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싸 보게 되었는데 공연이 정말 좋았어서 후기 남겨봐
어떤 의미로 보이콧 하는지도 알고 나도 그 뜻은 동의해 혹시 불편하면 읽지 말고 넘겨줘

난 제싸가 호보다는 불호에 가까운 극이었어 영화도 그랬고
작품이 주는 메시지는 좋지만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고 연출이나 음악이 다 좋다거나 그런것도 아냐
올해는 엠알이 진짜 이상하다더니 극 내내 엠알 때문에 감동 깨지기도 했고

그런데 오늘 공연이 정말 좋았어ㅠ 엄청 많이 울었어ㅠㅠㅠㅠ
파파베르 명경필 승수혁 기섭성식 지나우진이었는데
배우들 합도 좋고 다들 연기도 너무 좋아서 끝나고 그냥 눈물만 펑펑 나더라

파파베르ㅠㅠㅠ 다정하면서도 공정하고 상처도 있지만 그 상처를 가장 현명하게 풀어냈어
다른 디테일 좋은 거 너무 많았지만 피날레에서 우진어머니 고향을 찾는 듯하던거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저절로 눈물이 쏟아졌어
베르사미 개인의 스토리를 결말 지으면서 수혁우진경필의 엔딩까지 마무리 지어준 느낌이야
그때 나는 죽었다부터 마지막까지 정말 내내 울었어


그리고 승수혁... 사실 수혁캐릭터 좋아하지도 이해되지도 않았는데
설득 당했을 뿐더러 가엾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을 정도였어
매장면마다 다 보기 힘들 정도로 디테일한 부분을 살리고 노래에 실린 감정들도 다 좋고
경필과 우진 그리고 성식을 얼마나 좋아하고 얼마나 마음 깊이 담아두었는지 아주 절절해ㅠ
버릴 장면 하나없이 다 좋았는데 움직이지마2도 미친듯이 슬프고
마지막에 우진 쏘면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고 경필에게  너도 죽어 이 빨갱이새끼야 하는데
무섭고도 슬펐어ㅠ 정신차리고 우진이 부르면서 떠나서 더 슬프고ㅠㅠ
피날레에서 눈물 그득한 눈이랑 목소리로 경필과 노래하는데ㅠ 내가 울음 참느라 몸이 다 떨렸어


그리고 명경필ㅠㅠㅠㅠ 명경필 진짜 미치게 좋아ㅠ
최애경필이 될 거 같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모진 일 험한 일 다 겪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거기까지 쫓겨온 사람답게 어려운 비상사태에서 가장 너그럽고 가장 현명하고 가장 인간다운 캐릭터였어
그걸 명경필이 진짜 너무 잘 표현해줘서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어
우진이 예뻐하고 살뜰하게 챙기면서 떠난 뒤에 그리워하면서도
이 사태를 일으킨 수혁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기 때문에 수혁을 감싸주고 위로해줄 수 있는 진짜 형이었어
수혁을 그렇게 도망시키고 우진의 주검을 보면서 날아남은 상처받은 이를 위해 현장을 치우고 왜곡했겠지 혼자서 전부 다 지고
그걸 생각하면 너무 눈물 나. 피날레에서 보채지 마라...라고 하는 말이 너무 따뜻해서 엉엉 울었어


파파가 엔딩에서 머릿속에 무언가를 쑤셔박아 넣은 채 건드리면 터지도록 과연 누가 설계했는지........
그 진실은 밝히지 못한 채 떠납니다. 라는 대사를 하면서 중간에 오래도록 눈물을 참는데
정말 많은 생각이 나고 뭐라 말하기 어려운 여러 감정이 떠올랐어


많이 울었고 생각도 많았고 배우들에게도 진짜 고마웠음
이렇게 좋은 극을 맘 편하게 보지 못하게 만든 우란에게 더 화나긴 하더라 아.. mr도
좋은 공연으로 만들어준 배우들에겐 박수 보내주고 싶어

혹시 불편했을 횽들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