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공무원 남편과 전업주부 부인.
삼년전 어린 외동딸을 잃은 그들은
무던하게 잘사는듯했다.

그러던 어느날 부인은 아무렇지 않게
이제부터 자살을 하겠다고 자신의 계획을
덤덤하게 털어놓는다.

거기서부터 시작된 이들의 끝없는 대화.
표면만 보면 주변 모든이들의 부부싸움의
각종 패턴을 담아보이는 것 같지만
그 안에서 확실히 사건과 이야기가 진행됨.

보는동안 많이 피곤하고 피식 웃기도하고
정리해서 말하면 졸립진않은데 상당히 피로한 연극.
하지만 전달되는 메시지가 여러가지고
이것들이 모두 묘하게 마음에 와닿는다.

아마 부부라면 이 극을 보며 미혼인 나보다는
더 많은 감흥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남자인 내가 나중에 결혼하면 어떻게 해야겠다.
부부싸움은 어떻게 해야겠다는걸 배운듯ㅋ
여자들이 봤을땐 공감 많이 할거같드라구.
남편과 부인. 이 입장을 가진 이들이 여러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대본.
물론 미혼이나 학생인 이들에게도 충분히 생각할거리를 주고.

나쁜자석을 연상시키는 꽃비장면이 있는데
분명 지긋지긋함에 찌들대로 찌든 두시간 남짓이었는데
마지막부분에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이상한 순간이 있었다.
다른 관객들도 마찬가지였나보더라구.
배우들 연기가 아직 대본을 전달하기 바빠보였지만
충분히 좋았고. 더 있다가보면 느낌이 다를것같다.

색다른 가족극이었어.
추천하기엔 재미가 없어서 미묘하긴하지만
안보고 넘기기엔 다소 아까운 극일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