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깊었던 인터뷰 한구절을 가져와봤어.

V.G. 연기할 때 극중 인물의 자아를 진심으로 이해하나?
이동욱 진심으로 이해 못한다. 그걸 이해했다면 칸 영화제에 갔겠지. 만약 인터뷰에서 그렇다고 얘기한 사람이 있다면 90%는 뻥일 거다. 계속 노력은 하지만, 그 캐릭터가 내가 아닌데 어떻게 진심으로 이해를 하나. 설공찬의 대사를 말하면서 ‘이 대사 이상한데’라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의아할 때도 있고. 그렇지만 그런 의구심은 잠시 누르고 그에게 동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한다. 그런 상황이 많은 작품은 아주 힘들어지겠지. 작가가 여러 번 교체돼서 전개가 들쑥날쑥해질 때, 시놉시스와 다른 방향으로 갈 때, 시청률 때문에 갑자기 주인공의 분량이 무리하게 늘어날 때, 인터넷 때문에 전개가 바뀔 때는 무조건 안 좋다. 차라리 쪽 대본이 낫지 그럴 땐 정말 하기 싫다. ‘부모님 전상서’에 출연하면서 왜 김수현이 최고의 작가인지, 왜 드라마에 좋은 대본이 필요한지 뼈저리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