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글쓴이가 음악에 한창 미쳐서 공연을 미친듯이 보러다니던 시기가 

대략 00년대 중후반~ 10년대 초반까지정도였다.

아마 기억이 맞다면

당시 홍1머씬에선 소위 "1머대 3대, 4대 여신~"이라느니 하는,

요조, 타루, 한희정, 오지은, 뎁 같은

여성 솔로 싱어송라이터들이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시기였고,

글쓴이도 한창 감수성풍부한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나이였기때문에 이런 음악가들의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대중성, 상업성에서는 지금과도 비교도 할수 없는 시기였지만

음악적으로는 아마 그 시기가 홍대씬의 최전성기가 아니었나 싶을정도로 명반이 계속 쏟아져나왔다.

해외에서 포스트펑크리바이벌이 한창이던 시기였기 때문에 외국따라하기 좋아하는 김치답게 당시 록음악이 홍대씬 주력메타 이기도 했고.

장기하와 얼굴들, 얄개들, 갤럭시 익스프레스... 개러지록 밴드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던 시기였는데

그렇게 하루걸러 밴드들이 와르르 데뷔하는데도 놀랍게도 하나같이 다 색채가 다다르고 개성있었던데다 음악성도 좋았다.

(옛날 스컹크헬 사진. 옛날 사진을 못찾겠어서 퍼왔다.)

하지만, 당시까지만해도 홍1머충=펑크족이라는 공식이 성립할정도로, 9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홍1머 인디씬의 터줏대감은 여전히 펑크였다.

펑크하면 또 이야기 하지 않을수 없는것이 스컹크헬.

아마 김치 공연문화역사상 유래를 찾기힘든 특이한 공연장이었는데, 왜냐면 "펑크" 라는 특정장르만 공연을 할 수 있었고

자체적으로 펑크레이블을 가지고 있고 한장르만을 중점적으로 돌아가는 공연장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마이너할 수 밖에 없는 장르를 가지고도 크라잉넛, 노브레인, 레이지본 같은 걸출한 펑크밴드들을 오버그라운드로 올려보내고

아니, 그보다 우리나라 인디씬 1세대 클럽이었으니 뭐 설명이란걸 할필요가 없지 싶다. 사실 설명하기도 귀찮다. (홍대앞의 밴드, 라이브클럽 문화 자체가 이 클럽에서부터 시작되었으니 오늘날 홍1머충들의 할애비의 할애비쯤 되지 않을까 싶다.)

여신들이니 개러지록이니 어쩌니.. 홍1머 힙스터씬에서 그렇게 많은 뮤지선들이 나온시기였음에도, 

홍1머의 터줏대감인 펑크는 여전히 건재했다.

....그런데

그렇게 위세가 등등하던 펑크가 한번의 사건으로

진짜 단 한방에 망해버렸다. 진짜 한방에...

산소호흡기를 달고 자시고 뭔가 손을 쓸새도 없이 아마 홍1머씬 지분의 거진 7~8할? 을 차지하던 펑크가,

공중파 방송사고 한번에 악소리도 못지르고 돌연사 해버렸다....

게다가 그 스컹크헬의 사장이 바로 카우치사태때 무대에 있었던 밴드 럭스의 리더 원종희였기때문에 더 타격이 크지 않았나 싶다.

(이것도 펌짤.)

"펑크가 아니면 죽음을!"

홍1머씬의 중심이나 다름없었던 스컹크헬도 덩달아 타격이 컸는데,

놀랍게도 아무런 대처나 대응도 하지않았다.

소위 조선펑크가 숨이 넘어 가는 상황에서도

당시 유행하던 여성싱어송라이터들의 어쿠스틱 팝이나 포크같은 장르로 변화를 모색할수 있었음에도

차라리 서서 죽는쪽을 택한것이다. 

지금이야 틀딱이 되어서 장르편식이 심해졌지만, 글쓴이도 20대 초반 파릇파릇하던 시절엔 음악장르를 안가리고

공연과 앨범에 용돈을 때려붓던 시절이었고 달달한 음악으로 인디씬에 입문하긴 했어도

한 씬이 그렇게 사망판정을받고 사라지는걸 내눈앞에서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착잡하기도 했다.

아 물론, 다시 펑크라는 단어를 공연장에서 다시 듣는데에는 오랜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조선펑크가 멸망하고 나서

2세대펑크 밴드들이 명맥을 이어받는걸 운좋게도 글쓴이는 직접 눈으로 모두 볼수 있었던 세대였거든...

좀 있다가 1부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