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펀트 송 : 하얀 코끼리의 절규

왜 마이클은 이토록 코끼리에 관심이 많은 것일까? 왜 하필 코끼리일까? 이 물음에 대해 극을 여러번 보고 깨닫게 된 것은 코끼리는 마이클이 자신과 동일시 하는 것이자 선망하기도 했던 대상일수 있다는 것이다. 무리에서 떨어져 외롭게 죽어가던 코끼리. 어린 소년은 그 코끼리가 눈물을 흘리며 죽어가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고 이미 어린 나이에 외로움을 많이 겪었던 소년은 그 모습에서 자신의 미래를 보았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온 소년은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고 보살펴 줄거라는 희망을 가진다. 그러나 그는 그 죽은 코끼리처럼 홀로 남겨진 상태로 울게 된다. 그 후 코끼리에 대해 소년은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코끼리는 죽은 코끼리의 뼈로 가족을 구분해내고 임신 기간이 무려 22개월이라는 것 눈물을 흘릴 줄 아는 포유류 라는 것 등등..

마이클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살며 받지 못했고 받지 못할 것이라 여겨지는 그런 사랑을, 받고 그리고 실천하는 코끼리가 선망의 대상처럼 느껴질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코끼리의 임신기간을 부러워 했을 것이다.

마이클이 하는 대사나 행동들을 자세히 살펴 보면 코끼리와 자신을 동일시 한다고 느껴지는 대목이 있다. 자신의 코드네임은 하얀 코끼리라고 소개하는것. 그리고 자기는 눈이 매우 나쁘다고 피터슨에게 말하는 것도 사실 장난일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코끼리가 시력이 매우 나쁜걸 고려할 때 코끼리와 자신을 정말 동일시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코끼리 얘기를 듣고 큰소리로 웃는 것과 코끼리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는걸 유독 싫어 했을 수도 있다.

안소니를 정말 소중한 사람에게 줄 것이라 한 것도 안소니를 자신의 분신이자 일부로 여겨서 그렇게 말한게 아닐까? 결국 마이클은 자신에게 진실했고 정신병원 환자로 자신을 대하지 않았던 피터슨에게 소중한 안소니를 선물한다.

극 포스터에 그가 지껄이는 모든 말에 진실이 담겨있다 라고 하는데 극을 보다보면 마이클의 말들은 그에 대한 진실을 담고 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자신에 대해 담담하게 절규하던 소년은 죽음을 통해 그토록 갈망했던 사랑, 그리고 자유를 얻게 된다. 사랑받지 못하고 병원차트 몇줄짜리 문장과 점수로 평가 받았던 그 하얀 코끼리가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