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호평일색인 작품이라.. 조심스럽지만. 

나도 제 값 내고 본 관객인 만큼 개인적인 후기 올릴 자격도 있겠다 싶어서, 그냥 이런 관점도 있다고. 

초연 때 엄청 평이 좋아서, 재공연 결정되자마자 엄청 엄청 오늘 관극을 기대해옴. 

이게 자유소극장 아니라 다른 극장이었다면 아찔했을 정도로 공간활용 및 무대미술은 정말! 끝내줬어. 

무대미술 및 몇몇 연출은 "극극극호"이나, 스토리 및 몇몇 캐릭터 설정에 대해선 납득하지 못하겠어. 

그리하여 나는 개인적으로 불호였음ㅠㅜ................

많이 기대했던 극인데.  

그 이유가 뭔지 집에 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봤어. 

1. 나는 기본적으로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여인이 순박한 캐릭터로 나오는 극을 믿지 못한다. 

   - 사람 죽어나가는 세상에서 온 사람이 거지를 보고 어머나! 하고 달려가다니... 

      웅크린 인민군 저격수인 줄 알고 놀란 거였으면 차라리 이해가 갔을 듯 해. 특히 60년이나 미래로 온 수상한 상황이면.

2. 성녀와 악녀 구도... 그리고 성녀 = 악녀..... 마이 묵었다 아이가. 

3. 제이슨, 토미 둘이 미국측 요원인 설정은 신선하고 좋았어. 사실 진짜로 우리나라에 그런 사건이 벌어졌다, 하면 당연히 미국 측에 손벌릴 것 같거든. 

   그런데 영어대사가 아쉬웠음. 뭔가 둘만의 비밀 이야기 (따라서 지순은 엿들으면 안 되는)일 때만 꼭 필요할 때만 쓰인 것도 아니고. 

   나도 영어 못하지만, 김정민배우는 뭐 고향이 그쪽이라 사투리로 글케 열심히 연기했을까? 글고 나는 영어대사의 내용도 글케 인텔리 느낌인지도 잘 모르겠더라고.   

   김정민배우의 능숙한 사투리와 그 둘의 영어발음 사이의 "격차"가 눈에 띄어서, 그 둘이 미국의 요원이라는 걸 믿기가 힘들었어ㅠ 

   그래서 그 둘이 나올 때면 (즉 극의 거의 대부분) 개인적으로는.... 극에 몰입하기 어려웠어ㅠ 

4. 정인숙, 한수희 캐릭터가 과하게 느껴짐..... 

그냥 지금 생각나는 건 여기까지.....ㅠㅜ

다음 예당 관극은 세일즈맨의 죽음인데, 이제 오늘 밤부턴 그걸 기대해야겠음......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