉐킷쉐킷 합시다

잘 쉐킷쉐킷한 계란 소스에 후추를 넣어줍니다

가능하다면 왼쪽의 갈아서 넣는 통후추를 쓰면 좋지만

그냥 집에 있는 오뚜기 순후추 쓰셔도 됨

통후추로 넣으면 입자가 굵어서 향도 훨씬 강함 ㅇㅇ

잘 섞은 계란 소스를 팬에 넣어 비벼줍니다

보다시피 파마산 치즈 때문에 소스가 꽤 꾸덕꾸덕함

그리고 여기서 절대로 불을 켜면 안됨

불을 켜면 계란이 익어버려서 스크램블 에그에 파스타면 비빈게 되버림

팬과 면이 가지고 있는 열기로만 익히는게 핵심인데

그래서 너무 식혀도 안되고 대충 70도 정도의 온도면 된다고 함

암튼 불을 켜지 않고 잘 쉐킷쉐킷 해주고

접시에 담고 마지막으로 후추를 한번 더 뿌려주면 우덜식 까르보나라 완성

우리가 알던 하얀색 크림 소스를 사용한 까르보나라랑은 색도 다르고 맛도 꽤 다름

날계란이 들어가긴 했지만 의외로 비린내는 나지 않고 고소하니 맛있음

한가한 사람들은 한번 해먹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