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반] [슼갤문학] 협곡의 밤하늘

ㅇㅇ(59.1) 2016.12.04 17:00:04
조회 3420 추천 50 댓글 22













밤이 깊었다. 소환사의 협곡에도 밤이 찾아온다. 깊게 갈린 어둠. 바론도 드래곤도 모두가 몸을 웅크리고 잠들어 있었다. 



벵더정글갓기는 혹여나 자신의 방문으로 이들 모두가 깰까 두려워 조심히 발을 딛었다. 하지만 무리였다. 그가 발을 딛자마자 모두가 잠에서 깨어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서 무슨 일로 왔는지 눈치를 살핀다.


정글 그 자체는 그저 웃으며 별일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그 날은 소환사의 협곡에 다른 이들도 모두 방문했다. 페이커, 무민, 뱅, 울프, 프로핏, 블랭크 그리고 이번에 새로 들어온 피넛, 그리고 후니까지 모두가 집합했다.


"형 무슨 일이야?" 


울프 재완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냥 오랜만에 협곡을 한번 둘러보려구"


정글 그 자체는 미드를 한번 쭈욱 걸었다. 


그리고 옆의 상혁의 어깨를 툭 치면서 말했다.


"상혁아 생각나? 우리 13년도에 처음 내 부름에 너 막 달려와서 엉엉울면서 감사하다고 하고.. 피글렛 광진이 입단테스트 할 때 눈 가리고 누누 플레이 했던거랑.. 참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다 그치?"


"...그러게... 나만 유일하게 형의 테스트를 보지 않았었지... 그때 얼마나 기뻣는지 몰라. 수업 중에 연락 받고 정말 벌떡 일어나서 소리질렀어.. 지금까지 내가 보인 리액션 중에 가장 최고였을거야 하하 "


"하하 너무 그러지 말고..."


그는 협곡 옆에 나 있는 강으로 걸었다. 다른 이들 모두 그를 따랐다. 다른 이들은 모두 신발을 벗고 따라야 했지만 벵기는 물위를 걸을 수 있었으므로 신발을 벗지 않아도 되었다. 바위개는 그에게 약간의 트라우마가 아직도 남아있기에 그를 보자마자 도망쳐버렸다. 아직도 트라우마가 있는 모양이야 저 녀석, 하고 정글 그 자체는 허허 웃었다.


모두가 씁쓸한 표정이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충 알 것 같은 표정이었다. 


"14년도에 우리 참 고생 많았지? 그때 롤드컵 못간건 정말 힘들었어."


"....."


"15년도에 마린형이랑 재현이랑 지훈이형 있을때도 정말 재밌었는데 벌써 1년이 훌쩍 지나버렸네. 16년도에도 계속 이렇게 좋은 성적 나오고.. 썸머시즌 우승을 못한 것은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롤드컵도 갔고.. 좋은 성적냈고..  모두 수고했어."


벵기는 환하게 웃었다. 


강을 지나서 포탑으로, 그리고 포탑을 돌아서 두꺼비가 있는 쪽, 그리고 블루, 늑대들까지 벵기는 한참을 둘러보았다. 바람이 불면서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리었다.


"... 형..."


상혁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정글 그 자체인 그가 게임이 아닌 사적으로 이렇게 그들을 협곡으로 부른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무언가 중대한 결심, 즉 뭔가 커다란 발표를 하기 위함이었으리라.




"내가 없어도 이제 너희들 잘 할 수 있지?"


무거운 분위기 가운데에서 벵기는 드디어 입을 떼었다. 상혁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지만 그래도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커다란 충격에 머리를 얻어맞은 듯 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이를 악 물었다. 


"형.... 안돼.."


"왜 울려고 하니 상혁아, 넌 크게 될 선수니까 이런 일로 울면 안돼"


벵기는 상혁의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형!!!! 안돼!!!! 가면 안돼!!!"


