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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슈트 ㅃ 다른기억(ㅅㅍ,ㅇㅅㅌㅁㅇ)

ㅇㅇ(59.15) 2019.09.21 02:31:08
조회 262 추천 16 댓글 5

190920 블랙슈트에 대한 후기이기도 하고 다른기억 장면에 대한 ㅃ생각이기도 한 글이야

셀털이 좀 있으니 불편한 바발들은 스킵해줘..



자첫하고 나서 다시 볼 때 보통 최애 장면이 바뀌는데 이 극은 꽤 많이(..ㅋㅋㅋ)본 지금까지도 최애장면이 바뀌지 않고 다른 기억이야.


ㅇㅅㅌ미안하지만 어릴 적 충격적인 일을 겪고 부분적으로 기억을 잃었거든 그 상황에 대해.

이 다른 기억이라는 넘버의 상황이 자첫부터 나한테 꽂혔던 건 민혁이와 광열이가 잃어버린 기억과 생생하게 남아있는 기억에 대해 말해서였던 것 같아.


물론 이들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지만 기억이라는 키워드 때문에 볼 때마다 다른 각도로 이들을 이해하게 돼.


민혁이는 흐릿한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에게 주어진 삶은 분명히 달라져있기에 그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을거야.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바뀌었는데 나만 그게 무슨 상황인지 모를 때,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도 없고 혼자 고민하고 자책도 해보다 원망도 해봐야 하는 상황이 정말 힘들었을것이라 생각해. 나는 오히려 기억을 생생하게 하고 있지 못해서 스스로의 기억과도 싸워야 해서 힘들었었거든... 모든 게 환상은 아니었을까, 나의 상상은 아니었을까..(자꾸 셀털하는 건 미안하지만 인물의 감정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쓰느라 그런거니 불편한 바발은 스킵해줘..ㅠㅠ)


광열이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기에 그 모든 걸 온전히 스스로 감당해야 했을거고, 민혁이와는 또 다른 아픔이 있었을 것 같아. 그리고 정황상 사건이 있은 후 아주 오랜 시간동안 혼자서 모든 상황을 견뎌온 것 같거든. 누군가는 왜 지난 일에 그렇게 집착하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그게 그렇게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용서할 수 없었고 복수와 슬픔에 젖어 살아야 했던 광열이가 너무 이해가 됐어. 대사에도 있듯,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없던 일이 되는건가!!'


광열이가 울먹이며 "기억을 하고 있기에 이렇게 살아간다고, 수십번을 되뇌어도 난 같은 선택을 해"라고 할 때 늘 울컥해ㅜㅜ 단편적인 사건이 아니라 28년 동안 혼자서 견뎌온 기나긴 시간들이 보이는 것 같아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광열이는 여기에다가 범죄..ㅠㅠ도 걸려 있으니 더더욱 혼자서 모든 걸 정리해야만 했겠지..?)혼자 견뎌야 했을 17세 소년이 너무 안쓰럽더라고..


그래서 되게 아이러니하게도 이 장면에서 위로를 받을 때가 많아. '나도 이런 상황을 겪었고 아직도 이렇게 아파하며 살고 있어, 벗어나지 못하는 네가 이상한 게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애매한 기억을 안고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가 내 자신이 스스로에게 지쳐서 모진말을 할 때였거든. 왜 남들처럼 지나간 일을 지나간 것으로 떠나보내지 못하고 아직도 괴로워하고 있냐고, 이래서 남는 게 뭐냐고. 

마음이 힘든 사람을 곁에 두면 주변 사람이 힘들지. 그래서 최대한 주변인들에게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하는데 그래서 이렇게 가끔씩 과거의 기억에 갇혀 과로워하는 인물을 만나면 참 짠하고.. 주파수 잘 맞으면 위로를 받고 돌아오기도 하고.. 그렇다. 


오늘은 특히, 아, 어제가 되었네. 광열이, 한수, 민혁이 세 사람이 서로를 참 따스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이 느껴져서 더 따뜻한 마음을 안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아. 극의 진행이 그렇다보니 보통 한수와 광열이는 끝에선 약간 웬수같은 느낌으로 끝날 때가 많았던 것 같고, 배우의 노선에 따라 어떤 날은 민혁이와 광열이 조차도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극이 마무리지어질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어제 공연때는 모든 인물들이 서로에 대한 애정들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서 참 좋았어,


광열이 한수한테도 웃어주더라고 마지막 재판씬에서. 웃으며 한수를 바라보고, 민혁이한테는 끄덕끄덕하면서 웃어주고 그게 참 좋았던 것 같아. 그리고 광열이가 불가마에 걸어 들어갈 때 민혁이가 형!! 하고 외치는 중에 한수가 무릎을 털썩 꿇는데, 광열이를 날 죽이려고 했던 나쁜놈이 아니라 어떠한 애정을 갖고 대하고 있었던 것 같았던 게 좋았어. 

그리고 한수가 뒷통수 얻어맞고 민혁이한테 몰아부치는 씬에서 민혁이에 대한 원망이나 짜증, 화, 이런 게 아니라 화를 내고 있긴 한데 그게 스스로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표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 좋았어. 거기서 민혁이에게 화를 내고 대립각을 세우는 건 조금 보기 힘들었었거든. 

아무튼 셋이 따숩게 서로 걱정해주고 좋아보여서 좋았다....


아 어떻게 끝내야하짘ㅋㅋㅋ

셀털 많아서 미안했고 불편하면 욕하지 말고 그냥 스킵해줰ㅋㅋㅋㅋ 

블랙슈트.. 배우들 연기와 노래 덕분에 진짜 재밌게 잘 보고 있는데 마지막까지 힘내줬으면!!

문제 있으면 둥글게 말해줘~

다들 내일도 관극 레전찍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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