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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푸른달 박진신의 마임 모놀로그 인생은 아름다워 후기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229) 2015.11.25 10:00:06
조회 1232 추천 61 댓글 24



일요일 저녁에 박마모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왔어!
푸른달 극은 완전 자첫이었는데, 그 전 작품들 할 때도 매번 가야지, 가야지 했으면서 시간이 안 따라줬었어.
이제서야 간 게 너무 후회된다ㅠㅠ


나는 원래 후기를 남길 때 생각을 빨리 정리하기 편하도록 번호를 매겨 좋았던 디테일, 느낀 점을 정리하는 편이야.
그런데 이번 후기는 이렇게 줄글로 써야만 할 것 같아.
왜냐하면 작품 자체가 스토리나 캐릭터가 딱딱 나뉜 게 아니라, 그야말로 물 흐르듯 배를 타고 한 사람의 인생의 호수를 떠내려오며 감상하는 연극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불확실한 일에 대한 할아버지의 반대, 자신을 보고 힘들어하시던 부모님, 자꾸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만을 주게 된 자신을 자책하고 그만두려던 과거.
박진신 연출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었던 시련들은 어쩌면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두에게 너무 흔한 시련일지도 몰라.
그런데 왜 우리는 그의 이야기를 보면서 함께 웃고, 함께 우는 걸까?
그건 아마 우리가 모두 한 인생을 가진 인간이기 때문인 것 같아.
같은 시련을 겪어봤고, 인생이 어떤 것인지 알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느끼지. 그럼에도 인생은 아름답다!


지금 그의 최종 꿈은 연극을 모두 그만두고 부모님과 사는 거라잖아.
너무 아이러니하지 않아?
그렇게 열정적으로 연극을 하는 사람이 연극을 그만두는 게 꿈이라니, 너무 이상했어.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공감도 되더라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힘들게 한다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잖아.
그렇지만 왜인지 난 아주 오랫동안 진신 연출을 연극계에서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그랬으면 좋겠다.

박 연출이 중간중간 꺼내 보여주는 마임 작품은 하나같이 훌륭했어. 신기했고.
그런데 그 부분만이 마임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그는 중간중간 작품에 대한 이야기나 인생,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손을 움직이거든.
조명 탓에 그조차도 하나의 피어나는 꽃처럼, 생기 가득한 생명처럼 느껴져.

사냥꾼 이야기의 주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어.
도무지 떠오르지 않더라.
그렇다고 해서 그 작품이 예술이 아니었다는 건 절대 아냐.
아마 많은 이들이, 그리고 내가 주제나 전달하려는 바가 있어야만 예술이라는 틀에 박힌 생각을 해왔던 것 같아.
어쩌면 예술이 무엇인지 정의하려고 하는 내가 틀에 박힌 걸 수도 있고.
언어로 표현하지 않아도 내가 인간이라면 무언가가 예술이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깨닫게 되는데 말이야.

그래도 굳이 예술이 무엇인가에 대한 내 생각을 짧게 정리하자면, 예술은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거야.
누군가 그리거나 만들어서, 혹은 움직여서, 찍어서 만들어낸 작품도, 자연이 우연히 만들어낸 풍경도 인간이 보고 어떤 감정을 느낄 수 없다면, 그게 과연 예술일까?
거창한 감정이 아니더라도, 아주 가벼운 웃음을 주는 그런 작품이더라도 난 예술이라고 생각해.
내게 감정을 불어넣었으니까.
사냥꾼 이야기가 그래서 내게 예술이라고 다가왔나 싶어.
무언가를 보고 감정을 느끼는 건 사람마다 다르니까, 그래서 예술에 대한 견해가 모두 다른 게 아닐까?


표값이 500원이면 남는 건 커녕 자꾸 마이너스만 나올 것 같은데, 푸른달의 관객을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따뜻해.
감동 후불제라길래 갈 때부터 나올 때 조금이라도 더 넣고 나와야지, 했는데 너무 감동에 젖어서 정신도 못 차리고 그냥 집까지 가 버렸지 뭐야.
미안한 마음에 미쳐버릴 것 같아. 이걸 빌미로 앞으로 푸른달 극 자주 보러 가야지! (표 증식하는 소리가 들린다...)


평범한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많은 깨달음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
푸른달 덕분에 그 날 하루가 내 즐거운 생일 같은, 내 행복한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이 되었어.
인생은 시련이 있더라도 그 자체로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것 같아 기뻐.


개롤들도 자그마한 동전 하나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오는 건 어때? 따뜻한 사람들이 따뜻하게 반겨줄거야!

서툰 후기 읽어줘서 고맙고, 모두들 오늘 하루가 행복한 생일 같은 하루였기를!


출처: 연극, 뮤지컬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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