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뇽 개롤들, 아까 어셔 덕에 VIP석으로 전진앞으로 한 개로리야

일단 극 설명부터 조금만 할게! 일단 태양의서커스는 종류가 많아
19금도 있고, 아크로바틱 위주의 공연, Love라는 주제의 공연도 있고 정말 많은데 그 중에 내가 본 공연은 ZARKANA라는 공연이였어.

ZARKANA는 다른 공연들과 달리 서커스의 기본에 굉장히 충실한 공연이야. 이건 차차 설명해줄게.

먼저 티켓을 내고 들어가는데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어

티켓을 보여주고 (맨 뒷자리 예매했거든 A열 맨 뒷줄같은 느낌) 들어가려고 하는데 어셔가 제지를 하는 거야

나는 뭐가 잘못됬나 싶어서 ㅇ.ㅇ?? 이런 표정으로 있었는데 잠깐 있다가 sir, I'll give you a better seat 이러면서

자리를 지우고 슥슥슥 뭘 써주는데 난 어딘지 모르니까 안에서 그냥 안내를 받았다?

근데 막 자꾸 앞으로 가래 그래서 간데가 거의 무대 1층 중앙 완전 잘보이는 자리인거야

(티켓 살때 막 여긴 180불에 살 수 있어 이러면서 영업당하던 자린데 단칼에 제일 싼걸로 주세요 그랬거든)

그래서 되게 감동하면서 즐거운 관극을 시작했어

시작전에 간단한 안내사항부터 말하는데 핸드폰은 꺼줬으면 좋겠고 ☆사진은 허용☆

나는 그거 찍어봐야 뭐하겠어 하는 마음으로 찍지 않았는데 드문드문 찍는 사람은 보이더라

대놓고 동영상 녹화하는 아시아인 (중국인 혹은 한국인으로 추정)도 보이고.. 각설하고 넘어가서

전체적인 구성부터 말하면

약간 ACT가 있고 그 사이사이에 꽁트랑 시간 떼우기용 개그가 있는 구성이야

예를 들어서 Main 1이 나오면 다음 세트 준비하는 동안 광대 두명이 나와서 개그하면서 시간 벌고

Main 2가 나오고 광대 둘 Main 3 광대 둘 Main 4 광대 둘 이런식으로 진행이 되는데

그 잠깐잠깐 사이에 세트가 놀랄만큼 많이 바뀌어 있어서 정말 신기해

무대의 퀄리티는 뮤랑은 일단 비교가 안되는 것 같고 (무대부터가 엄청 커)

특히 3D같은거 전혀 안쓰고 무대위에 커다란 뱀 수십마리가 계속 움직이는 장치는 (무대 테두리를 구성해) 정말 대박이였어.

이런 극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건 음악

일단 음악과 서커스의 싱크로가 정말 좋아서 계속 몰입해서 볼 수 있게 되고

그리고 대부분의 장면에서 디바가 뒤에서 노래를 계속 불러주는데 진짜 잘불러 싱크도 진짜 잘맞고

악기 같은 경우는 오케스트라를 쓰는 건 아닌데 음원을 쓰는게 아니라 그 즉시즉시 맞춰가면서 실제 밴드가 양쪽에서 연주하고

효과음이 되게 적절하게 들어가서 되게 몰입하게 되서 보는 것 같아.

근데 이게 약간 뮤랑은 느낌이 다른게 뮤는 노래 연기에 집중하면서 극에 빠져드는 느낌이면

이건 오... 오.. 오.. 쩐다 오... 오 미친... 오 x발.. 오 저게 어떻게 되지? 약간 이런 느낌!

음악 같은건 크게 의식하지 않고 그냥 공연을 보면서 음악을 같이 들으면 기분좋게 들을 수 있어 ㅎㅎ

전체적인 구성을 정리하면

1. 균형맨 : 동그랑땡위에 판떼기 올려놓고 그 위에서 균형잡는 데 점점 난이도를 올려서 균형을 잡아.

- 크게 신기하지는 않은데 음 짜식 잘 하는군 하는 마음으로 볼 수 있어

2. 흑누나의신비 : 봉 두개 세워놓고 팔로 봉 잡고 그 위에서 다리랑 몸으로 막 퍼포먼스 하는 건데 내가 이거 남자가 하는 건 많이 봤거든. 근데 여자가 하는거 보니까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 한팔로 봉 잡고 다리 위로 들어올려서 막 돌리고 프리즈 자세 하고 하는데 역시 흑인의 근육은 우리랑 다르구나 하고 감탄하고 왔어

- 사이사이에 광대 둘이 나와서 꽁트하는거 잊지 말고!

