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막을 보고서야 묘하게 힐링을 받는 그 이유를 알게되서 한편으론 기쁘기도하고 슬프기도 하다
너무 아둔해서 그동안 미키와 에디를 만날때마다 그들의 비극을 탓할 가해자만 찾은게 여러 캐릭터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극 속에 가해자는 없었다
그저 피해자만 있을 뿐이다
이 세상이 만들어낸 피해자...
어찌보면 가장 밉다고 느껴지는 쎄미마저
피해자일 뿐인것이다
이 각박하고 척박한...
범죄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가난을 벗어날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한 세상을 향해
쎄미는 그 누구보다 솔직하게 칼을 휘두르고 총을 쏜걸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배경은 영국의 어느 도시, 아주 오랜 옛날 산업화가 시작될 무렵의 일이지만
여전히 빈부 격차는 있고 어쩔 수 없는 시대현실로 인해 직장을 잃거나 남편없이 홀로 자식을 키워내는 엄마, 어느 순간 어른이 되서 과거의 순수했던 자신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스스로를 보면서 경멸하는 우리도 보인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너무나 쉽게 볼법한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를 유머와 웃음 속에 담담하게 말해주고있다

마지막은 분명 비극이다
쌍둥이 형제가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눌 수 밖에없었던
가난으로인해 사랑하는 쌍둥이 한명을 팔 수 밖에 없었던
부유하지만 아이만큼은 가질 수 없어 미쳐버릴 수 밖에 없었던
불행하고 짠한 그들의 사연을 보면서
묘하게 위로되는 까닭은
그들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까닭이 이 좆같은 세상에게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고도없이 어른이 되곤한다
나레이션이 말하듯 내일 점심은 뭘까 옷은 뭐입지 따위의 고민을하며 낙엽만 굴러가도 웃음이 터지던 그 시절들을 되돌아보면
너무나 어색한 내가 있다
우리는 어른이 되어 처음 마주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어색할때도 있고 언제 내가 이렇게 이해타산적이고 이기적인 어른이 되어있을까 싶어 서글플때가 있기도 하다
나 역시 마지막까지 어른이 되기 싫어 발버둥 쳤지만 결국 이렇게 어른이 됬다

그래서 미키가 에디에게 넌 아직 애야! 근데 너를 탓하는건 아니야! 내가 너라도 그랬을테니까 ... 하는 대사가 특히나 시린 이유일것이다

그동안 블브를 보면서 이 좆같은 세상에 치여가며 어른이 되버린 , 그래서 애써 잊을 수 밖에 없었던 유년시절, 사춘기시절을 다시 느낄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혹시라도 어른이 되버린 스스로의 모습에 염증을 느끼거나 구역질이나는 이가 있다면... 너무 몰아치지 말길 바란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당신 스스로의 잘못도 아니다
이 빌어먹을 세상탓이니
괜찮다

전부 다 괜찮다


블브 안녕
고마웠어...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엠디 좀 예쁘게말야...

갤에 이렇게 오글거리게 글 남겨서 미안
불편한 횽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 전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