ㅠㅠㅠㅠㅠㅠㅠ라만차가 끝나도 앓이는 계속된다
두 할배랑 극 자체도 너무 좋지만 난 계속 미도돈자가 밟혀.

분명  자첫했을땐 그날 공연은 너무 좋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미도가 알돈자화-되었다고 생각해서 좀 아쉬웠는데
1024 류미호로 자막할때는 레알 개충격ㅠㅠㅠㅠㅠㅠ
후기도 썼었지만 좋았던 것들 다시 몇개 써보자면

원래부터 빨래터씬에서 미묘한 감정변화 표현하는건 좋다고 생각했고 븩토리! 뛰는것도 개커엽다고 생각했음.

자막때 진짜 좋다고 느꼈던 것들은

1막 마지막 임드때 할배 손이 가리키는 하늘 같이 바라보면서 동공지진 일어나던거ㅠㅠㅠㅠㅠㅠ 그 일렁이는 눈빛 진짜 잊지 못함..

알돈자 넘버 부를때 분노는 줄고 원망은 그대로였지만 그 원망의 방향이 대놓고 할배를 향한다기보다는, 여전히 할배의 꿈과 이상을 믿고 싶은데 그걸 불가능하게 하는 현실을 향한다는 느낌을 받았음.
그래서 좌절감보다는 좌절에 대한 슬픔이 더 깊게 느껴졌고, 할배한테 \'현실은 이렇잖아! 그러니 당신의 꿈은 아무 소용 없어!\'라고 화내고 따지기보다는 \'왜 당신의 꿈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현실은 이런가요..?\'라고 말하며 상처투성이가 되버린 자신을 쏟아내는 느낌이었고.

아.. 침대씬은 진짜 뭐라고 말할 수가 없음ㅜㅜ 하찮은 글빨로 담을 수가 없다.
어떤 횽이 댓글로 달아줬었는데 \'둘.. 알돈자예요\' 하면서 배시시 웃는거ㅠㅠㅠㅠㅠㅠㅠ 존나 맘찢.

전체적으로 가장 맘에 들었던 점은 정말 순수하고 여리고, 때로는 귀여운 소녀 같은 전미도만의 특성이 알돈자라는 역할에 묘하게 섞여들어갔다는 거. 목소리를 걸걸하게 내거나 머리가 헝클어져있고 누더기를 입고 있어도 그게 가려지지 않더라.
이 부분에서 나는 알돈자 안에 있는 둘시네아를 봤다고 해야하나, 암튼 그게 되게 힐링이 되었어. 단순히 할배가 어떤 여자를 둘시네아라고 불러서 가치있게 된게 아니라는걸, 알돈자의 가치가 \'모든 사람은 고유한 가치가 있으니 얘도 마찬가지\' 라는 식의 도덕적이고 상투적인 말에 근거한게 아니라는걸 알게 해줬거든. 미도돈자는 원래부터 충분히 가치있는 사람이었더라고, 그걸 처음으로 알아본 사람이 할배일뿐.

ㅠㅠㅠ벗들아 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