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첫하고 이건 뭔가 싶어서 사흘 만에 바로 자둘 잡은 바발이야. 오늘 자둘을 하니 이것저것 새로운게 많이 보였는데 호불호가 섞여서 여전히 혼란;; 개취섞인 감상일 뿐이니 태클은 사양해. 몸이 너무 피곤해서 헛소리 할 수 있음 주의.

호1. 넘버들
도리안 꼬실때 헨리넘버, 아름답게 멈춰버린 나, 감각의 완성, 넌 누구(맞나;;), 삼중창. 두번째 들으니 착 감긴다. 오 문르! bbb

호2. 은언니 저음과 딕션
저음 이렇게 매력있었나! 은언니 3번째 만나는 작품인데 나한텐 은언니=고음&샤우팅 이었거든.. 새로운 매력을 알게 됨. 특히 도리안 꼬실때 그 악마적인 음성.. 같이 홀림. 딕션이야 워낙 좋은 배우지만.. 그 어렵고 난해한 문장들이 쏙쏙 들리다니.. 게다가 목소리 존멋이라 그 개소리들이 다 그럴듯해..! 배질이랑 논쟁하는 씬들 다 너무 좋았어.

호3. 웅 대사톤과 연기노선
굉장히 설득력 있었어. 특히 도리안이 유혹할때 괴로움에 몸부림치면서도 거부하지 못해서 더 고통스러워하던거랑.. 뮤즈가 망가져가는 걸 바라보며 망연자실해 하던 거.. 그리고 뒤늦게라도 어떻게든 멈추고 싶어하던 간절함.. 헨리랑 논쟁할때나 삼중창때 샤랑 주고받는 대사, 노래들 너무 좋더라. 근데 배질.. 좀더 빨리 애 좀 잡지 그랬어..ㅜ

호4. 샤 몸연기와 노래
몸 잘쓴다 잘쓴다 했지만 정말 감탄했어. 드큘때와 비교도 안되게 섬세한 움직임들.. 자칫하면 오글토글 난리나는데 어색함이 전혀 없더라구. 7할 정도는 몸연기 덕분인듯. 노래는 샤 맞춤으로 만들었다더니 샤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넘버가 많더라. 아름답게 멈춰버린 나는 잘못하면 지루하겠다 싶었어. 나한텐 드큘 러빙유랑 비슷한 느낌.. 샤가 살린 것 같아. 아 그리고 도리안 의상들 진짜 존예더라..

호5. 앙들 넘버와 안무
뷰리풀월~ 넘나 좋더라. 그리고 춤도 다들 발군! 개인적으로 오프닝이랑 1막 마지막이 진짜 좋았어. 다들 몸이 어쩜 그렇게 가벼운지.. 오츠카 없이 열심히 쌩눈으로 봄. 아 태한 배우도 몸 잘쓰더라! 살짝 놀람.

호6. 주제의식
인간은 양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단순한데 명료한 울림. 타락의 극단에서 비로소 얻은 속죄.

불호1. 원인을 알 수 없는 지루함
연출은 문외한이라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중간중간 지루하다 느끼는 구간이 있었어.. 배질 너를 보낸다?나 샬롯 2막 넘버라든가.. 넘버가 잔잔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왜 저 상황에 필요한가 의문이 드는.. 배질넘버는 원작읽은 사람이야 아 저게 초상화가 도리안 영혼 담고 있어서 어제는 웃고 오늘은 운단 소리구나 싶지.. 책 내용 모르면 무슨 소린가 싶을거 같아.. 근데 또 뭘 쳐내면 좋을까 고민해보면 잘모르겠..;; 연출이 고민 많이 했겠다 싶더라구. 샬롯 2막 넘버는 가사도 읭스러워.. 나의 사랑 그대? 이거 시빌한테 하는 소리여?;; 이 넘버는 정말 빼도 될거 같은데ㅜㅜ

불호2. 의미를 알 수 없는 영상들
영상 사용 신선하고 좋은 부분도 있었는데 대부분 불호..1막 명화들이나 2막에서 피라미드 나오는 것도.. 책내용 알아야 이리저리 유추 가능할거 같아.. 너무 추상적이야.. 책 읽고 갔는데도 저게 뭘까 생각해야 했어.. 확 와닿는 장치가 없어서 극을 더 난해하게 느끼게 만드는거 같아. 그리고 또다른나? 현장감을 너무 죽여놨더라.. 개인적으로 극극불호.

불호3. 몇 개의 포인트
샤 대사톤 분명 취저인데, 몇몇 장면에선 톤이 좀 떠있다?고 느꼈어. 근데 또 그 대사가 뭐였는지 기억이 안..;; 이건 샤 나오는 극 볼때마다 느꼈던거 같아. 어떤 부분은 너무 찰떡같아서 자꾸만 듣고 싶은데 또 어떤 부분은 어색하고.. 아직 샤 음색이 내 귀에 생소한가..
그리고 은언니 마지막에 소리내서 오열하는게 이해가 안가.. 중후반까지 헨리의 감정선 잘 따라갔는데 막판에 음? 했어.. 내가 뭘 놓친걸까..

불호4. 배우 퇴장 동선과 무대 전환.
삐그덕 거리는 소리 간혹 나더라.. 기름칠 좀.. 그리고 배우들 퇴장 동선이 너무 눈에 띄어.. 스텝이 계단 잡고 빼는 것도 보이고.. 중블에서도 보이면 그건 좀 너무하지 않어?ㅜㅜ 앨런은 자살까지 했는데 걸어나가는게 너무 잘보여서 흠칫했어ㅜㅜㅜ

불호5. 성남국 ㅂㄷㅂㄷ
진짜 싫다 성남국.. 쟈철 연착까지 맞물려서 더 그랬는지 오늘 지연 관객 진짜 조오오온나 많았어.. 아오.. 이건 분명 성남국 때문일거야. 평일 성남국 관극 진짜 헬인데.. 도리안 주말 표 못구하면 다시 보러 안 갈듯. 가다가 이미 지쳐서 영혼관극했더니 더 사람 까칠해진듯..

늘어놓고 보니 더 혼란스럽네. 근데 이 극은 커튼콜이 백미인거 같아. 부족해 보이고 불만스러웠던 것들이 커튼콜때 사르르 녹는 기분.. 되게 아련하게 기억에 남을 예감.. 가사도 너무 슬프고..ㅜㅜ 도리안은 구원받은 걸까? 아님 죽음 직전에 이룰 수 없는 환상을 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