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대 중앙에 기름통을 든 나, 2층 난간에 기대 선 그가 무대 정면을 응시 ~

그     기름 좀 더 부어!

나     그만하자, 나 무서워.

그     더 부으라니까!

나     야!!

그     (난간을 세게 잡아 소리를 내며)부어.

~ 나가 객석을 향해 기름통을 세 번 뿌림 ~

나     됐어, 이제 가자!

그     가긴 어딜 가, 병신. 저걸 지켜봐야지!

나     하지만 만약에 사람들한테 들키면...

그     괜찮아!! (나를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래준다. 커퀴)죽이지?

나     어. 멋있어. 이러고 있으니까 우리 고등학교 때가 생각나.

그     그래. 그 날 밤에도 자료실에 불을 질렀었지. 

        저 시커먼 연기 좀 봐, 미칠 것 같아!자기 알지? 

        이 정도 장난은 나한테 아무것도 아닌 거!

나     (계단 밑에 기름통을 내려놓다 멈칫 하며)

        자기야 라고 불러주는 거 되게 오랜만이다

그     일부러 안 했어. 네가 그 말 듣고 싶어 하는 거 아니까.

나     (계단에 걸터앉으며)개자식

그     넌 그 말도 참 좋아해. 개자식. 너한테 딱이다. 넌 아직도 애야.

나     너, 내가 얼마나 컸는지 알면 놀랄걸? 날 만져줘.

그     좀 더 부드럽게 부탁해봐

나     야!

그     왜에?

나     빨리 날 안아줘.

그     (나를 더듬기 시작)

        언제나 따스해 로맨틱한 불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네

        강렬하게 소리 쳐 화려한 불

        날 편하게 해

        타닥거리며 갈라지는 소리

        흥분한 내 맘 잠재워주네

        타들어가는 재의 밝은 불빛

        (나를 돌아보고 손가락을 찰랑거리며)널 비춰주네

나     (씨익 웃으며 은근히)딴 데 갈까? 이 근처에 소방서 있잖아

그     그래서 네가 지금 망 보잖아. 

        빨간 게 (손을 움직이며)삐↗뽀↘삐↗뽀↘ 하고 돌아가면 나한테 얘기해

~ 하하호호 꺄르르르 커퀴커퀴 ㅅㅂ 48000원이나 내고 이런걸 보고 있다니 ~

그     (계단을 오르며)느껴봐 강한 열기 쳐다 봐 튀는 불꽃

        저것 봐 연기 가득해 저 별까지

나     저 별까지

그     정말 죽이지 활활 타는 불꽃

나     타는 불꽃

그     저 빛이 들뜬 날 유혹하네

나     유혹하네

그     정말 죽이지 향기로운 불꽃

나     향기로와

그     (나의 팔뚝을 쓸어내리며 백허그)내 잠든 욕망 깨워주네 

나&그     날 어루만져 주네

           느껴봐 강한 열기

       쳐다 봐 튀는 불꽃

           저것 봐 연기 가득해

           저 별까지

           (나가 가슴을 한껏 부풀렸다가 오그라들며 그에게 다시 기대앉음)날 어루만져 주네

~ 그와 나가 마주보는 상태로 암전 ~

이제 이 슈퍼쏠로는 주무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