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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드 - 벨리핀치 이야기

1958(182.228) 2014.09.14 22:49:20
조회 6344 추천 200 댓글 43
														

 

 

 

주) 스포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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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핀치. 머리가 두개 달려서 실비아와 필립의 집에 뿅, 하고 튀어나오는 올리버의 동화속 주인공.

 

처음 프라이드를 볼때부터 이 낯선 존재가 이 극에서 왜 등장했을까 궁금했었거든.

차츰 공연을 보면서 벨리핀치가 나타내고자 하는 상징이 무엇인지,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어.

 

 

다른 무지개들이 후기에 썼던 것처럼, 궁극적으로 벨리핀치라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 혹은 개성의 상징인 것 같아.

그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겠지. 내가 좋아하는 것, 혹은 싫어하는 것, 고민하고 있는 것, 원하는 것, 이루고 싶은것 등...

타인에게는 없는 그 무엇, 타인과는 다른 그 어떤 것.

 

필립과 올리버에게 그것은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정체성이 되었겠지. 알아보는 것. 저 사람만이 나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알아보는 것.

사실 두 사람의 만남이 내게는 좀 지루한 부분이었거든. 첫장면이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는 장면이기에 뭐랄까.. 다소 연극적인 대사가 굉장히 많기도 하고 약간 어색하거나 다소 현학적인 문장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장면이 굉장히 무게감있게 다가오기 시작하더라.

 

특히 가장 첫장면. 조명이 켜지고 문을 열고 선 필립과 올리버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 찰나의 순간이 굉장히 길어지는거야.

그런느낌을 받을 때가 있거든. 아, 저 두사람이 서로를 알아보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 때.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겸연쩍게 웃으며 시선을 피하다가도 혹시 하는 마음에 확인하듯 다시 상대의 눈을 볼때... 마치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어. 아마도 그들은 그 짧은 순간 느꼈겠지. 실비아가 느꼈던 그 공기의 일렁임을, 그리고 서로의 벨리핀치를.

 

언젠가 도서관에서 그런 동화책을 본적이 있었거든. 외국의 동화책이었는데, 그 동화책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피부색이 백인 흑인으로 나뉜게 아니라 총천연색의 모든 색으로 표현되어있었어. 그리고 다른 색을 가지고 있고 다른 색을 좋아하는 게 잘못된게 아니라고, 단지 다를 뿐이라고 이야기를 시작했었어. 그 책에는 분홍색을 좋아하는 남자아이, 로보트를 좋아하는 여자아이, 채소만 먹는 여자, 남자와 결혼한 남자 등.. 아주 다양한 주제들이 가볍고 밝고 유쾌하게 나왔었어. 갑자기 낯선 동화책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어쩌면 벨리핀치라는 소재도 그 동화책에서 말하려던 것과 같은 말을 하려던게 아닐까 해서. 각자의 개성과 취향이 다른 건 나쁜게 아니다,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런 이야기들 말야.

 

저 그림을 그리는데, 새삼스럽게 필립이 더욱 가여웠어. 모르는 것과 아는데 모르는 척 하는 것은 천지차이인데, 필립은 그렇게 어렸을때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아놓고 그것을 부정하고 외면하는데에만 한평생을 쏟았으니 그삶이 얼마나 외롭고 또 외로웠을까. 어쩌면 침묵의 신전에서 신을 기다리는 사제보다도 더 침묵하는 자신이 역겹고 싫었을지도 몰라. 그것을 그저 견디고, 인내하고, 참고, 또 외면하고 그렇게 쳇바퀴처럼 빈집과 빈집과 다름없는 집을 오갔을 필립의 낡은 구두가 너무나 안타까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가 않아서 견디기만 했던 미련한 사람.. 필립 나는 당신이 슬퍼. 너무 슬퍼 필립..

 

 

마지막에 덧붙였던 시는 내가 좋아하던 소설에 나왔던 시인데, 프라이드 공연볼때마다 생각이 나서 함께 넣어봤어.

 

함께 공연을 보고, 그 좋은 점을 알아보고, 알아가고, 그렇게 시간이 기억이 되어 쌓이는 거 참 소중하고 고마운 거 같아.

잘자요, 무지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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