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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ㄱㄱ) 191211 쓰릴미

ㅇㅇ(58.228) 2019.12.12 03:03:23
조회 2109 추천 110 댓글 17

나는 14, 16년도 쓰릴미를 봤어.

쓰릴미 넘버를 좋아해서 내 기준에서 굉장히 많이 본 작품이야.

아무래도 연출이 바뀌고 풀어나가는 방식도 바뀌다 보니 이 후기는 19 시즌을 내가 본 14, 16 시즌과 비교하면서 쓰게 될 것 같아.


우선 의상 얘기를 하자면 나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

어제 배우들이 키가 크고 말라서 양복이 잘 어울리는 체형이라 그랬을 수도 있는데

셔츠도 손목 단이 넓어서 예뻤고 양복의 전체적인 디자인과 핏, 색상도 촌스럽지 않고 세련되서 좋았어.

1920년대 느낌을 살리면서 현대적인 느낌도 나게 잘 만들었다 생각했어.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해준 리차드 머리 모양이었어.

오른쪽은 올리고 왼쪽은 내린 머리였는데, 머리 내린 쪽이 안 예쁘더라.

머리를 아예 많이 올렸으면 더 멋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무대는 14, 16 시즌이 워낙 미니멀리즘을 추구했어서 그런지 굉장히 화려하다는 느낌이 들었어.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쓰릴미의 분위기와는 거리감이 있었지만

연출이 생각이 있어서 이렇게 바꿨겠지 했는데..........

특히 많은 바발들이 지적했던 부분인데, 그렇게 활용 할 거면 굳이 2층은 왜 만들었는지.

쓰릴미 이후에 리차드는 2층에 올라가서 걸터 앉은채 담배를 피고

네이슨은 1층에서 옷을 입으면서 위를 보며 대사를 치는데 굉장히 어색하고 그림이 안 예쁘더라고.

쓸 때 없고 이유 없는 동선이 많아서 산만해지는 경향도 있었어.

가장 심한 부분은 계약서(written contract) 다음에 네이슨과 리차드가 장물을 훔쳐서 도망치는 장면인데

괜히 벽 뒤로 해서 무대를 크게 한 바퀴 돌고 2층으로 올라갔다가 1층으로 내려오는데..

그렇게 정신없고 어색할 수가 없더라.

정면 구조물의 경우 벽이 되기도 하고 문이 되기도 하고 창문이 되기도 하는데 창문일 때 가장 예뻐서 마음에 들었어.

하지만 그거와는 별개로 창문일 때 네이슨이나 리차드가 안쪽을 바라보는 장면이 있는데 뭔가 아름답기 보다는

스토커가 스토킹 하듯 보는 느낌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뺐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


전체적은 대사나 가사는 크게 바뀐 부분이 없었어.

바뀐 부분에서 귀에 들어온 부분은 '뛰어난 인간->우월한 인간' 정도?여서

굳이 이 부분을 이렇게 바꿔야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

전체적으로 문장을 다듬고 오역된 부분을 좀 더 원작에 충실해서 번역을 했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노력도 없고 단지 몇 몇 부분 단어를 바꾸고 오역을 고치지 않을 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난 잘 모르겠더라.


박자 얘기를 하자면 14, 16 시즌에 비해서 느려지긴 했지만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어.

그런데 이게 박자가 빨라야 할 곡에서는 느리고 박자가 느려야 할 곡에서는 빨라서 분위기를 살리지 못해 많이 아쉽더라.

이게 크게 느껴진 곡을 2개 꼽자면 뛰어난인간(superior)과 살아있는동안(life plus 99 years)이야.

뛰어난인간(superior)은 좀 빠른 박자로 리차드의 흥분된 마음과 네이슨의 불안함을 고조 시켜야 하는데 박자가 느리다 보니 느슨해졌고

반대로 살아있는동안(life plus 99 years)은 네이슨과 리차드의 위치가 바뀌는 순간을 좀 더 느린 박자로 집중 시켜줘야 하는데 박자가 빨라 흐지부지되는 경향이 있었어.


피아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발들이 많을 텐데 나는 미스터치가 많지 않은 이상 크게 신경 쓰지 않아서 나쁘지 않았어.

다만 강약 조절을 좀 더 유연하게 해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어.


녹음 되어 나오는 목소리가 바뀌었는데, 개인적으로 심의관 2명의 톤이 비슷해서 별로였어.

