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주변 친한 지인들에게만 커밍 한 상태고, 뮤는 혼자 보러 갈 때가 많아. 워낙 공연을 좋아하는데 연뮤갤 활동 한지는 오래 되지 않았어.

최근 퀴어소재 방송 단막극 방영 논란과 갤에 동성애극 취향에 대한 글을 보니까 뜬금없이 갤에 커밍&덕밍과 동시에 생각을 말하고 싶어져서..

우선 나는 다른 성소수자들과 다르게 퀴어 작품(영화, 연뮤 포함)을 많이 보러 다니는 편이야. 왜 다른 성소수자들은 많이 안보냐고? 대충 알겠지만.. 특히 남자들의 경우에는 여성 관객이 압도적으로 많은 퀴어 작품을 보러 가는건 반 커밍or아웃팅 당하는 느낌이 들거든.. 또 퀴어 작품에 대한 성소수자들의 편견도 상당해... 그리고 무엇보다 일반 중에서도 소수인 뮤덕인데 소수인 이반들 사이에서는 얼마나 드물겠어ㅋㅋ

아무튼 헫윅, 쓸을 비롯해 솜 같은 (퀴어라고 하기에)애매..한 작품도 다 봤는데 극 자체만 놓고 봤을 때 배우들의 역량이나 완성도에 있어서 만족 하는 경우도 제법있었어. 그런데 이건 순전히 뮤덕의 시각이고.. 한명의 ㄱㅇ 자아로 돌아왔을 때 그런 작품이 썩 달갑지 않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야.

작품은 작품으로 놓고 봐야한다. 소재는 소재일 뿐.. 이라고 얘기 하지만 그건 반대로 퀴어가 소재 이상의 감흥을 전달 못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어. 소수자를 다룬 작품이 다 그렇듯 동성애도 소재로서만 보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어떤 식으로든 일반인들에게 소수자들의 대한 인상이나 성격 또는 편견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에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나마 그 정돈 양반이고.. 대부분 일반인 시각에서 만들어진 작품에 대한 고까운 시선, 또 그걸 보러가는 관객들이 대다수 여성이라는 것 자체까지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이쪽 사람들이 많아. 호모 포비아 보다 낫지 않냐라고 하지만 그건 극단적인 예인거 같고, 어떤 이쪽 사람들은 차라리 거부감을 갖고 신경 안쓰는 일반인이 어설프게 우리를 이해하는척 하는 '우아한 호모포비아'(실제 이런 용어가 있어)보다 낫다. 라고 얘기하기도 해.

그리고 무엇보다 옷걸이 좋은 배우들이 나와 여성관객들에게 팬서비스 하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어서.. 동성애를 다뤘는데 과연 실제 성소수자들을 관객으로서 고려하고 있는 작품인가 의문 스러운거지. 꼭 그렇지 않아도 개인의 취향 문제 아니냐 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을거야. 물론 그건 그거 나름대로 존중하고 싶어. 다만 나는 어쩔 수 없이 한명의 성소수자로서 볼 수 밖에 없으니까.

사실 상대적으로 많은 퀴어 작품이 제작되는 영화의 경우를 보면 동성애를 하나의 관객 취향으로만 제작하는 작품도 있고, 정말 일반-이반 모두에게 큰 감동을 줬던 작품도 몇 있어. 그런걸 볼 때 많은 퀴어 작품이 만들어 진다는건 그 만큼 우리 사회에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거나 또는 한 담론을 만들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긴 해.

그런데 퀴어극은 어쩔 수 없이 관객층이 한정 된 편이고, 그래서 과연 얼만큼 진정성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어. 뭐 답은 없다고 생각해.. 언젠가 좀 더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 퀴어극도 작품 그 자체만으로 바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사항이 있을 뿐이야.

가장 좋은건 다양한 관객층을 만족 시킬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를 가지고 소수자라는 소재에 대한 고민도 심도 있게 다뤄진 좋은 극을 만나는 거겠지..

쓰다보니 내가 뭐라고 쓴건지 모르겠는데.. 암튼 이런글 쓴 이유는 개인적인 동정, 공감을 받고 싶거나 하는 생각은 절대 없고.. 그저 한명의 성소수자로서 내 생각을 밝히고 싶었다라는 정도였어. 물론 내생각이 성소수자 모두를 대변하는건 아니지만..ㅋ

불편 했다면 미안하고 오늘도 즐거운 관극&갤질해~ 포도알은 알아서 냠냠할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