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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앤제이 학생들이 중간에 왜 잠들었다 깨는지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19.09.23 03:19:34
조회 2514 추천 121 댓글 9

그냥 어제 밤공 보면서 느꼈던 짧은 부분에 대한 이야기야.
제목 그대로 학생들이 중간에 잠들었다 일어나는 부분인데
약간 진행이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었거든.
근데 어제 밤에 깨달음(?)을 얻고 써봐.

일단,
- 이 공간은 학교 어느 구석진 곳이고 아이들은 숨어서 연극을 하고 있음.
- 아이들은 자기가 등장하지 않는 씬을 재밌게 보고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기 차례가 아닐 때 잠깐씩 딴짓을 하거나 쉬고 있기도 함.

그리고 발코니씬에서부터
학생1이 난 로미오가 아니예요! 하고 크게 소리쳐서 울려. 조용히 몰래 하는 연극인데 로미오에 몰두해 저도 모르게 큰 소리로 외쳐버린 학생1이 순간적으로 극에서 빠져나와 합 입을 다물고 주변 눈치를 살피는데, 이건 캐퓰릿의 발코니 밑에 숨어있는 로미오의 입장 역시 그런 큰 소릴 냈다면 똑같은 반응을 했을 것 같아.
학생 1과 로미오의 입장이 겹쳐보이는 순간 중 하나.

이 때 학생 3, 4는 비를 맞는 장난을 하고 나서 잠시 잠들었거나 쉬고 있다가 큰 소리에 놀라. 행여 선생님에게 들킬까봐 초조하게 두리번거리며 뛰어와 여전히 연극에 열중한 학생 1, 2를 중단시키고 잠시만 조용히 하고자 해.

하지만 학생 1, 2는 이제 막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로미오와 줄리엣에 몰입해서 친구들의 만류에도 상관하지 않고 연극을 이어가지. 아이들에게 제일 무서운 건 규칙을 어긴 걸 선생님에게 들키는 것이고, 이어지는 체벌일텐데. 학생 1,2는 그 순간만큼은 그런 두려움도 잊어버렸어.
학생 3, 4는 그런 친구들에게서 더 큰 두려움을 느껴. 이거 그냥 재미로 하는거 아니었어? 선생님한테 들키면 끝장인데 왜 이렇게까지 필사적이야? 얘들 정말 이상해져버린거 아니야? 더 있는 힘껏 막아서.

다시 연극의 대사에서
- 어떻게 여길 오셨죠? 왜 오셨나요? 정원 담은 높아서 넘기도 어렵고 우리 집안 사람들이 당신을 보면 죽음을 피할 수 없을텐데.
- 사랑의 가벼운 날개를 달고 담을 넘었죠. 돌담이 어떻게 사랑을 막을 수 있겠어요? 사랑은 그 어떤 것도 해내는데. 그러니 당신 가족들도 날 막지 못해요.
- 당신을 보면 죽이려고 할거예요.
- 난 스무 자루의 칼보다 당신의 눈빛이 더 두려워요. 당신이 날 바라봐주기만 한다면 난 그 어떤 증오에도 맞설 수 있어요.

학생 2는 줄리엣의 입을 빌어 들킬 것 같은 불안을 말해. 그건 학생 1에 대한 걱정이기도 해. 하지만 연극과 사랑에 빠져버린 학생 1은 로미오의 입을 빌어 괜찮을 거라 답해. 이제 학생 1은 학교의 무서운 체벌보다, 연극을 멈추고자 하는 친구들이 더 두려워. 우리가 연극을 계속 할수만 있다면 모든게 괜찮다고.
학생 2는 아마 학생 1의 말을 그렇게 이해했을 거야.

하지만 나머지 아이들은 아직 이해하지 못했어. 아이들의 눈빛이 복잡해. 걱정이기도 하고 불안이기도 하고 두려움이기도 해. 학생 1도 그때서야 자기가 너무 달려나간 걸 인정한 것 같아. 그래서 잠시 아이들의 뜻에 따르기로. 누군가 큰 소리를 듣고 여길 찾아와 아이들을 혼내지 않도록. 아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취침 기도를 읊으며 자는 척 하기로. 부디 아이들의 두려움도 함께 잠들기를.

- 만약 이 꿈에서 깨어나기 전에 우리가 죽는다면, 주께서 우리의 영혼을 구해주소서.

잠시 잠들었다 일어난 학생 3, 4는 그래서 다시 장난스럽게 연극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우린 들키지 않았고, 설령 누가 순찰을 돌았다 하더라도 자고 있을 동안 지나갔을테니까.


처음엔 왜 중간에 자고 일어나는데 하룻밤에 있었던 일인지, 애들은 왜 둘을 막아서는지, 이것저것 의문이 많았는데 자6만에 제대로 이해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물론 정답은 없겠지만...

다른 얘기지만 취침 기도가 무색하게도 넷은 모두 다 각자의 역할에서 죽음을 맞이하지. 머큐쇼, 티볼트, 로미오, 그리고 줄리엣.
한여름 밤의 꿈에서 깨기 전에 죽어버린 네명의 아이들의 영혼을, 신이 있다면 반드시 구해주시리라 믿으며.
안녕. 안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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