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햎 관대 기억나는대로 (두서없음주의) (스포)

1. 윌천휴의 감수성, 정서가 많이 배어있고 종이컵전화나 반딧불이 같은걸 중2병(?)스럽게 받아들이지 않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제임스, 그리고 제임스와 올리버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 많이 들어오는데, 사실 기획과정에서 서로 이야기하고 짜놓은 전사가 다 있지만 그걸 얘기하면 관객분들 나름의 상상이 깨질 것 같아서 아직은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윌이 말함. 재연 올라갈 때쯤엔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다만 제임스는 한국에 살지만 영어이름을 짓고 재즈를 굉장히 좋아하는 등 문화에 있어선 경계가 없지만 동시에 과거나 낡은 것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 등에서 윌천휴 본인들이 많이 반영되었다고 함. 그리고 올리버는 제임스를 신처럼 받들도록 프로그래밍 되었고, 함께 사는 과정에서 주인의 취향들을 많이 학습하게 되었다고 함.

2. 처음 기획할 때는 올리버에게 지하주차장에서 트럼본을 연주하는 설정이 있었는데 삭제되었음. 실제로 윌이 고등학교때 재즈밴드에서 트럼본을 연주했었다고 함.

3. 연출님은 이 극을 하면서 '기억'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고 하심. 원래는 커튼콜이 배우가 아직 캐릭터에서 빠져나오지 않고 캐릭터와 배우 본인 사이의 경계에 있을 때 관객과 만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진을 찍으면 그런게 방해가 될까봐 커튼콜 때 촬영 허용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기억과 기록, 등에 대해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사진 촬영이 맞닿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괜찮게 여기게 되었다고.

4. 결말에 대해서는, 원래 리딩 때는 '쉿, 비밀이야' 대사를 클레어도 하게 되어 있었지만 윌이 클레어가 기억을 지우지 않았다는 것을 너무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제안해서 트라이아웃부터 바뀌었다고.
휴도 이렇게 하는게 공연이 끝나고 클레어와 올리버가 또 사랑에 빠졌을까? 등등 질문하게 하고 여운을 많이 남기는 것 같아서 좋다고 함.
관객 개인마다 각자 생각하는게 다르겠지만, 윌은 둘이 다시 사랑에 빠질 것이고, 다시 사랑하게 된다면 기억은 지우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음. 이유는 올리버가 한번의 경험을 통해 많이 성장했고, 클레어가 기억을 지울만큼 슬퍼하고 힘들어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5. 음감님이 극 초반에 배우들이 문을 열때 음악과 맞물리는 부분에서 점점 배우들의 장난이 심해져서 안 맞을 것 같다곸ㅋㅋㅋㅋㅋ 김재범배우가 공연들어가면 각오하라고 하더니 며칠전 공연에서 훼이크를 4번인가 쳐서 피아노를 치려다가 심쿵하셨대.

6. 음감님이 이렇게 관객과 가까울줄 몰랐는데 너무 가까워서 당황스럽고, 혹시나 지휘할 때 몸움직임이 시야에 방해될까봐 너무 조심스럽다고. 관객분들께 방해될까봐 음성사인도 갈수록 줄이고, 페달 밑에도 드럼패드? 같은걸 깔아놨다고 하심.

7. 음감님이 오케분들께 물어봤는데 제일 감정이 이입되는 넘버는 기억을 지울때 나오는 넘버. 실제로 비올라와 첼로의 선율이 기억을 지우는걸 표현하고 있는 등 음악에 그런게 이미 다 표현되어 있다고 하심.

8. 윌은 제일 애착이 가는 넘버가 사랑이란. 멜로디스러운 부분도 있고 씬진행을 위한 부분도 있다는 점이 좋다고 함.

9. 음감님은 사랑이란(아닐수도ㅠㅠ 벌써 잊어버렸다) 시작할때 그 감정을 오롯이 싣고 전달하기 위해 너무 조심스럽게 건반을 쳐서 소리가 안 난적도 있다고 하심.

10. 극이 미래인데 무대연출이 미래적이지 않은 이유는 '낡음'을 표현하려고 했기 때문.(극의 내용과 맞닿아 있는 부분) 실제로 지금도 30~40년전 건물이 지금도 있듯이, 극중 공간도 지금 있는 건물이 30~40년이 지나 낡았지만 그대로 있다고 생각하면 될듯. 그래서 보다 익숙하고 과거의 향수가 묻어 있는 느낌의 무대가 탄생했다고 하심.

11. 트라이아웃 이후 이 작품에 대한 제작사의 러브콜이 많이 들어왔는데, 1번 조건이 6인조 오케스트라가 무대 위에 실현 가능한 극장에서 올리는 것-이었다고 함.

12. 오늘은 공연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만 했는데, 공연 끝나기 전에 배우들과 함께 디테일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을 것 같다는 뉘앙스로 진행자분이 말씀하심.


더 생각나면 추가!!

음감님도 그렇고 다들 관객 생각 진짜 많이 하고 말 너무 이쁘게 해서 좋았음ㅠㅠㅠㅠ 질문이나 대답도 다 알차고ㅠㅠㅠ 50분동안이나 진행해준 아름다운 관대였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