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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두살이 되던 해에 캐체피카는 추장의 부름을 받았다.

Masonic(176.10) 2014.09.05 00:25:51
조회 95 추천 0 댓글 0

														

'마히싸' 추장의 티피천막 안에는 푸른 연기가 낮게 흐르고 있었다.

'웨카마사건'(wekamasagun)의 오묘한 향기가 텐트 안에 가득했다.

(알팔파 짚을 다섯가지 색으로 엮어서 만든 웨카마사건이 타면서 만들어 내는 푸른연기는

인간의 영혼을 청결하게 만들어 준다.)

추장의 티피에서는 새벽과 밤 중에 웨카마사건의 연기가 흘러나왔다.

 

마 히싸 추장은 캐나다 전역의 추장회의에서 추대되는 GreatChief 의 자리도 마다하고  부족의 지도자로 남았다.알버타 주립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그를 여러 기업에서 스카우트 하려고 시도했지만 허사였다.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인디언 마을로 돌아왔다.

 
푸른 연기가 하얗게 사라질 무렵 추장이 말했다.

 

“대학에 가거라. 종교를 공부하고 오너라...인디언 것이 아닌 백인들의...”

 

캐체피카는 추장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짐작하고 있었다.

 

“졸업할 필요는 없다. 2년만 공부하거라. 그리고 그 다음은..”

 

그 다음은…

캐체피카는 묻지 않았다.

 

 

알버타 주의 캘거리 시 남서쪽,

캘거리 대학 종교학과의 토론수업 시간은 백인들만의 파티였다.

 

캐체피카를 제외하고는 교수도 학생도 모두 백인이었다.

몇몇 학생들은 노골적으로 낡은 가죽망토를 걸친 인디언 학생에게 불쾌감을 나타냈다.

 

“어이,인디언 친구..번지수 잘못 찾아온거 아냐? 여기는 요상한 주문따위를  가르치는 곳이 아닌데…이히히퀘키키~이런거 말야,,크큭”

 

캐체피카는 2년이란 시간을 그렇게 견뎠다.

 

달이 스물세번 바뀌는 동안 그는 바이블을 7번 읽었다.

스물네번 째 보름달이 뜬 날..

여덟번 째 다시 펼쳐든 바이블...

 

출애급기 1장..2장..3장..

1절..2절..3절...

마침내 14절에 이른 캐체피카의 두 손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모세가 하나님에게 물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당신을 누구라고 설명해야 하나이까?

하나님이 말씀했다.

그들에게 가서 말하라..

 

'Ehyeh-Asher-Ehyeh’

예흐예 아셰르 예흐예..

 

I am who I am...나는 있는 그대로 이니라..

 

 

쿵 !

 

캐체피카의 심장이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마구 뛰고 있었다.

 

'나는 있는 그대로...'

 
 
그것은 백인들이 그토록 알기 원하는 신의 실체였다.

 

캐체피카는 바이블을 덮고 짐을 챙겼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년 만에 다시 만난 모히싸 추장의 질문은  두 가지였다.

 
 
“보이더냐?”

“예..”

 

“찾았느냐..?”

“예..”

 "....."

 

“그만 가서 쉬거라..”

 

 

 

까만 하늘에 하얀 별이 가득하던 어느 그믐 밤에 추장이 그를 불렀다.

 

“원죄가 무어더냐..”



 

 

인간이라는 생명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원죄’라는 굴레를 쓰고 세상 밖으로 나온다.

출생과 동시에 끔찍한 죄인이 되어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 백인들이 말하는 인간의 원죄였다. 그러나 그들은 에덴동산에서 이브가 사과를 따먹었다는 추상적인 이야기로만 원죄를 설명했다.

이해하기 힘들었다. 캐체피카는 교회들과 도서관들을 순례했다.

 

해답은 교회도 도서관도 아닌 엉뚱한 곳에 있었다.

 

여름 학기동안 먼 나라 티베트에서  젊은 승려 한 명이 교환학생으로 왔다.

 

'쳉탁'은 캐체피카와 동갑내기였다.

 

동병상련...그들은 곧 친구가 되었다.

 

 

“’살생하지 말라’라는 불교의 계율을 들어봤지?”

“그게 원죄와 무슨 상관이 있는데?”

 

“사람은 살아있는 생물을 죽여서는 안되는 거야..그건 죄를 짓는 거잖아..그런데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살생을 해야만 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지..우리가 먹는 음식,입는 옷,사는 곳…

잘 생각해봐…우리는 살아있는 것들을 죽이지 않고서는 스스로 살 수가 없는 존재들이야..

아기 들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다른 생명체를 먹어야 하는 것이야..

그래야 아기가  살아 남을 수 있거든...아무 죄도 없을 것 같은 갓 태어난 착한 아기가 처음 하는 일이 바로 살생이야..끔찍한 일이지...”

 

 

인간이 자신의 생명을 지켜나가려면 누군가를 끊임없이 죽여야만 한다.

그 누군가는 동물 일 수도, 식물 일 수도, 때로는 인간 일 수도 있다...

 

그렇구나....

 

“에덴은 우리가 살아야 하는 세상..이브는 우리를 태어나게 한 어머니..사과는 세상의 모든 생명체…아담이 아니라 이브가 사과를 따야만 하는  이유는 아기를 낳는 것이 여자이기 때문이야..

죄를 지어야만 하는 생명체를 잉태한 죄 때문에 여자들은 남자들 보다 더 힘들게 세상을 살아야만 되지…”

 

원죄는 비단 인간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었다.

세상의 모든 것이 그러했다.

 

기독교가 죽어야 이슬람이 살고...

티벳불교가 죽어야 모택동 정신이 살고..

예수가 죽어야 모든 사람이 살고..

 

 

"부처님은 살생하지 말라 하셨지...살생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는데 살생하지 말라 하셨으니..

그래서 승려들은 심장이 없는 것들만 먹으려고 노력하지...인간이 짓는 죄를 줄일 수 있는 만큼 줄여 보려고...하지만 식물에게도 엄연히 생명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야...



그래서  불자들은 방생이라는 행사를 하는 거야 . 수많은 살생을 해야만 하는 인간의 원죄를 조금 이라도 씻어버려야 하니까...."


별똥별들이 하얀 빛을 내며 떨어지고 있었다. 한 개…두 개..

 

 

“좋은 친구를 만났구나..”

 

"저....."

 

추장이 통나무에서 일어섰다.

 

"들어가서 자거라..."

 

I am who I am...

 

캐체피카는 그 말을 하고 싶었다.

백인들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God...신이 누구 인지를 찾았다는 그 말을..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추장의 뒤를 별똥별 하나가  따라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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