워낙 전 시즌에 깐죽거리는 심의관이 뇌리에 깊게 박혀서 그럴 수도 있는데

2명 톤이 비슷하다 보니깐 좀 긴장감도 떨어지고 지루해지더라. 대사도 잘 안 살고.


전 버전과 비교했을 때 바뀐 부분이 마음에 들었던건 2군데 정도 있어.

첫번째는 내차는안전해(roadster)때 네이슨이 퇴장하지 않는 부분.

쓰릴미 자체가 네이슨의 진술을 토대로 진행되는 이야기다 보니 네이슨이 퇴장하지 않고 무대 위에서 리차드의 행위를 지켜보는 것이 흐름상 나쁘지 않았어.

두번째는 계약은끝나지않았어(keep your deal with me)에서 네이슨이 리차드에게 키스하는 장면.

14, 16 시즌에서는 리차드가 네이슨에게 키스를 하려고 하면 네이슨이 피하고 리차드가 체념하고 뒤돌아서려고 할 때 네이슨이 손을 잡는 장면이었어.

짧은 순간이지만 이때 느껴지는 네이슨의 감정 변화들이 좋아서 이 부분 좋아하는데,

만약 '리차드'가 '네이슨'에게 키스를 하는데 피하지 않게 바뀐거라면 별로 였을거야.

그런데 '네이슨'이 '리차드'에게 키스를 하려고 다가가는게 뒤에 가사랑 연결되면서 '이렇게 해도 설득력이 생기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에 들었어.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많았지만 몇 군데만 꼽자면

"멍청하게 새나 보고"에서 네이슨 놀래키지 않고 망원경을 통해 리차드를 바라보는 장면.

"이 초인은 주무신다" 해 놓고  리차드 누워서 자는 장면 없어진거.

바비를 마네킨이라는 1차원 적인 방법으로 표현한거.

네이슨이 경찰에게 조사 받기 전인지 후인지 헷갈리는데, 리차드를 공원에서 만나 땅바닥에 세상 조신하게 앉는 장면. 등등


배우들 얘기를 하자면

우선 둘 각자를 놓고 보면 노래를 못하지는 않은데

둘의 목소리가 비슷하기도 하고 음역대도 비슷해서

화음 넣을때 아름답지 않아서 아쉬웠어.

정말,죽이지(nothing like a fire)랑 살아있는동안(life plus 99 years) 화음 정말 좋아하는데....

개인적으로 올드한 창법을 좋아하지 않은데 해준 리차드가 약간 그런 경향이 있어.


둘 다 첫공이기도 하고 경험이 많은 배우들은 아니라서 그런지 약간 대본대로 연기를 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이 들때가 있었어.

우석 네이슨의 경우, 리차드가 네이슨의 말을 끊는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가다가 끊기는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리차드에 의해서 말이 끊긴게 아니라 '네이슨의 대사는 여기까지다'라는 느낌이 들정도로 부자연스러운 장면이 몇군데 있었어.

해준 리차드의 경우, 두려워(afraid)가 감정을 표현하는게 굉장히 어려운 곡이긴 하지만

리차드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곡이기도 한데 이 곡을 제대로 못 살려서 정말 많이 아쉬웠어.

'리차드는 여기서 무너져야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나를 놓지 못하겠다'라는게 보여서 연기하는 배우도 불편하고 보는 나도 불편하고...


쓰릴미가 몸을 많이 쓰는 뮤지컬이 아님에도 두 배우 다 어색한 몸짓들이 많았는데, 특히 손 동작들이 어색하더라.

감정 표현도 자연스럽게 점점 커지던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1에서 10으로 갑자기 튀었다가 다시 1로 돌아오는 경우들이 있었어.

그게 어울리는 역할이 있지만 네이슨과 리차드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크게 못하지는 않았지만 좀 더 세밀하게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아.


내가 느낀 배우들을 한 줄로 표현하자면

우석 네이슨은 외유내강의 보모

해준 리차드는 분노조절장애있는 잘생긴 걸 아는 청년


전체적으로 아쉽고 부족한 부분이 많은 연출이고 공연이었지만

고칠 수 있는 부분은 고치고 개선 할 수 있는 부분은 개선해서 점점 나아지는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어.

그게 여태까지 쓰릴미를 아끼고 사랑해 온 많은 관객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해.

쓰릴미의 제목이 왜 '쓰릴미(thrill me)'이고 이걸 관객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 할 수 있을지

좀 더 고민해 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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