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늦었지만 어제 안블리의 여운이 큰 지라 또 끄적끄적 대봄.

후기들에도 있었던대로 어제 안돌프  목상태는 별로였음에도 불구하고 어제의 공연이 참 좋았다, 여운이 남는 이유는 배우들의 합이 좋았기 때문 인 거 같음.
웅그로의 발언에 따르면 배우가 버스도 아니고 노선이 어쩌고는 결국 관객이 내보고싶은 대로 보고 만족하고 말고일 수 있지만, 그들이 똑같이 연기히고 똑같이 움직였더라도 내가 좀 더 좋게 보고 좀 더 감동받는 공연이 있는데 어제가 그랬던 듯.

일단 블리마리가 넘버는 아직 딱 내 취향이 아니지만 꾀꼴꾀꼴한 발성이랑 천진함에도 불구하고 강인함. 그런 블리마리에게 안돌프가 사정없이 사랑에 빠지고 신념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마음으로 이해갔어.

덕환요제프님의 깽판에 가까운 연기와 노래에도 불구하고 요제프랑 대립씬이 제일 좋았던 내게  루돌프 마리의 러브라인도 놓쳐서는 안될 포인트가 되었어.

분명 자기도 아직 어린나이고 철도없고 마냥 천진난만하고 티없을 그나이에 어쩌다 소신을 가져서는 줄리어스 펠릭스를 동경하고 루돌프를 만나 첫 눈에 반하다가, 그게 그넘이라는 걸 알고 폴짝폴짝 뛰면서 좋아하는게 너무 사랑스러웠어.

그래서 악몽에서 깨어난 안돌프가 옆에 마리가 있음에 안심하고 환하게 웃는 게 너무 이해감. 그녀가 수줍은 듯 등지고 옷을 입는데 조금만 더 있으라고 떼쓰는 안돌프는 그땐 가만두면 이잉~하고 발굴리면 떼쓰겠다 싶을 정도로 초딩같더라. 늘 그에게 내려있던 어둠의 그림자가 걷히는 몇 안되는 순간이기도하고.

자꾸 마리들이 속옷차림으로 무대 활보하는 거 안 좋아하는데다가 등지고 옷 입을 때 내가 다 민망한 차에 안돌프기 다가가니 흠칫하다가도 안심시키는 그 손짓에 가만히 그를 내려다보는 블리도, 황태자비의 팔찌도 심드렁해서 대충대충 퉁퉁대다가 결국 욕먹던 황태자가 한 여인의 발 밑에 무릎 꿇고앉아 단추를 하나하나 세심하게 채워주는 안돌프도...커퀴꺼져 쌍쌍바.
ㅜㅜㅜㅜㅜ흐엉..진짜 깨소금 내 진동해서 난 천일염도 아닌 싸구려 소금에 통째로 저려져갔음.
킁킁 어디서 짠내 안나요?

블리의 씩씩함은 선머슴같은 그런 씩씩함이 아니라 누가봐도 연약하고 깜찍한 아가씨가 나는 씩씩해요! 끙차! 의 느낌이라 안돌프 눈엔 얼마나 사랑스럽겠어.
명색이 자기가 황태자고 남자고 나이도 도동놈인데.....

덕분에 안돌프의 네 번의 '네'가 심하게 슬펐다.
억울함 분노 서글픔 절망 무기력 모두를 뒤범벅시킨 그 짧은 네! 알겠습니다! ...첫공부터 거기가 그렇게 와닿더니 어젠 진짜...어익후....

그리고 은율라리쉬 예쁘장한 얼굴에 우아하고 강단까지 있어보이는 모습이라 전쟁터에서도 마리랑 쌍으로 사랑스럽다.
근데 노네 그거 아니? 전쟁터에서 라리쉬 진상 취급 받는거? ㅋㅋ뒤에 키큰 앙이 막 라리쉬가 천들고 펄럭대고 채찍들고 난리치면 뒤에서 막 짜증부리더라.

암튼 증욕에서도 타페가 아직 못 잊고 찌질댈만하다고 납득.
찌질대던 미남타페는 결국 가사 까먹고 개사했다만ㅋㅋㅋㅋ 나를 좀 도와달라고ㅋㅋㅋㅋ
일부러 바꾼것 같진 않던데 오늘 보면 알겠지.

대사톤이 꾀꼴꾀꼴하진 않고 좀 탁한 편이긴한데 어쨌든 조으다.
안돌프랑 붙을 때도 끈끈한 사촌의 정이 느껴저서 좋음.

미래의 별은 길라리쉬가 더 좋은 것 같긴한데 암튼 전체적인 합을 봤을때 단연코 은율라리쉬 승!

어제 술집 씬에서 안돌프 총  좀 일찍 쏘고 자기도 놀라서 혼신의 연기하던데 앙상블들과 음감은 아무렇지 않게 달리다가 원래 약속된 총소리에서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좀 어색해졌지만....그때 안돌프 혼자 열연했음으로 이해해드림. (니가 안하면 어쩔거나며ㅇㅇ)

그끄제 기둥 뿌사져라 문 열고 나오던 미남타페가 아~주 조심스럽게 열고 나오고 곱게 문닫는 것도 재미있었다ㅋㅋㅋ

세상이치에서 마리가 난 진실해~ 이러면 마이크 꺼진 상태에서 하! 하고 육성으로 빡치는 것도 쬲.
근데 어제도 글 썼지만 자꾸 일년 뒤에 "날" 닮은 여자만나라고 해지뭬ㅜㅜㅜㅜ
진짜 나는 그렇게 들려......


암튼 앙상블들도 깨알같이 디테일 넣어가고 합들이 점점 좋아지는 거 같아서 좋다ㅜㅜ

드디어 오늘 깨돒 자첫인데 막 긴장된다.
깨시하 캐미도 궁금하고.

암튼...늦었지만 가는 길에 끄적여 봄.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