울프는 벵기의 허리를 붙잡고는 갑자기 엉엉 울기 시작했다. 어찌나 서롭게 울던지 막 들어온 피넛도 후니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흑...형.. 형이 가면... 어떻게해.. 형은 우리 SKT의 승리의 부적이잖아."


"아냐, 너희 다 잘하잖아. 새로 들어온 멤버들도 잘하는 멤버들이고"


"안돼! 형...!!"


"재완이는 역시 이렇게 울어도 잘생겼구나. 그래도 울지마"


정글 그 자체는 그의 눈물을 훔쳐주었다. 조각같은 재완의 얼굴은 실제로 눈물이 맺히자 아련한 분위기를 풍겼다. 아마 그 자리에 한명이라도 여자가 있었다면 정신을 차리지 못햇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옆에서 지켜보는 피넛에게 오라고 손짓을 했다. 라이벌인 락스에 몸담고 있었던 피넛은 조금 이런 분위기가 적응되지 않았지만 정글의 부름에 후다닥 다가갔다.


벵기는 그의 왼손을 잡고는 말했다.


"이제 내가 없으니 네가 잘 해줘야해. 나머지 우리 멤버들을 잘 부탁해"


그는 그 어떤 때보다 슬프고,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피넛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즐거웠다!


벵기는 웃으면서 소환사의 협곡에 외쳤다.

그리고 나머지 멤버들을 그 커다란 어깨로 안아주었다. 모두들... 수고했다! 다시 만나자..! 만남이 있다면 이별이 있다는 것은 인생의 진리가 아니겠어?


결국 그도 서운함을 이기지 못하고 한줄기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그의 눈물이 소환사의 협곡에 떨어지자 갑자기 커다란 진동이 일며 트래픽의 오류 탓인지 갑자기 리그오브레전드의 모든 챔피언들이 소환되기 시작했다. 특히 그의 총애를 받는 렉사이와 얼마전 은총을 입은 니달리는 제일 먼저 앞장서서는 달려왔다. 한때 사랑을 받았던 바이, 리신, 등등 100명이 넘는 챔피언들이 그들에게 달려와서는 무릎을 꿇었다. 


그의 마지막을 지켜보기 위해서 온듯 그들은 모두 정숙하고 조용하고 사뭇 진지했다.


얘들아, 힘이 들땐 하늘을 보자.


벵기는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보았다. 그를 따라 모두 하늘을 본다. 

소환사의 협곡의 밤하늘이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반짝이는 별들이 어둠에 박혀 총총히 빛을 발했다.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는 것은 이 날의 밤 하늘을 보고 쓰였을 시라고 문학소년 울프는 맺혀있는 나머지 눈물을 닦으며 생각했다.










피넛은 번쩍 눈을 떴다. 

이상한 꿈을 꾸었네..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얼마전에 들어온 SKT숙소. 아직 적응되지 않는다. 상혁은 언제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덤덤하게 롤이 아닌 아케이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저.. 떡국... 드셨나요?"


"ㅇ"


상혁은 무뚝뚝하게 말하고는 게임이 점검중이라며 천천히 씻으라고 덧붙여서 말했다.


게임 점검? 실제로 네이버를 들어가 보니 1위가 롤점검 이라고 되어있었다. 아래의 댓글에는 허구한날 서버점검이여 이 게임은 ㅅㅂ라고 모든 사람들이 욕을 하고 있었다. 


세수를 하려 화장실에 들어가서 양 팔을 들었을때, 피넛은 깜짝 놀랐다. 왼손이 조금 이상했다. 마치 닥터스트레인지의 손마냥 손이 심하게 요동쳤던 것이다. 뭐.. 뭐지? 그는 오른손으로 왼손의 손목을 잡았다. 그러자 갑자기 흐릿하게 작은 용모양의 문신이 슬쩍 비추었다가 사라졌다. 그리고 그는 꿈이라고 생각했던 소환사의 협곡에서의 일이 꿈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정글 그 자체가 자신에게 흑염룡의 기운을 조금 의식해 준 것이다. 