3. 쌍둥이맨 : 두 쌍둥이가 나와서 공중에서 줄 타면서 사람 둘이 만들 수 있는 모든 모양을 만들어 주는데 이게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음 ㅎㅎ

4. 내 깃발을 받아라 : 이건 네명이 각자 깃발 세개씩 들고 나와서 깃발 돌리고 서로 던지고 주고 받고 하는 거였는데 도중에 깃발이 막 다트처럼 날라가는 장면이 있거든? 거기서 막 사람들 박수랑 함성 터지고 장난 아니였음 완전 신기해 이거 ㅋㅋ

5. 봉이 김선달 : 그냥 한명이 나와서 일자 봉 위에서 막 돌고 자시고 하는데 그냥 그저 그랬어

6. 파이어볼 : 공중에서 불 붙은 공이 와리가리 하고 있는데 줄 위에서 두 사람이 그 공 와리가리 하는거 피해가면서 하는 쇼였는데 제일 인상깊었던 건 아까 말한 뱀 20마리 나오는 무대고 디바가 뱀옷입고 나와서 노래를 불러, 그리고 아래서 이쁜 옷 입은 언니들이 나와서 위에서 뭐 하나 성공할때마다 하늘로 불을 팍팍 쏘는데 꽤 재밌었음 ㅎㅎ

7. 훌라우프 : 그냥 훌라우프안에 대자로 사람이 서서 신나게 돌아 그냥 계속 돌아 어 잘돌더라

8. 핸드 페인팅 : 이거 대박이였는데 이상한 항아리 위에 파란 가루 같은걸 뿌려가면서 계속 그림을 그리는데 그 그림그리는 장면이 메인 화면으로 나와 앞에. 근데 그림이 연계되는 거나 그리는 속도나 스킬이나 막 장난 없고 하나하나 다 마스터피스 같은데 그리고 바로 지우니까 괜히 내가 아깝고 막 그랬음 ㅠㅠ 신기방기

9. 공중그네 : 내가 이걸 다 외우고 있다는게 신기하긴 한데 (맨날 뮤 보면서 갤 후기 준비하는게 일상이라 그런가...?) 그 다음엔 공중 그네였어. 슈르륵 슈르륵 하고 되게 잘 도는데 제일 부러운건 마지막에 아래 깔아놓은 안전망에 일부러 뛰어들거든 그게 방방 타는 것 같아서 부러움 ㅠㅠ 난 이미 탈 수 있는 연식을 넘어섰는데...

10. 흰남자 : 그냥 흰 남자 혼자서 나와서 막 유연한 것도 보여주고 비보잉도 보여주고 프리즈도 보여주고 막 이러고 들어가 연기만 보면 대단하다 싶기는 한데 그렇게 엄청 나지는 않거든? 근데 무대 양쪽에서 피아노 쳐주는 것 때문에 무대가 훨씬 돋보이게 됨 ㅎㅎ

11. 인간 쥐불놀이 : 남자 6명이랑 여자셋이 나와서 서로 막 신나게 돌리고 올리고 주고 받고 돌고 이러고 노는데 지들끼리 되게 재밌게 놀아 제일 멋졌던 장면은 남자 셋이 쌓은 탑에 여자 던져서 올라가는거 ㅎㅎ 우왕 신기 

그리고 여기서 광대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약간 앙 같은 느낌이야. 적당히 재미를 살려주면서도 필요한 스포트라이트가 주인공 한테 다 갈 수 있게 양념을 쳐 주는 느낌?

광대들의 배치 (그 꽁트하는 둘 말고) 도 되게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앙, 밴드, 디바 같은 사람들이

자칫 메인만 나오면 비어보일 수 있는 무대를 꽉꽉 채워주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서 좋았음!!

여기까지였고 러닝타임은 내가 정확히 안재서 모르겠는데 한 두시간 정도 걸리지 않았나 싶어. 인터미션은 없어!

근데 여기까지 이렇게 써 놓으면 엄청 재밌고 호평이고 하는 것 같지만 내 생각에 이거 호불호가 좀 많이 갈릴 것 같아.

아까 말한 것처럼 뮤지컬같은 느낌으로 감정선을 쭉 이어가면서 극에 빠져드는 느낌이라기 보단

오오, 오 쩐다, 올, ㅋㅋㅋㅋㅋ, 오오오오오, 낄낄 같은 느낌으로 보는거라서 극을 다 보고 나서 아 오늘 관극은 끝내줬어! 같은 건 아니야

서커스류를 싫어하는 사람이면 오히려 태양의 서커스중에 스토리라인이나 예술적인 부분을 강조한 다른 걸 보는게 더 좋을수도 있어

아무래도 계속 바뀌고 사이에 꽁트하고 하다보니 좀 중간중간 끊어지는 느낌은 있거든

그걸 또 무대 바뀌면 귀신같이 음악이랑 디바랑 메인이랑 해서 잡아주고 (극이 막 밀당해 나랑)

그러니까 혹시 태양의 서커스 뭐 봐야하나 고민하는 횽들 있으면 참고해 ㅎㅎ

아 이거 어떻게 끝내지...
고..고마워 횽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