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은 스프링 어웨이크닝 좋아하는 지인이 프콜 영상 같은 걸로 보여줘서 대충 아는데 사춘기 초재연 스프링 둘 다 안 본 상태에서 자첫함

스프링에서 이 역할이 멜키어 쟤가 벤틀라 얘는 모리츠 등등 이겠구나 생각은 들지만 싸를 본 적은 없으니 싸 지뢰나 싸 때문에 감상에 영향을 받지는 않더라.

대신 갤에서 본 싸랑 사춘기 무대 사진 비교를 봐서인지 무대가 좋게 와닿지는 않았어.
그런 감상이 없었어도 극장 규모도 작고 내용도 묵직하니까 미니멀하게 갔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긴 하더라.
바닥이랑 벽에 글씨가 나열되어 있는데 배우들이 바닥에 앉거나 벽 근처에서 하는 동선이 많으니 중극장이라 글씨랑 너무 가까워서 내 개인적 감상으로는 번잡해보였어.

그리고 좌측 사각 무대에 조명으로 영민이와 수희가 관계를 가짐을 암시하는 연출법... 올해 본 공연 중에 손꼽히게 별로였던 더 데빌 스러운 촌스러움이라 좀... 흔하지만 흔한 만큼 잘 써야하는 게 조명을 통한 연출인데 사춘기 조명은 별로야.

그래도 보고 난 뒤 극에 대한 감상은 개인적으로는 호에 가까움. 난 워낙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고, 감정 이입을 잘하는 편이라 선규랑 수희 경찬이 같이 배경이 확실한 인물들에는 이입이 잘 되더라.
근데 내가 개인적인 상상으로 채워넣은 여지는 분명히 있었고, 스토리 상으로는 인물들의 고민을 다루는 밀도가 좀 약하기는 한 것 같아.
특히 영민이와 화경이가 부족한데 영민이는 소스 제공해주는 양 자체는 많은데 결정적인 훅이 부족하다면 화경이는 역할 자체의 존재 이유를 잘 모르겠더라.

처음 극이 올라온 게 2008년인 걸 감안했을 때 2008년이라면 지금의 이야기로도 충분히 충격적이고 울림이 있겠지만, 점점 더 강하게 청소년의 고민에 대해 다룬 작품들이 올라온 6년의 세월을 감안했을 때 인물이나 넘버 등을 줄이고 대사나 씬의 각색을 통해서 주요 인물 몇몇의 고민의 밀도와 배경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했을 것 같아.
선규가 아버지를 무서워하는 걸 선규의 입으로만 말하지 않고 짧게 찰나라도 아버지에게 고압적으로 억압 당하는 장면을 넣는다거나, 뭐 그런 식의 각색?
그게 필요했을 것 같아.
그리고 용용 브라더스 축제씬은 사실 없어도 될 듯.
둘 다 노래를 잘하셔서 듣기에 좋기는 한데 감정적으로 되게 힘든 상태에서 아무리 사회 반항적인 노래일지언정 락넘버 나오니까 내 마음이 몰입이 안 되고 붕 떠..

개인적으로 호에 가깝다면서 아쉬운 점만 잔뜩 얘기했네ㅋㅋ
좋았던 건 소재랑 넘버랑 연기.
여배우들은 딱히 모르겠고 다흰배우랑 정원배우가 특히 좋았어(난 여보셔 재연 때 갤을 하지 않았기에 박정원을 거지라고 부르는 게 낯설다. 걍 정원배우라 할래ㅋㅋㅋㅋ)
다흰 배우는 터블로 봤을 때 서늘한 인상은 있어도 전반적으로 선량한 느낌이라 생각했는데 사춘기에서는 인상이 전혀 다르더라.
내가 오늘 본 경찬이는 잘난 척하고 강한 것처럼 굴어도 특별한 친구에게는 다정할 수도 있는 반에 한 명 있을 것 같은 잘난 척하는 반장 딱 그런 느낌이었는데 그런 치기어린 허세가 잘 느껴졌어.
정원 경찬은 연기는 그냥 쏘쏘했는데 노래가 좋더라.
깨끗하게 노래도 잘하고 반장을 좋아하는 비밀을 잠깐 잠깐 시선이나 그런 찰나로 표현할 때 과하지 않게 잘 와닿았어.

서꾸는 애정배우 필터가 있기에 난 좋았지만 남들에게도 좋을 거라고는 백퍼 확신은 못하겠다ㅋㅋ 그래도 난 좋았어. 다흰 배우와 함께 고딩으로 느껴질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둘 다 나에게는 극 중에서는 고딩같더라. 선규란 인물이 제일 설명이 잘 된 캐릭터여서인지 몰입도 잘 되고.

성민영민은 연기도 노래도 나쁘지는 않았는데 영민이 자체가 그래서 얘가 나중에 정신병원에 갈만큼 수희와 선규에게 죄의식을 갖게 될만한 계기가 뭐며 내면의 소지가 뭔지 극의 빈틈을 연기로 설득시킬 만큼은 아니었어. 그래도 나쁘진 않고 그동안 몇 번 안 본 배우인데 오늘이 제일 좋기는 했으니 다행이랄까. 쓰릴미 작년 공연 실친페어 첫 공으로 처음 본 터라 원래 기피배우였는데 사춘기에서는 괜찮았음.

란주수희는.... 목소리나 노래는 맘에 드는데 표정 잘.. 모르겠어. 뭔가 억울한 듯한 표정 하나 말고는 변화가 없어서 존재감이 약하더라.

화경이와 용용브라더스는 역할 자체를 축소하거나 없애도 된다고 보기에 자세한 감상은 패스. 셋 다 연기는 그냥저냥 그랬고 노래는 잘하더라.
그렇다.

쓰다보니 결국 안 좋은 소리로 마무리야ㅋㅋㅋㅋ
이야기가 촌스러운 걸 스스로 잘 느껴서 어쩔 수 없는 건가.
촌스러운 이야기고 너무 약하고 임팩트가 없지만 난 사실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누구에게 추천은 애매하고 애정배우 있다면 한 번쯤 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로 끝맺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