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픈런 형식으로 나오는 극들은 관크때문에 피하기도 하고 

지금보지 않아도 언제든 있단 생각에 계속 우선순위에서 밀리는게 사실이라

볼 생각 전혀 없는 뮤 중에 하나였어.

근데 지방덕이 수욜 점심에 서울에서 뮤를 보려고 기웃거리니 볼 수 있는게 빨래 뿐이더라고;;

오랜만에 힐링하는 극도 보고싶고 할인율도 좋길래, 주말쓰지 않으니 이건 개이득! 이러면서 봤어.

음... 120분 인줄 알고 갔다가 인터포함 거의 세시간 짜리 극이란 거 알고 놀랄 정도니 얼마나 모르고 간 건지 ㅋㅋㅋ

결론만 말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참 많이 울었어. 한 단어로 요약하면 '힐링의 정석'같다고 느꼈고.

서울살이 몇 핸가요? 는 분명 울라고 만든 노래가 아닌데 타지생활하던게 생각나서 걍 줄줄 울었고

참 예뻐요.. 슬로우비디오에서 한 번 들어본 게 전분데 그땐 참 소울리스하게 봤는데 왜 오늘은 줄줄 울었는지..

무대 느낌도 참 좋았어. 어릴 때 살던 동네 생각나게 하는 뭔가가 있고, 무대도 알차게 쓴다는 느낌도 있었고

연출에 종종 놀라는 부분들도 있었고. 여긴 스포 밭이라 어쩔 수 없이 넘어간다 ㅠㅠ

적당히 관객이 민망할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좋았엌ㅋㅋㅋ 근데 왜때문에 내가 할 수 있었는데...

옆사람이 손 내밀어서 그리로 가고 그 담부턴 몇칸 떨어진 곳 + 반대편 옆관객한테 다 가더라 ㅠㅠ

단관도 괜찮았었어. 중학생1-2학년인데 의정부 뭐시기들처럼 시끄럽지도 않았고, 웃을 장면이 아닌데 낄낄거리긴 했어도

한 장면만 그랬고 나머지는 죄다 시체관극 하더라고. 시작하기 전에는 재미없으면 중간에 가자고 얘기하던 노인분들 단관도

한 분도 빠짐없이 다 보고 물개박수 치는데 내가 왜 뿌듯하던지 ㅎㅎ

배우들 연기도 좋았어. 강정배우 프콜로 티나만 보고 갔는데 솔롱고 잘 어울리더라. 티나 생각하고 갔다가 사내다움에 놀람 ㄷ

할머니 / 희정엄마 연기한 배우들 너무 웃겨서 정신도 못 차리고 웃었고, 그외 남자배우분들도 빵 빵 터지는 부분들이 많았어.

한 가지 아쉽다면 나영이 역할을 한 배우가 노래가 막귀 홍익뮤덕인 나에게도 좀 쓰릴하게 느껴진 게 좀..

그리고 부모님께 연뮤 관극하러 다니다고 말하면 항상 들리는 소리가 "그런거 너만 보지 마라."였는데,

보고 나오면서 처음으로 아.. 이건 부모님 모시고와서 한 번 더 봐야겠다.. 싶더라.

옛날에 살았던 동네에 대한 향수도 느낄 수 있고, 요즘은 보기 힘든 이웃간의 정도 많이 느낄 수 있으니까.

갈 때는 시간 때운다고 생각하고 갔었는데, 오면서 오슷사서 리핑하고있는 내가 여기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빨래 참 좋은 뮤야. 타향살이 하거나 직장생활에 스트레스 받는 횽들, 관극 스케줄을 채우고 싶을 때 한 번쯤 생각해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