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정말 이렇게 되겠구나란 예상을 벗어나지 않음에도 그 쫀쫀함과 배우들 연기에 몰입하게 되.

박사과정 후 7년동안 교수임용되지 않은 남편의 뒷바라지를 시어머니께서 물려주신 보신탕집을 운영하면서 하는 아내.

7년간 빛도 볼 수 없는 방안에서 자신에게서 나는 악취(이건 겉과 속에서 나는 악취랄까)를 견디지 못하고 향수를 뿌리고 빨래를 하고 고상하게 포장한 말과 행동으로 버티는 남편.

정직하게 사는 개장수

그리고 딸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엄마.

이 네 인물이 정말 무대를 꽉 채우면서 서서히 서로의 속내가 드러나고 상대의 본 모습에 상처입고 자신의 본모습이 드러나는 고통을 겪는 연극인데..

문형주 배우 캐스팅은 정말 신의 한수란 생각이 들었어.

지적인 목소리에 지적인 외모. 그런 그녀는 관능적인 붉은 드레스를 입지만 그녀의 가슴은 처져있고 엉덩이 라인은 흉하지.. 처음엔 불편했지만 그녀의 의상과 몸은 마치 남편과 자신의 표리부동한 모습을 의상과 몸으로 보여주는 듯 싶었어.

그리고 개장수는 남편에 의해 옷이 벗겨지고 남편이 교수가 되면 입으려 했던 양복을 걸치는데 이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역시 같은 맥락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더라구..

건축 전공하는 친구와 함께 갔는데 무대에 감탄하더라구. 무대 정말 맘에 들어.

배우들이 피는 담배 냄새와 남편이 뿌리는 향수 냄새 난다.

일주일밖에 안남았으니 꼭 보길..

연극 많이 보는 편인데 정말 간만에 대본, 연출, 배우 그외에 모든 것이 다 좋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