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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25 은촤, 진심 전설 아니고 레전드를 찍었음. ㅠ.ㅠ

ㅇㄷㄴ(121.168) 2011.06.26 00:41:32
조회 410 추천 0 댓글 10

아, 정말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네.
내가 은촤만 오늘이 네번째인데, 갈수록 어떻게 더 좋아지니. ㅠ.ㅠ
오늘 1막 내 운명 할 때 난 정말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어.
소름이 돋는 적은 있었어도, 이렇게 가슴이 두근두근 터질 거 같은 적은 또 처음이었네.
오늘도 두서없는 잡설이야.

- 원래 스케줄 상에 오늘 수아레 쉬카네더는 김순택 배우님이었던 걸로 봤는데, 에녹 배우님이 그대로 나오셨더라고.
  나야, 녹카네더 늠 좋아라 하니까, 아 횡재했네~ 싶었는데, 배우님 목상태가 썩 좋지 않으셨어.
  \'목소리가 왜이래~\'라고 다시 하시고, 목소리 안 나오는 대신 정말 되게 열정적으로 몸을 쓰셨지.
  그래서 그런가 \'주~ 인~ 고~~~~~~~~~~~옹~~~~~~~~~~\' 하는 부분에서 은촤가 지팡이를 다른 날보다 빨리 던지더라.
  배우님의 성대는 소중하니까요~ 저 내일 동촤 막공 보러갑니다. 에녹 배우님 부디 목소리, 빨리 회복되시길. ㅠ.ㅠ

- 영주 베버부인의 \'그래 너요~\' 오랜만에 들어서 반가웠어요.

- 콘스탄체랑 서로 사랑한다며 침대로 다이빙 했다가 베버 부부 등장하는 씬에서
   은촤는 한 점 흐트러짐 없는 셔츠를 뭐하려 주섬주섬 여미십니까. 이 조신한 청년아!!!

- 오늘 1막때 객석 분위기가 참 전에 없이 싸늘해서 조금 당황했어.
   물론 장면 전환을 굉~ 장히 빨리 빨리 진행하는 바람에 여운을 즐길 여유도 주지 않기는 했지만, 박수가 참 짰어.
  
- 내가 지난 3번의 공연 때는 은촤 말고도 다른 조연분들에게 눈이 가고 그랬는데
  오늘 공연은 진짜 단 한시도 은촤한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음. 
 
- 오늘은 \'어떻게 이런 일이\'에서 레오폴트가 \'제가 천재를 만들어 바치겠습니다.\'하면서 웃는데,
   아~ 이 아버지는 이미 아들을 버렸구나...라고 느껴졌어.
   아마 볼프강이 빈에서 꽤 잘나가게 됐다는 소문, 대주교가 알 정도인데, 레오폴트가 모를리가 없지.
   그는 정말로 아들이 보고 싶지 않았던 거야. 영주가 데려오라고 하니까 제가 다시 천재를 만들어보이겠다고.
   내 영향력을 떠나 성공한 천재 아들은 보고 싶지 않았던거지.

- 그래서 빈에 가서 아들과 대면할 때 그는 이미 마음이 굳어져있었어.
   처음부터 자기 없이 성공한 아들 같은 거 보고싶지 않았는데,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은 눈치도 없이 아들이 자랑스럽겠다고 그러고.
   볼프강이 진짜 너무 절절하게 \'저는 아버지의 아들입니다~\' 라고 하는데, 이건 뭐 벽에 대고 얘기하는 것 같더라.
   다른 공연 때는 버리고 가는 아버지도, 버림받은 아들도 다 너무 불쌍해서 울컥했는데, 오늘은 좀 더 냉정하게 지켜보게 되더라고.

- 그리고 오늘 아마데의 분노는 정말 무대를 다 얼려버릴 듯이 차갑게 분노하고 있어서 난 이러다 아마데가 볼프강 잡겠다 싶었어.
   \'난 과거로 돌아가지 않아. 내 갈길을 가겠어~\'라는 볼프강에 대한 분노가 너무 커서 진짜 이대로 죽여버렸대도 납득할 정도였음.
   준상아 오늘, 진심으로 오싹했어. ㅠ.ㅠ 난 이때부터 폭풍 눈물이 쏟아져서, 이후 혼란 씬 때는 거의 꺽꺽 울뻔했음.
   입을 막는다고 최대한 막았는데, 흐느낌 소리에 감상에 방해가 됐다면, 주변에 관람하던 분들께 죄송.

- 레퀴엠부터 모차르트 모차르트로 이어지는 장면은 진짜 오늘 전설 아니고 레전드. 전율이 일었음.

- 죽음씬에서 은촤와 준상 아마데는 언제 봐도 참 너무 짠해 ㅠ.ㅠ
   이제 남은 피는 심장 뿐, 하지만 심장을 찌르면 너도 끝이야, 라니까 아마데가 휙 돌아앉는데, 그게 꼭 
   어? 망가지는 건 싫은데~ 라며 살짝 망설이는 것 같이 느껴졌어.
   그런데, 자기는 볼프강을 쪼끔이지만 생각해준다고 망설이기까지 하는데, 이 녀석이 나는 다 바쳤다면서, 내 아버지 어쩌고 하니까
   째려보는데, 그게  아마데가 \'너 아직도 아버지 타령이야!\'라며 빡 도는 것처럼 보이더라고.
   은촤는 이미 죽음을 감지하고 있어서 \'내가 죽으면 너도 끝인데, 그래도 넌 할거지?\' 라는 듯 팔을 벌려 그런 아마데를 받아들이려해.
   뭐 이런 사랑과 전쟁스러운 자아분열이 다 있냐고 ㅠ.ㅠ
   
- 너무 많이 울어서 막 눈물 수습하고 피날레 -> 커튼콜은 진짜 기력 딸려서 박수치기 힘들었다. 그래도 열연해 준 배우님들 생각해서
   최선을 다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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