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갤에 글올리는건 처음이긴 한데 일단 음슴체로 작성할게요)

시카고 사는 와중에 같이 사는 친구가 올해 추수감사절에 어디 안가면 집에 초대해주겠다고 해서 따라가봤음.

일단 오고가는 교통편은 암트랙이 싸고 괜찮아보여서 이렇게 정함.

추수감사절 전날 수요일 출발해서 블랙 프라이데이때 도착하는 여정인데,

친구 어머니 왈 링컨 서비스 309편은 추수감사절 때문에 증편된 열차라고 하더라. (출도착 여정 트래킹이 안된다고 하심)

우리나라로 따지면 추석 증편 특송 열차같은 건데 티케팅은 우리나라 헬파티 열리는거에 비하면 널럴하더라.

일주일전에 티케팅했는데 완판된 열차가 은근 보여서 여기도 만만치 않구나 싶었음.

밖에서 찍은 유니언역

이건 여름에 찍은 사진인데 겨울도 거의 비슷함. 옷차림만 빼면...

수요일날 찍어본 유니언역 내부.

추수감사절 지나면 바로 크리스마스라고 역 안에 초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서있었음. 옆에는 북극 익스프레스 동신대 모형이 서 있었는데

바빠서 사진으로는 안 찍었고 바로 열차 오는 시간에 맞춰서 줄서러 갔음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사람들이 열차 출발 10분전인데도 열차 타려고 줄을 존나 길게 서있는거야

그래서 설마설마 하는 마음에 309번 열차 타냐고 물어봤는데 저기 저 끝이 줄서는데라고 말하더라고.

여기서 한 20분인가 서있었고 열차는 원래 타는 시간보다 5분 늦게 체크인 시작함.

암트랙 미드웨스트에서 운용중인 지멘스 차저 기관차.

폰카로 찍어서 잘 안나오는데 저 LED에 출발지 도착지 정보가 나옴.

한국이랑 달랐던 점은 목적지마다 타는 열차 칸이 나뉘어져 있었다는 거 정도?

얘네 중거리 열차 이코노미석은 우리나라처럼 자리를 정해서 체크인하는 식이 아니라 먼저 줄선 사람 먼저 좋은 자리 차지하는 식이라

사람들이 그렇게 줄을 서있는 거더라고.

차장들이 줄선사람 한명마다 붙잡고 어디 가냐고 물어보면 그때 행선지를 얘기하면 타야되는 객차로 안내해줌.

그래서 조금 앉아있으면 승무원들이 검표하려고 돌아다니는데 그때 표 보여주고 바코드 스캔하면 검표는 끝남.

윗사진이 이번 추수감사절때 찍은 사진이고 아랫사진은 여름방학때 졸리엣이랑 시카고 왔다갔다할때 찍은 건데

일단 기본적으로 좌석마다 레그레스트도 있고 콘센트도 있고 널찍널찍하고 푹신푹신해서 자기에는 딱 좋음.

단점이라면 창밖에 보이는게 끝도 없는 들판뿐이라 시카고 지나고 나면 할 일이 없어짐.

객차 내에 와이파이도 제공이 되기는 하는데 느려터져서 유튜브는커녕 음악 스트리밍도 못돌림.

또 4G가 우리나라에서처럼 아무데서나 터지지도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통화조차도 못하면서 보내야됨.

갈때는 시트 역방향이고 올때는 정방향인데 의자를 돌릴 수 있는지는 안해봐서 잘 모르겠음.

단층객차라 진동도 덜덜하더라. 2층짜리 대륙횡단열차 탈때는 못느꼈던건데...

아무튼 연착포함 2시간 45분가량을 때우면 블루밍턴에 도착함.

친구 어머님이 오셔서 쇼핑몰에서 일하는 친구한테 바래다주셨는데 고맙게도 친구가 나한테 자기 동네 보여준다면서 이곳저곳 투어시켜줌.

링컨 대통령이 별장처럼 썼던 데이비스 맨션도 방문하고

시내에 있는 레코드 가게도 구경하고 옴.

한국에는 흔치 않은 LP판 파는 가게인데 그리 크지도 않은 동네 읍내에 3군데나 있어서 놀랍더라.

카운터에서 자는 고양이가 커여워서 찍어봄.

담벼락에는 블루밍턴 관내 고등학교 로고로 만든 벽화도 있음.

둘째날 추수감사절 당일날에는 점심식사에 초대시켜주셔서 배터지게 먹고 옴.

칠면조 구이 몇조각이랑 콘브레드 매쉬드 포테이토 스터핑 강낭콩 캐서롤 등등 푸짐하게 차려놓으셨는데 아침을 푸짐하게 주셔서

너무 배불러서 이거 한접시밖에 못먹고 돌아옴.

디저트로 치즈케이크 피컨파이 호박파이 등등도 준비되어있었는데 그것도 너무 배불러서 못먹었다

내가 입이 짧은건 절대 아닌데 항상 칠면조랑 스터핑만 입에 들어갔다 하면 이모양이 되는듯.

셋째날에는 스테이크 앤 셰이크라는 가성비 킹왕짱인 패스트푸드점에서 수제버거랑 셰이크 먹으러 감

세트로 햄버거 프렌치프라이 딸기셰이크 나오는데 무려 4달러밖에 안한다 이말이야!

집에는 밤열차 타고 9시에 돌아왔는데 기내에서 자버려서 사진은 이거밖에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