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이라 보기에 좀 불편할 수 있어 미안)

쉐퍼 타가를 드디어 구했다.
미사용 신품이고 갈색 락카 F닙으로 모델명은 1030.

좀 우여곡절이 있다. 원래는 EF닙으로 구해 볼려고 이베이에 매일 매일 출석하고, 완전 이베이 덕후모드로 살고 있었지, 근 한달여간 아마도. (아직도 습관성 이베이 주민으로 계속 살고 있는건 안 비밀. 이것도 중독이 좀 있어)

코쟁이가 많아서 그런가, 이베이는 나같은 세필 성애자는 발붙이고 살기 힘든 곳인가봐. 죄다 M닙이고 가뭄에 콩나듯 F닙이 보이는데, EF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어.
'EF인거 같기도 하고 F인거 같기도 한데, 암튼 나는 팔테니 니가 땡기면 사던지'라는 식도 있더만. 원달라 투달라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그나마 EF 하나 뜬게 있어서 살려고 했는데, 사용감이 약간 있는 상태였고 디자인이 좀 튀어서 약간 망설였지. 여기 물어 보기도 했어. 뽕을 죽이든 살리든 무슨 얘기라도 좀 듣고 싶었거든
일단... 가격이 괜찮게 떨어지면 사기로 맘 먹고 계속 네고 했어. 내가 70불 그러면 거기는 140불 그러고, 75불 그러면 130불 그러고.
아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그 짓을 여서일곱번 정도 했지... 어짜피 그러면 중간값에 수렴할 텐데 갑갑하더라.
지금 생각해도 뭐 이건 눈치 게임도 아니고 왔다갔다 실시간으로 ㅋㅋㅋ 한 반나절에서 하루 가까이 한거 같어.

아무튼 결국 내가 생각한 가격으로 안 낮춰주더라고... 큰 차이는 아닌데 더 안 낮춰주니까, 걍 짜증나서 에이 뭐 걍 접자 싶어서 더 얘기안했어. 이건 이걸로 그렇게 끝나버렸어.
최근에 팔렸던데 원 가격으로 팔린거 같던데? 헐... 누구여 그거 산 사람. 내가 알게모르게 네고를 잘 한거였남?

자 그건 그거고...
내가 산건 중고 직거래 뜬거였어. 알람 뜬거 보고 잽싸게 손 들었는데 한발 늦어서 포기했지.
근데 먼저 손 든 사람이 팔이 아팠는지 응가가 급했던지, 아니면 이세계로 갔나 연락두절이 되었나벼.
보다보니 예약중이 사라졌길래 다시 잽싸게 손들고, 바로 거래 예약 잡고 결국 사게되었지 음화화.

미사용 신품이라더니 맞는거 같어. 적어도 나는 사용감을 못찾겠으니, 새거다라고 생각하고 있어.
찾아보니 93년이 마지막 생산년도니까 적어도 27살인거지. 음 군필 미사용 만년필인 것이야.

사진 좀 찍고 오로라 블랙을 넣어주고 좀 끄적거려 봤어.
기쁜 마음에 개발새발 걍 글자도 좀 적었는데, 사각거리는 느낌이 좀 있어.
뭐 나는 만린이라서, 사각도 좋고 버터도 좋고 걍 다 좋아. 음 아직 별로 필감의 호오가 없는거지. 린이라 어려서 아직 그런 개념이 없는건가.
굵기는 원했던 EF가 아니라서 아쉽지만, 이 정도면 그래도 왠만큼 종이 별로 안 가리고 쓸 정도는 될거 같어.
그치만 다이어리는 안되겠어 그건 만년필하고 별로 안 친한지 막 퍼져. 잉크랑 안 친한건가 암튼.

자 여기까지가 길고 긴 득펜기였어.
새벽이라 좀 멜랑컬리해서 길게 썼네.

사진 몇개 첨부하니 글은 스킵해도 펜은 구경하고 가~
맘에 드는 좋은 펜인거 같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