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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월 n일 디스 디스토피아 후기

dd(221.149) 2015.02.09 03:13:42
조회 603 추천 14 댓글 9


(극을 안봤으면 그냥 이런 느낌이려니, 정도로 읽어줘....)



 디스 디스토피아. 여기가 디스토피아 입니다, 혹은 디스토피아를 디스합니다. 두 가지 의미로 가지고 가는 극. 게다가 서울연극센터 유망예술지원? 여자아이들이 먹을게 없어서 가슴이 나오지 않아 가슴에 휴지를 넣고 허벅지를 그어 생리를 한다고? 잘 하면 블랙 코메디, 잘 못하면 그냥 블랙일 것이지만 오케이, 갑니다, 하고 별 망설임 없이 간 극. 그런데 막상 보니 이건 블랙도 아니고 블랙 코메디도 아니고 그냥 연극이었어. 그것도 단편연극.


 작가(혹은 연출) 소개의 글에서 '촌절의 상황극'이라는 말이 유난히 들어왔어... 어. 이 연출이 날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이거야. 하려는 말의 호흡이 촌철만큼이나 짧아. 참음의 미학이라고는 눈꼽만치도 모르는 극. 그렇다고 미친듯이 사방팔방 터뜨리는 것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극. 물론 디스토피아(혹은 극 중 현재, 혹은 그냥 지금)라는 공허함을 연극 안에 넣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그렇게 이해하기엔 수가 너무 낮아. 테니스를 치는 1세대, 탁구를 치는 2세대, 공놀이를 하는 3세대, 책을 읽고 과거의 것에서 의미를 찾는 n(혹은 4)세대까지 서로 소통하는 방법도, 현재의 상황을 보여주는 방법도 너무 단조로워. 극 자체의 호흡도 짧고 보여주는 방법도 너무 수가 낮으니 이건 머글극인가 싶기도 한데 그러기엔 표현 방법은 예술적 느낌으로 만들어놨고.. 그러니 일반 관객은 받아들이기 힘들고 난 보는 내내 심심하고.....


 물론 좋게 생각하면 극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live, 현재 살아숨쉬고 있는 상황 그 자체에 중점을 둬서 마치 현재의 파편처럼 극이 부스러져 돌아다니기를 의도적으로 원한 것일수도 있어. 하지만 그렇게 느끼려면 한 가지는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현재에 대한 성찰에서 나오는 (진지한) core. 그런데 이 극은 그것도 없어. 그냥 현재를 보여주기만 할 뿐... 그래.. 그게 현실이기는 하지. 하지만 연극이라는 틀 안에 있으려면 적어도 구성 요소 말고 뭔가 의미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의미가 없다는 건 아닌데 전체를 꿰뚫고 있는 하나의 core가 없어. 그러니 극이 산만하기 이를 데 없고...


 개인적으로 처음에 언저리가 나와서 테니스 라켓을 들고 나와 의자에 앉아 기타처럼 퉁기며 흥얼거리는 노래를 부르는데.. 별의 별 생각을 다 했어. 저 아이의 세대는 현재 누가 나오건간에 디스토피아 다음 세대(모습이 애같고 디스토피아라고 하기엔 통통하니까)인 것 같은데 라켓을 들고 있다는 건 놀이감이 저거 밖에 없다는 얘기인데.. 그런데 '기타'처럼 치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뭔가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시대인데 전 세대의 기억이 전이되는가에 대한 생각을 했던 듯 해(결국 이 해답은 얘가 언저리이며 디스토피아 세대를 꿰뚫는 세대인 것으로 결론나).


 그리고... 쓸데없이 대사가 알아듣기 어렵고 과격해. 콩심은데 콩나고... 콩-공 발음이 생각보다 연극에서는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을 처음 알았.....;; 파열음이기 때문에 대사를 세게 하는 부분에서 팜플렛을 보니 공, 인데 난 연극을 보면서는 계속 아무리 들어도 콩,이었어서 대체 저기서 콩이 왜나오지 했던... 그리고 욕은 대체 왜 나와야 하는가. 현재를 표현하려고? 쓸데없는 욕과 거친 말들 때문에 안그래도 가벼운 이 극이 한없이 더 가벼워 보이는 건 어쩔건데요...;


 한 장면 한 장면만 놓고 보면 생각할 수 있지. 가령

1. n세대는 운동화를 신지 않고 가벼운 복장으로 나와. 이들은 운동을 하지 않는 세대이고 앉아서 혀를 놀리며 과거의 것(다리떨기, 문지방 넘기 등)을 하나의 맥락으로 이어 의미를 찾는 세대야. 당연히 운동화는 필요없고 운동복도 필요없어.

2. 1-3세대가 혁명(혹은 지진)전에 식사를 하면서 했던 대사들을 언저리의 아이들이 어느 필드에서인가 모여서 재현하는 데 전과 같이 가지 않고 긍정적으로 가는 것도 이 아이들은 미분화된 아이들이기 때문에 가능해. 현실이 아니니까... 등등등의..

그런데 전체 핵심은요? 없어요-


 아, 그리고.. 배치를 바꿨으면 좋겠다, 싶은게 하나 있었어. 출생은 언저리 지대에서 아이들(?)이 나오는 설정인데.. 이걸 무대 앞쪽에서 무대 안으로 뛰어드는 방법으로 하면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언저리 지대의 아이들이 되잖아. 그러면 관객은 무대 위에 없지만 한 명의 구성원이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대신 그렇게 하면 여러 명이 나오거나 할 때는 무대가 좀 가리는 게 있겠지.. 황량함을 가리고 뭔가를 채우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뒤로 한 건가...


 내 취향 및 극을 보는 방법이 이 극과 너무 맞지 않아서 힘든건지 아니면 이 극이 정말 아무것도 아닌지 약간의 혼란은 있지만 분명한 건 연출이 조금 더 고단수를 써서 만들어줬으면 좋겠는 극. 그래야 무게만 잡고 알맹이는 없다고 디스 안할 극이란 생각이 많이 들었어- 혹시 가려는 횽들에게 도움이 좀 되었을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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