아.. 정글 그 자체이시여.. 당신은 도대체....


피넛은 얼굴을 감쌌다. 


걱정마십시오 정글 그 자체님... 제가 당신의 뒤를 훌륭하게 이어보이겠습니다.

피넛은 나오는 눈물을 삼키며 너무도 커다란 영광에 몸서리를 쳤다. 
















"마린입니까? 라이엇 본사입니다 롤 서버가 지금 이상한데 어떻게 된 것인지 조언을 여쭙고자 연락드렸습니다"


"아... 조금 내버려둬요. 지금 '그'가 울고 있나봐.."


마린은 컵을 꺼내어 냉장고에 있는 고급 막걸리를 꺼내어 잔에 따르며 말했다.


"참.. 그도 이제 떠날때가 되었군"


마린은 수첩에서 그의 이름을 SKT에서 지운다. 그리고 그 옆에는 KT smeb 이라고 적었다.


















출처: LOL_SKT T1 갤러리 [원본 보기]

추천 비추천

50

고정닉 6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1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246728 일반 [A갤] [ㅇㅎ] 청순 스미레 그라비아 [424] ㅇ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187934 312
246727 엔터 [브갤] 용감한 형제가 5년전부터 하던일 [484] o.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153249 1155
246726 엔터 [히갤] 브리라슨이 호감이고 크리스햄스워스는 개새끼인 이유 [357] ㅇㅇ(121.173) 21.04.13 113856 876
246724 일반 [연갤] [ㅇㅎ] 간지럼에 가장 약한 그라비아 아이돌 [183] ㅇㅇ(118.130) 21.04.13 155211 211
246723 일반 [파갤] 한국여자들이 근육을 싫어하는것에 대한 기저 [902] ㅇㅇ(210.217) 21.04.13 160391 790
246722 시사 [야갤] 오세훈 업적 2. jpg [808] ㅇㅇㅇ(220.71) 21.04.13 178296 3672
246721 게임 [중갤] 몇몇 게임회사 이름의 유래 [220] 글레이시아뷰지똥꼬야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132602 360
246720 일반 [주갤] 마신거 [93] 정인오락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81448 61
246719 시사 [야갤] 깜짝... 갈데까지 가버린 서울시 시민단체 근황 .jpg [786] 블핑지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153671 2369
246718 엔터 [야갤] 김딱딱 논란 어이없는 점 (feat. 페미민국) [772] ㅇㅇ(203.229) 21.04.13 154345 2953
246717 일반 [겨갤] [ㅇㅎ] ㄹㅇ 역대급 [144] dd(118.235) 21.04.13 148964 184
246716 일반 [자갤] M235i산 게이다..1개월탄 후기 써봄(3줄요약 있음) [166] 깡촌빌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73268 174
246715 일반 [중갤] 3살 체스 신동... 인생 최대 난관....jpg [41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130351 865
246714 일반 [중갤] 17금) 의외로 겜잘알인 누나... jpg [330] 케넨천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190719 590
246713 일반 [여갤] (전) 세러데이.. 초희.. ㄹ황.. [84] ㅇㅇ(223.62) 21.04.13 100043 155
246712 시사 [주갤] 해운대 9.5억 뛴 신고가에 부산이 화들짝…매수자는 중국인 [208] ㅇㅇ(119.204) 21.04.13 79542 654
246711 스포츠 [해갤] 해버지 현역시절 슈팅스페셜.gif [233] 곰보왕박지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71948 295
246710 일반 [일갤] [ㅇㅎ] 타츠야 마키호 그라비아 발매 [37] ㅇㅇ(223.38) 21.04.13 79610 75
246709 시사 [야갤] 진중권...레전드 ㄹㅇ...JPG [984] 아츄아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127164 1599
246707 FUN [중갤] 여초 사이트에서 말하는 포지션별 롤하는 남자.jpg [56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137594 612
246706 일반 [중갤] 여왕벌 소신발언 레전드.jpg [31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130659 1280
