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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07 마버킷 낮 꼬덕 주저리 ; 강구가 얻은 것 (스포)

ㅇㅇ(121.167) 2014.12.07 21:12:32
조회 1131 추천 2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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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공익성이 깔려있는 데다, 정말 상투적인 내용이지만 그럼에도 순간순간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특히나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던 유덕강구를 붙잡던 해기의 두 손,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 그리고 환하게 웃던 표정.


강구는 해기와의 짦은 만남을 통해 그 목소리를 얻은 게 아닐까 해.






분명 강구에게 해기는 소중해졌고, 그런 해기가 죽음으로써 강구의 삶이 더 잔인해진건 맞아. 아니라고 할 수 없어. 그는 분명 그의 인생 어느 한 페이지를 영원히 잃었으니까.


강구가 소년원에 다시 들어간 이유는 새어머니의 해기에 대한 말 한마디 때문이었지.


그 삭막한 집에서, 해기에 대한 이야기를 강구가 아버지나 새어머니에게 꺼냈었다는 게 참 놀라웠어.


어린 아이들이 친구와의 모험, 여행을 부모에게 늘어놓듯, 해기도 강구도 서로가 누군가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은 존재가 되어있었잖아.


두번째로 소년원에서 나왔을 때, 언제나 자신에게 인사를 건네던 달갑지 않은 감독관은 보이지 않았고 기다리겠다고 했던 해기는 없었지.


해기는 강구가 언제 나오는 지 알고 있었을 거야. 그의 아버지가 다 알려주었을테니까. 그런 그가 강구가 나오던 바로 그 날 죽었어.


난 이걸 해기가 강구를 마중나가기 위해 정말 많이 버텼던게 아닐까 생각했어. 그 때까지는, 그때까지는하고 지는 밤과 새는 날을 세어가며 버텼을거야.


안타깝게도 시간은 해기의 편에 끝까지 서있어주지 않았지만, 강구는 해기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그걸 깨달았다고봐.


마지막으로 해기를 봤던 날 그가 했던 "그 때 보자"라는 말이 결코 거짓말이 아니었다고.






강구가 그가 그렇게도 외치던 핏빛고독을 마주하면서 예전처럼 가볍게 죽자 죽어, 하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내몰리는 사람처럼 울면서 노래하고


그 바로 옆에서 한소끔의 미소를 머금고 앉아만있던 해기가 마지막 순간 강구의 손을 잡아 그를 멈춰세우지.


언제나- 사실 언제나라고 하기엔 정말 짧은 나날이었지만- 미친 사람처럼 실실 웃으며 자신의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


설마설마하면서도 자신이 출소하는 날 그 철문이 열리면, 이번만은 꼭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기다려줄 것 같던 단 한 사람의 목소리.


그때서야 강구의 귓가에 들려. 최강구. 괜찮아.


자신이 소중히 여겨진다는 건 정말 말 한 마디에, 목소리가 공중을 가로지르는 그 사소한 무게에 깨닫게 되는 게 아닐까.


세상 어디에도 자길 원하는 사람이 없다. 인생 독고다이. 그렇게 막나가는 나날 속에서 지겹도록 제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


그게 아이러니하게도 강구의 죽음의 목전에서 손을 잡아 세워.


그리고 해기가 생전에 강구에게 말했던, 너 때문에 살았다는 이야기. 학교에서 강구가 부린 난동으로 단체기합이 유야무야되었던 일.


그 때 강구에게 해기는 있으나마나한 존재감의 껌딱지, 해기에게 강구는 천하의 쌩양아치. 그들의 관계가 변한 건 없었지. 


그러나 해기는 그 때 그 행동으로 자신이 살았다고 했어. 강구가 제 화를 못이기고 날뛰었던 게 자신을 살렸다고 했어. 


해기의 플라시보 프로젝트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봐. 그 효과가 강구에게까지 나타났으니.


해기가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완성하기위해 몇 번이고 강구를 불러냈던 그 목소리가 이번엔 강구를 살렸으니까.







끝내 해기는 시간에게 배신당했고 강구는 인생에게 배신당했지. 


아무리 행복한 장례식을 치뤘다고 해도 이해기가 죽은 건 변함없는 사실이고 최강구는 다시 혼자가 됐어.


그래도 강구에겐 해기의 목소리가 남았어. 


자신을 진정으로 좋아해준 존재가 있었다는 걸, 그가 그런 사랑을 받을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그렇기에 강구는 장례식에서 웃을 수 있었던게 아닐까. 그리고 언젠가 그가 죽는 순간에도 희미하게나마 웃을 수 있을거라고.


안녕, 아빠. 안녕, 엄마. 이젠 이별을 고할 시간이에요. 


해기의 말이기도 하지만 강구의 말이기도 한 이 가사가 참 슬프면서도 마음 속에 진하게 남아. 


여운이 생각보다 많이 길다!ㅠㅠ 버스 타고 집 오는 한시간 내내 계속 울컥울컥..


빨리 재관람도 하고 싶고 전캐도 찍고 싶은데 시간이 안도와주는게 정말 정말 정말 아쉬울 따름이다ㅠㅠ








+) 떨어지려는 유덕강구를 붙잡던 보꼬해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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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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