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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 비교하여 써 본 주홍글씨 후기(스포 있음, 긴 글 주의)

헤스터(1.225) 2015.01.21 00:10:16
조회 1211 추천 18 댓글 6

  주홍글씨를 뮤지컬로 만들었다고 하기에 손꼽아 기다리다 드디어 오늘 보고 왔어! 연출분이 작가분에게 대본으로 압축할 때 단순히 내용을 잘라내는 것보다 다른 생각으로 이야기한다는 느낌으로 고쳐보라고 했다시더니 원작과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오더라고! 예전에 공부했던 기억도 새록새록하고 그래서 부족한 글솜씨지만 개롤들이랑 내가 아는 거랑 느낌을 나누러 왔어!

  

  먼저, 나다니엘 호손은 왜 이글을 썼을까? 영문과 학생들 괴롭히려고? 호손은 이 작품이 길이길이 남아 모두를 괴롭히라고는 생각 못했겠지. 다만 청교도 사회의 모순과 그 당시 사회 안에서 억압받던 여성들의 처지를 개탄하기 위해 썼을 거야.(이런 여성주의적인 부분은 뮤지컬에서는 많이 드러나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어. 100분이라는 시간 안에 담아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 이었던 듯. 그 당시 여성들의 처지에 대해 알고 싶다면 The Cult of True Womanhood 혹은 the cult of Domesticitygoogle 검색창에 쳐 보렴.) 물론 문학작품은 해석의 여지가 항상 열려있으므로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지. 예를 들어 남자 보는 눈을 길러야한다든가. ((((헤스터))))

  

  이제 등장인물들을 살펴보자. 뮤와 원작이 조금 달라. 요건 밑에서 다시 얘기하도록 하고, 먼저 주요 등장인물부터 살펴보자! , 잠깐 그 전에 알아야할 것이 있는데, 그건 호손 아저씨가 등장인물 이름을 은유로 사용하기를 좋아한다는 거야. 그럼 이제 진짜 헤스터부터 살펴봅시다.


헤스터 프린(Hester Prynne): Hester 라는 이름에는 “ester"가 담겨있지. 그것은 별! 헤스터 진짜 별로... 내 마음에 ..(대현시 개그 죄송) 아니 아무리 그래도 간통한 여잔데 웬 별? 뮤에서는 사랑꾼이자 엄마로서의 헤스터가 강하게 드러나지만, 원작에서 헤스터는 종교적 저항가(rebel)이자 여권주의자로 묘사돼. Anne Hutchinson(요 사람은 종교적 자유와 여권을 위해 힘쓴 인물. 자세한 내용은 위키피디아 참조)와 연관 지어서 묘사되는 부분도 있지용. 여권주의자로서의 모습은 여성들의 처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부분(발번역과 의역을 좀 하자면 여성 전반에 관한 우울한 의문이 헤스터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개중에 가장 나은 처지에 있는 여자들조차도 과연 살만한 상황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그녀 자신의 처지를 되돌아보자면, 그녀는 이미 그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했고, 이의제기도 거부했다.“)도 있고, 나중에 많은 여성들을 돕고 조언해주는 사람이 됨. 그리고 A 글자를 달게 된 다음부터는 선행을 남모르게 많이 하고 다녀서 사람들이 우리의 헤스터“(our Hester)라고 자랑하고 다님. 가슴팍의 AAdultery(간통)A가 아니라 AngelA라고 그러고. , 바느질을 잘해서 그걸로 먹고 살아.


아서 딤스데일 목사(Arthur Dimmesdale): Dimmesdale=dim+dale=흐릿함,멍청함+협곡=줏대 없음, 멍청함+비밀을 간직함. 한 마디로 죄를 가슴에 품고 사는 잘생긴 찌질이라는 소리야. (헤스터 보는 눈도 참^^) 뮤에서는 딤스데일이 굉장히 용기있게 묘사된 편이야. 소설에서는 헤스터가 같이 도망가자니까 그러자고 하고 안 가고, 결국 죽을 때 다 되어서야 자신의 죄를 고백해서 마음의 짐을 털어놓고 죽어버림. 플북의 묘사에 따르면 죄짓고 고통 받는 나약한 인간이 용기 있는 고백과 속죄로 인간의 존엄성과 위대함을 갖게된다고 해. 내가 딤스데일을 너무 디스해서 그렇지 딤스데일도 뮤에서 묘사된 대로 단식하고 스스로를 단죄하고 그래. 그리고 죽기 전에 청교도의 미래를 예언하는 명연설을 남기며 다시 존엄성을 되찾는데...내용은 전해지지 않음. 호손이 명연설이라 다들 감동했다고만 써놓고 내용을 안 쓰는 천재적인 방법을 택했거든!