246705 일반 [야갤] 야붕이 pc방 사장님이랑 싸웠다 .jpg [1492] 블핑지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188959 3075
246704 시사 [싱갤] 안싱글벙글 핵융합 기술 [370] 건전여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70787 543
246703 일반 [싱갤] 싱글벙글 휠체어 전도.gif [153] ㅇㅇ(39.7) 21.04.13 73732 359
246702 일반 [싱갤] 싱글벙글 한남 고등학교 [128] 에이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92989 390
246701 일반 [싱갤] 싱글벙글 리얼돌카페 [179] ㅇㅇ(59.20) 21.04.13 102697 282
246700 FUN [싱갤] 싱글벙글 람보르기니.gif [182] ㅇㅇ(39.7) 21.04.13 83138 261
246699 일반 [코갤] 슈카월드 라이브... 2030세대의 분노.jpg [399] ㅇㅇ(223.62) 21.04.13 81024 709
246698 일반 [야갤] 삭재업)여경 기동대 폭로 신작.blind [1243] ㅇㅇ(175.125) 21.04.13 115561 2253
246697 일반 [싱갤] 꼴릿꼴릿 가능촌 [109] 으규으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126515 694
246696 일반 [야갤] 경희대.. 에타근황ㄹㅇ....jpg [443] ㅇㅇ(58.140) 21.04.13 128997 2153
246695 시사 [야갤] 30000vs1...잡히면 따먹힌다...추격전...JPG [960] ㅇㅇ(220.116) 21.04.13 168163 1000
246694 일반 [주갤] 행동하는 주붕이 정의구현 하고 왔다 [91] 버번위스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46821 462
246693 일반 [새갤] 하태경 페북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47] ㅇㅇ(121.171) 21.04.13 53487 448
246692 일반 [토갤] 플레이스토어 110만원 해킹당한거 후기.jpg [155] K보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66028 285
246691 스포츠 [해갤] 진짜 개미친새끼...gif [115] KB(112.148) 21.04.13 71980 218
246690 일반 [야갤] 운빨..만렙..1조..잭팟..동남아..누나..JPG [848] 튤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121281 1131
246688 일반 [야갤] 공무원갤 논란....jpg [337] ㅇㅇ(210.178) 21.04.13 71676 272
246686 일반 [L갤] 네이트판 캡쳐 [98] ㅇㅇ(118.32) 21.04.13 59227 222
246685 일반 [육갤] 군대와 이 세계의 공통점 [137] ㅇㅇ(223.62) 21.04.13 75046 644
246684 일반 [식갤] 무화과 나무 잎으로 차 만들었습니다. [104] 식둥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39557 191
246683 일반 [기갤] 유노윤호랑 서예지 방송에서도 티냈었네ㅋㅋ [115] ㅇㅇ(211.36) 21.04.13 75568 139
246681 일반 [과빵] 시작하는 빵린이를 위하여(1. 무엇을 사야하나) [50] ㅇㅇ(223.38) 21.04.13 41545 86
246680 일반 [카연] (스압) 단편 비주류 사람 [272] 잇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45312 467
246679 일반 [야갤] 깜짝.. 윾승사자.. 또 떳다....JPG [341] 사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123400 1506
246678 일반 [한화] [ㅇㅎ]큰 가슴 [72] 거유(175.223) 21.04.13 97807 262
246677 스포츠 [한화] 코구부장 안경현 저격.jpg [52] oksus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4.13 39312 102
246676 일반 [야갤] 조련누나..자해 후.. 김정현 태도 변화...gif [149] ㅇㅇ(39.123) 21.04.13 75786 297
246675 FUN [유갤] 저번 주말...차박 성지들 근황...jpg [133] ㅇㅇ(1.230) 21.04.13 130204 175
246674 일반 [야갤] 여성만 혜택주는 서울시에 항의전화 함 [508] ㅇㅇ(211.33) 21.04.13 53461 1236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