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면접 한 번 오후에 면접 한 번 보고완전 지친 상태에서 조지킬을 봤어.잘 집중할 수 있을까 의문스러웠지만 이번 시즌 지킬 자막이기 때문에 ㅋㅋ
양도 안하고 내가 봤는데 보길 잘 한 거 같아. 기억나는 부분만 간단히 적어볼게.



* 혼자야 넌..

조지킬은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상처 그 자체가 육체화 된 존재인 거 처럼 무대에 서있었어. 이사회 멤버들한테 pt할때부터 대차게 까이고 신념이 내내 꺾인 상태였어. 그리고 그 때 받은 상처가 하이드로 상징화돼서 나타난 거 같았어.


* 절망하고 아파할 때 그대 아닌 그 누가..

조지킬의 하이드는 정말 지독히 외로워. 어쩌면 루시를 사랑하게 된 것도 엠마가 자신의 외로움을 알아주지 못해서가 아닐까라고 조심스레 추측해봐. 오늘 조지킬은 엠마보단 루시를 더 사랑하는 거 같았거든. 루시 앞에선 본인의 외로움과 상처 더러운 내면을 다 보여줄 수 있으니까. 루시랑 같이 있을 때 제일 자유로우니까.

* 루시.. 날 버리지 말아요. 지금처럼 당신이 필요한 적은 없었어. 사랑해요.. 가까이.. 더 가까이..

다들 놀란 부분이었을거라 생각해. 나 역시도 많이 놀란 애드립이야. 어떻게 이 부분에서 엠마에게 말했던 그 대사를 그대로 말할 수 있었을까. 하이드가 지킬과 닮아있어서 조지킬은 두 인격이 같은 존재인 게 설득된다고 했던 어떤 횽 후기가 있었는데 정말 공감해.
오늘 저 대사에서 느꼈는데, 지킬로서 루시를 지켜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어쩌면 죽음이었을지도 몰라. 루시가 더 이상 아무 곳에서도 고통받지 않길 그 누구보다 바랬던 건 하이드였을테니까.

* 헨리 당신이라는 거 알아요

엠마의 이 대사가 오늘따라 아프게 박히더라. 결국 지킬을 온전히 보듬을 수 있는 존재가 가장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쉽게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많이 안쓰러웠고 슬펐어



완쟈가 예전에 그랬지. 관객 분들은 힘들게 일하고 고생해서 자기 공연 보러 오시는 분들이고 그 날을 위해서 외모까지 단정하게 꾸미고 오실 정도로 기대하고 오시는 분들이라고. 그런 분들 앞에서 절대 쉽게 공연할 수 없다고.

오늘 조지킬은 취준생인 나한테 큰 위로를 줬어세상 누구나 외롭고 세상 누구나 상처가 있고 사랑받고싶어 한다는 걸 가르쳐줬어. 큰 에너지 받아서 참 고맙다.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겠지만 오늘 공연은 참 오래 기억될 거 같애.From DC Wa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