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자첫 후기라 해석 내맘대로에 스포 많고 분량도 많아!

우선 나는 예에에전에 솜 시놉만 읽고 지루할 거라고 생각해서 별 관심을 안 두고 있었어. 그냥 춘수 본진극이구나... 톰이 쓰레기구나... 이정도? 음방도 잘 안 들어서 진짜 왜 톰새끼인지도 모르고 있었음. 그러다가 진짜 오랜만에 음방을 들었는데 눈물이 줄줄 나는 거야ㅜ 그때 들은 게 레밍턴 선생님이었는데 전후상황 하나도 모르고 들었는데도 너무 슬펐어.

암튼 그 음방을 계기로 솜에 대한 엄청난 기대감을 갖게 된 거지..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진짜진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버티다가 드디어 어제! 자첫을 했습니다 와아아아아(박수짝짝)

무대 위에 커튼 쳐져 있고 연설대? 하나만 놓여져 있길래 아 지연입장하겠군..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런톰이 걸어오더라. 어깨가 너무 넓어서 놀랐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라노에서는 저 정도로 역삼각형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진심 어깨 무슨 일이야; 암튼 송덕문을 쓰려고 막 끙끙거리는데 본인도 앨빈의 죽음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느낌이었어. 앨빈에 대한 죄책감과 난 잘못한 게 없다는,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 이런 게 막 엉켜서 복잡해보였어.

햇앨은 진짜 눈송이 같더라. 푹푹 내리는 눈 말고 부슬부슬 날리는 눈 있잖아. 손가락으로 톡 건드리면 순식간에 녹아 없어지는. 엉뚱하고 고집도 있지만 톰보다 훨씬 어른스러워 보였어. 그리고 좀 아슬아슬하고 지쳐있는 느낌? 아이들이 이상하게 보고 톰이 마을을 떠날 때 마다 앨빈이 점점 더 작아지는 거 같았어.

으으 좋았던 부분이 너무 많아서 말이 정리가 안 된다. 나는 톰이 앨빈의 죽음 또는 그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고 그런 톰의 기억 속에 있는 앨빈이 그 사실과 마주하는 걸 도와준다고 이해했어. 그래서 톰이 싫어하는 기억들을 훅훅 들이밀거나 뭔가 대답을 바라는 톰에게 이게 전부라고 말하는 부분들이 좀 냉정해 보여서 좋았어. 톰은 계속 본인이 놓친 틈새에 강력한 이유, 엄청난 사건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그걸 찾으려고 하잖아. 그런데 사실은 그게 아닌 거지. 그냥 매 순간이 쌓이고 쌓인 것뿐이고 톰이 그 틈새를 찾으려고 백날 노력해봤자 얻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으니까. 그냥 앨빈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거, 그게 톰이 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나와서 읽어보니까 춘수가 가져오면서 뽀뽀하는 걸 포옹으로 바꿨다면서? 다른 앨빈을 본 적이 없어서 햇앨이 어느 정도로 그런 디테일을 가져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오늘 앨빈이 정말 톰을 사랑했다고 느꼈어. 런톰이 행운의 키스 무새가 되는 바람에 둘이 엄청 투닥거렸거든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정신없이 웃고 있는데 갑자기 햇앨이 덜컥 끌어안는데 그냥 너무 슬펐어. 정말 앨빈이 하고 싶었던 말은 뭘까. 이 단편 소설을 학교로 보내면 자신을 떠날 거라는 걸 알면서 보내라고 말하는 마음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리고 애니에게 인사를 하고 싶지 않아하는 모습도 그렇고. 그냥 앨빈이 외로워 보이더라.

아아아 그리고 오지 마!!!! 아니 진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책임진다며, 그것도 하루 전날? 화나는 건 둘째 치고 서럽더라. 톰은 오버하지 말라고 했지만 앨빈한테는 정말 소중한 기회였을 거란 말이야. 그거 말고도 톰 진짜 나쁜 말 많이 하더라.. 친구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너네 아버지 삶이 명작소설은 아니라는 말을 해? 앨빈은 톰이 자신이 들려준 이야기로 책을 수백 권을 쓰던 수천 권을 쓰던 불쾌해하지 않았을 거란 말이야. 그냥 톰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던 것뿐인데.

뭔가 런톰은 세상에 등 떠밀린 어린아이 같았고 햇앨은 빛바랜 동화 같았어. 진짜 한은 햇사리에게라는 게 무슨 말인지 또 느꼈다고 한다. 그래도 마지막에 앨빈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말하는 톰은 조금 자란 거 같았어. 그러면 뭐하니 앨빈이 죽었는데ㅜㅠㅜㅜㅠㅜ 있을 때 잘해 이놈아ㅠㅠㅠㅜㅠㅠㅜ

오늘 웃긴 것도 많았는데(햇앨 은근 꼽 많이 주더라ㅋㅋㅋㅋㅋㅋㅋ) 쓰다 보니 무거워진 거 같네; 

주절주절 두서없는 후기 읽어줘서 고맙고 문제시 톰녀석 맴매하러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