로저 칠링워스(Roger Chillingworth): “chilling"이라는 단어가 이름 속에 숨겨져 있네. chilling은 춥다! 대현시같은 사람이라는 게 아니라 피도 눈물도 없는 차가운 도시남자, 하지만 내 여자에게도 차갑겠지. 헤스터를 통해 인간성을 회복해보이고자 하였으나, 결국 실패하고 부인은 바람남. 뮤에 나온대로 의사이자 약초술 연금술 등 다양한 걸 할 줄 앎. 인디언들한테 배워서. 윌슨판사나 밸링햄과 더불어 청교도적 권위(Puritan authority)를 상징함. 뮤에서는 로저 칠링워스-헤스터 프린-아서 딤스데일 삼자대면을 하면서 사건이 파국으로 치닫는데, 책에서는 아서 딤스데일과 우정(으로 위장된 관계)을 쌓으며 딤스데일의 죄책감을 부추김.


(Pearl): 뮤에서는 그냥 애기로 나오지만 책에서는 좀 큰 모습도 나옴. 헤스터의 죄를 지속적으로 상기시켜주는 인물이지.(헤스터가 a를 가슴팍에서 때니까 울어재낌) 그리고 요뎡처럼 묘사됨. 나중에 뮤에서처럼 숙녀로 잘 큼.


밸링햄(Governor Bellingham): 존경받는 지도자로 등장하고... 실존 인물임! 그리고 극 중에서는 중간에 죽어.


히빈스(Mistress Hibbins): 밸링햄의 여동생. 이분도 실존 인물임. 마녀 사냥 당해서 죽음. 마녀처럼 어두운 밤 숲 속에 들어가...악마를 보았다! 악마를 보았다!(구텐버그 지뢰 미안)하는 사람임. 헤스터를 꾀어 내려고 하는데, 실패함. 뮤에서는 헤스터의 산파이자 헤스터를 지지하는 인물인데 사람들의 오해로 마녀사냥을 당하는 걸로 묘사됨. 그러나 책에서는 안 죽고 마녀처럼 구는 거 사람들한테 알려지지 않음. 뮤에서는 극적 전개와 청교도 사회의 모순을 보여주기 위해 마녀 사냥을 강조하면서 이렇게 묘사되는 듭.


윌슨판사(Reverend Mr. John Wilson): 뮤에서는 나쁜 사람으로 나오지만 나쁜 사람까지는 아님. 그냥 청교도 사회의 엄격한 rule을 상징하는 인물정도.


리베: 글에는 안 나옴. 뮤에서 새로 만든 인물. 마녀 사냥을 부각시키고 헤스터의 착한 부분을 보여주기 위해 나온 듯. 이름의 뜻은 자유(라고 뮤에서 그러던걸)


마을 사람들: 헤스터가 사람들의 비난을 받을 때 도와주는 사람도 있고 그런데 책에서는 그런거 없었던 걸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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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고 길다. 읽느라 고생했어. 음 이제 뮤 얘기를 좀 더 해볼게. 뮤는 청교도 사회의 모순과 사람들이 사회 체제를 유지시키기 위해 어떻게 희생양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주기 위해 마녀 사냥이라는 장치를 가져왔어. 청교도에서 말하는 교리는 사랑이야.(feat. 딤스데일 목사와 함께하는 예배시간) 그러나 청교도 사회인 북부 뉴잉글랜드의 보스턴에서는 엄격한 법률로 사람을 자비 없이 다스리지. 그걸 확연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게 마녀사냥이야. 100분이라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현명한 선택이라고 봐.

  헤스터와 딤스데일, 로저 칠링워스의 삼자대면이라든지 대립을 극적으로 묘사해서 휘몰아치듯 전개한 것도 좋았어. 딤스데일의 캐릭터를 좀 더 매력 있게 바꿔준 점도 좋았고, 다만 아쉬운 건 헤스터가 그냥 사랑꾼으로 좀 단순화 됐다는 점이랑 칠링워스의 감정선에 대한 설명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야. 근데 이건 100분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그리고 무대. 심플한 몇 가지 장치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돋보였어. 나는 앙 바로 앞 열이었는데, 헤스터 옹호하려고 뛰쳐나갈 뻔했네. 서라운드 입체음향이었음. 대극장에 올리게 된다면 이런 재미를 못 누리겠지. 만약 올라간다면 그건 아쉬울 듯.

노래도 좋았어. 나는 박정아 작곡가를 락 전문으로만 생각해서 주홍글씨라니 어떻게 하려나, 하고 궁금했거든. 근데 앙들을 잘 활용해서 좋은 노래를 만든 듯. 대사랑 연결되듯이 노래가 이어지는 게 많았는데, 그래서 더 좋았어. 집에 오는 길에 A! A! A!이러고 왔잖아요.

배우들은 다 호여서 딱히 할 말이 없네. 딤스데일-헤스터-칠링워스 중심으로 봤는데, 딤스데일이 자꾸 헤스터를 흘끔흘끔 본다든지 칠링워스가 표정이 굳는다든지, 하는 식으로 다들 연기를 섬세하게 잘 해준 것 같아. 성량도 셋 다 짱짱하고.


결론: 위에서 원작 얘기하면서 너무 툴툴거렸나 싶지만 전체적으로 호였어!(세 번 울었어!) 공연 기간이 조금 짧은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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