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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데빌 느낌적 후기(불편하면 스킵. 난 호쪽인데다 횡설수설할 예정)

dw(218.156) 2014.09.25 10:18:58
조회 1260 추천 19 댓글 15

더 데빌을 첫 주부터 봤어.

원래는 후였는데 첫날 관극평이 어마무시하여 앞당겼어.

솔직히 나는 기괴하고 음산하고 뭔가 획기적이고 고어적이길 바랬어.

내가 원래 스릴러 마니아이기도 해서......

 

첫 주 관람 후 느낀 것은 지루함과 어디에 있나? 파격.

파격적이지도 않고 좀 느슨한 전개에 그나마 밴드 사운드 좋다였고.... 지엑스랑은 좀 싸웠고.

왜냐면 극의 흐름이 엑스를 악마로만 몰고 가지 않는데 지엑스는 딱 메피스토펠레스 그 자체였더라고.

이게 파우스트를 그대로 옮겼으면 올!하고 봤을 텐데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 안 맞아였지.

 

두번째 관람은 근 1주일만 마엑스를 봤어.

근데 극이 짜증이 나기 시작했어. 왜, 내가 좋아한 부분은 다 뺀거야? 나 그 장면 좋았단 말이야를 속으로 외쳤지.

특히 그레첸이 자기 배를 찌르는 그 부분, 낙태와 자살시도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어 좋았는데 이젠 너무 밋밋해서....

게다가 밴드는 왜 줄여!!!!

솔직히 첫 주에 가사 대사 다 알아먹고 삼중창 때 셋이 각기 다르게 부르는 부분만 몇 부분 못 알아먹었기 때문에 더 짜증이 났지.

다 들린다고.... 왜 밴드 사운드를 줄이는 거야라고 피를 토했는데

게다가 마엑스는 완전히 거울같은 느낌이었어. 이도 저도 아닌 맹탕.

 

잡은 표만 보자 하고 2주만에 다시 봤었더랬지.

그러다 내가 낚였어. 파다파닥.....

극 자체는 처음부터 괜찮게 봤는데 내가 대차게 싸웠던 것이 엑스들 때문이었거든.

원래 쏭과 안 맞고 맨날 싸워서 쏭을 걱정했는데 쏭은 아오안이게 엑스랑 싸우다가 급 화해까지는 아닌데 그래도 조금 마엑스가 나아졌더라고.

뭐 아직도 마엑스는 신적인 면이 너무 강하긴 하지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악마적인 면도 잘 살리는 듯 해.

 

원래 파우스트라면 내가 자다가도 일어날 정도로 좋아하지만

솔직히 이 극은 파우스트를 차용만 했어.

기본 설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파우스트를 따 와서 그 흐름을 따라가지만 주는 메세지가 완전히 달라

그 맛에 내가 또 낚여 회전문을 뱅글뱅글 돌게 되는 지도....

딱 막공까지 1n번 정도만 보는데 지금까지 한 시즌 1n번 찍은 게 지크슈와 노담 외에는 없어서...... 대부분 7회 안쪽으로만 끝냈으니

 

난 엑스가 매혹적인 이유 중 하나가 엑스가 파우스트 원작 속 신의 대사도 하고, 메피스토펠레스 대사도 하고, 파우스트 대사도 하고 게다가 원작 속 합창의 대사도 하고 혼자 다 하기 때문이야.

각 대사 부분 부분이 연결되는 것을 들으면 감이 빨리 잡히는데 솔직히 원작 모른다고 어렵게 생각하지마.

그냥 들리는 대로 생각하면 되는 거니까.

연출의 트위터 때문에 몇 부분이, 티타임 후기를 듣고 관객과의 대화 후기 들으니 내 해석이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지만 일단 자신의 느낌이 더 소중한 것 같아.

 

처음 극 봤을 때부터 느껴진 것은 매우 인도적이다, 혹은 힌두적이면서 중남미 신화에 가깝다였어. 게다가 범신론적인 색채가 좀 깔려 있더라고.

그런데 대사랑 가사는 기독교적이고 기독교 중에서 특히 라틴어를 많이 차용해서 가톨릭적인 느낌도 나.

성서의 일부분을 그대로 빼내왔는데 구약과 신약 모두 들어가 있지만 구약쪽의 차용이 맨처음 내가 느낀 인도적인 느낌을 많이 살리게 했어.

열락의 경지가 그 자체의 천국이 되고 신전이 된다는 것은 인도쪽 몇 몇 경전들 보면 그대로 나오거든.

게다가 엑스가 신적인 면과 악마적인 면을 다같이 가지고 있으니 더더욱 인도에서도 힌두교 신들과 닮았어. 그리고 중남미의 신들과도 닮았지.

시험을 하고 계약을 하는 장면은 그리스 로마의 신들과도 닮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해.

 

이렇게 범신론적인 존재 하나 나오니까 당연히 파우스트랑은 멀어져.

게다가 그레첸의 환영, 환상이 극을 온종일 지배해서 약간 투명한 막 사이로 극을 보는 느낌을 주지.

그레첸이 엑스가 주는 쾌락과 권력이라는 마약에 잠식당한 존을 엑스로 인식한다는 것은 너무 친절히 풀어서 금방 눈치챌 수 있었고.

결국 그레첸에게 실제적으로 파우스트가 가한 폭력이 있었다는 것인데

그걸 그레첸은 엑스에 잠식당한 파우스트니까 결국 엑스라고 받아들여.

그래서 악마의 씨앗을 밴 자신을 정화시키려고 하지.

극 흐름 전체는 기독교와는 정말 거리가 멀어서 기독교적 요소를 차용한 것 때문에 가끔 멀미날 정도였어.

아주 모순적인 장치들로 이야기를 전개해버렸으니까.

 

조명은 난 아주 좋게 보는 경우고, 코러스 안무는 이해는 가는데 코러스 위치 때문에 배우들과 코러스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시선 분산이 일어나 진심으로 절반이나 30프로 정도 정리했으면 싶고, 그게 안되면 혹여 이 극이 다시 무대에 올라온다면 중앙에 배치해서 시선강탈이라도 막았으면 싶어.

 

그런데 마지막 부분이 날 좀 재밌게 했고 생각케 하더라.

매우 중의적으로 풀어냈어. 받아들이고 싶은 대로 받아들이면 좋을 결말.

죽어서 둘이 천국에서 행복하다고 생각하거나

엑스의 시험은 환상이었다고 생각하거나

엑스가 전지전능해서 시간을 되돌려 그들을 행복하게 살게 했다고 생각하거나

받아들이고 싶은 대고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아.

 

난 파우스트에 매우 많이 빠져있는 편이라 마지막 '시간은 지나갔다'란 대사 때문에 둘이 죽었다고 생각해. 그리고 연출이 아니라고 해도 그냥 내 느낌대로 가려고 생각하고 있어. '시간은 지나갔다'란 것은 인간의 삶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뭐 어렵다 아니다 말들 많고 괴작이다 망작이다 말들도 많지만 나는 요 근래 올라온 창작중에서는 그래도 음악이 가장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조명과 안무 극 흐름이 굉장히 잘 만들어졌다고는 생각해.

 

그리고 파우스트를 아주 세심하게 분해해서 완전히 다른 극으로 만들어 놓은 것도 좋았고. 솔직히 좀 더 파격적이었으면 좋았겠다 싶은데... 워낙 파격과는 거리가 먼 얌전한 연출이어서 그게 좀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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