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공으로 히보를 봤는데 뭔가 이렇게 혼란스러운 기분으로 나온 극은 오랜만인거 같어... 개인적으로 엔딩이 참 좆같았는데 (학생 성추행하고 죽은 선생 장례식 졸라 훈훈하게 치뤄주면서 교사도 인간인 걸 이해했다니 그게 뭐죠?) 어윈이나 린톳, 스크립스, 데이킨, 포스너 등 각각의 캐릭터는 매력적이긴 했어ㅇㅇ 특히 나는 모순 그 자체인 어윈 캐릭터가 많이 끌렸음. 말은 시니컬하고 공격적인데 사회 질서에는 묘하게 순응적이고 옥스브릿지 출신이 아닌데 옥스브릿지 맞춤으로 생각하고.

근데 어윈이고 데이킨이고 스크립스고 그 누구도 긍정적인 인물은 아니잖아? 헥터는 물론이고. 난 그걸 이 극이 다 보여주면서 가는 줄 알았는데 엔딩에 훈훈하게 마무리하니까 너무... 당황스러운 거야... 넘겨주는게 뭔데 그래서... 가식과 허영과 성추행과 위조를 모두 넘겨준다는 건가... 이 극이 메시지를 가지려면 연출이 시니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연출이 훈훈해버리니까 이게 뭔가 싶은거.

연기는 재밌고 대사 핑퐁도 좋고 다 괜찮은데 극이 묘하게 불건전한거같아. 메시지는 불호인데 장면적 호가 섞여서 더 아리송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