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키워본 적이 있는 분이라면 공감 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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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처음 마음먹었던 것 만큼 그 키운다는 과제 자체가 수월하지 않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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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공간에서 뭔가를 키우면서 그 동물의 배설물을 처리해주고 밥을 주는 것이 늘 즐겁지는 않습니다
피곤할 때도 있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않을 때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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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겁니다
끈기가 없거나 책임감이 결여되서 그런게 아닙니다
사람의 관심이나 호기심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것이고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도 그걸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에도 억지로 해야한다면 그건 스트레스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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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을 키운다는건 이러한 딜레마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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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생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것은 키우고 관찰하는 것 자체가 석기시대때부터 인류에게 각인되어 있는 특성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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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본능이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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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본능이란 이유로 관심이 사그라들 생물을 키운다는 건 매우 비도덕적인 행동이고 특히 가족을 알아보는 높은 지능을 가진 생물에겐 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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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모든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생물이 있다면 한번 키워보실만도 하지 않을까요?

등각류, 공벌레라 부르는 이 생물의 장점을 요약해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참고로 등각류는 곤충이나 벌레가 아닌 새우에 가까운 생물이며 사육과 유통도 합법입니다

0. 입문비용 0 원
공벌레는 비용을 하나도 쓰지않고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날씨가 따뜻할 때 낙엽이 쌓여있는 화단이나 공원의 음지에서 돌을 뒤집어 보면 아주 쉽게 발견할 수도 있고 주요먹이인 낙엽이나 바닥재인 흙도 서식지에서 바로 조달이 가능합니다

1. 키우기가 쉽다
어느정도로 쉽냐면 향후 어떤 카테고리의 생물이 나오든 공벌레보다 쉬운건 없을 겁니다
지금 당장 화단이나 공원 돌밑에 사는 공벌레를 데려와서 키워보시면 바로 아실겁니다

2. 아무거나 잘먹는다
이들은 분해생물입니다
정말 모든걸 먹습니다
키우는 사람의 창의력에 따라 먹일 수 있습니다
자연에서는 낙엽이나 썩은나무 죽은곤충 등을 먹습니다
사육하에서는 다른 생물의 사료를 주시면 됩니다

3. 냄새가 나지 않는다
잡는다고 악취를 풍기는 것도 없고 토양을 개선해주는 천연비료를 생산하는 친구인지라 배설물도 흙 그 자체이기 때문에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4. 키우는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아무거나 잘먹고 낙엽까지 먹는데다 별도의 청소도 안해줘도 되니 유지비가 들지 않습니다

5. 긴 수명
콩알만한게 최대 자그마치 6년이나 삽니다

6. 쉬운번식
별도의 환경조성이나 조치를 취할 필요도 없이 그냥 다수를 키우시면 알아서 새끼를 낳습니다
모든 갑각류가 그렇듯 이들도 알을 품다가 새끼로 부화해서 무리에 합류합니다
서로 싸우거나 잡아먹지도 않고 사이좋게 잘 지내니 늘어나더라도 문제가 없습니다

7.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최대 크기 1~2센티 내외의 작은 생물인 공벌레는 공간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500ml 정도 크기의 유리병이나 작은 상자에 넣고 키우더라도 새끼낳고 잘 삽니다
1인거주시대, 기숙사생활이나 거주지를 자주 옮겨다녀야 하는 사람에게 공벌레는 화분보다 들고다니기 쉽겠죠
물론 종에 따라 4cm 가 넘어가는 대형종도 있습니다

8. 다양한종류
정말 많은 종류가 있고 지금도 신종이 발견되며 새로운 무늬를 가진 자신만의 공벌레도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9. 관리하고 싶을때 관리할 수 있다
평일에 피곤하니 주말에만 잠깐 관리하셔도 되고 매일 해주셔도 됩니다 공벌레는 사육하는 사람의 성향에 맞춰주는 생물이니까요

10. 장기 외출이 가능
위의 모든 장점들을 바탕으로 여행을 다녀오셔도 되고 오랫동안 집을 비우셔도 이들은 건재할겁니다
사육장에 낙엽만 많이 넣어놓고 가시면 됩니다

11. 상냥함
작은생물중에는 위협을 느끼면 독을 쏘거나 물거나 악취를 풍기거나 돌발적인 움직임으로 위협하는 등 공격적인 수단을 취하는 종류들이 정말 많습니다
우리가 벌레에 혐오를 느끼는 이유도 어린시절 이들로부터 겪었던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벌레는 단지 몸을 말뿐, 물지도 않고 공격도 안하는 아주 착한 녀석입니다

여러분이 느꼈을 모든 사육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신세계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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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을 쏟는 만큼 기쁨을 주고 부득이한 이유로 신경을 쓰지 못하더라도 기다려주는 이타적인 생물 공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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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번뇌에서 벗어나 공벌레로 힐링하실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