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공으로 자둘하고 왔어!

자첫 전에 사실 시놉시스 읽었을 땐 지배자 나라의 남자와 식민지 나라의 여자의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너무 뻔할거같고... 막 사이공 생각나면서 불쌍한 여자주인공 버려지고 죽겠지... 막 이런 생각 하면서 갔었어. 이집트가 배경이라길래 무대도 되게 어둡고 막 사막 이런거 보여줄줄 알고 전체적으로 암울할 것 같다? 는 예상을 하고갔었다.

근데 이렇게 디즈니 스타일 로맨스에 세기말 감성 대사()가 있는데도 이렇게 뻔하지 않은 기분은 뭐지..??

난 라다메스가 누비아에서 아이다 잡아왔을때부터 성노예처럼 부리는 씬 있을 것 같고 아이다 괴롭히다가 나중에 맘 생겨서 후회하면서 바짓가랑이 잡는 그런캐릭터일줄 알았어. 전형적인 돈많은 똥차 캐릭터 그런거 있잖아..
웬걸? 아이다의 처음엔 무례한 행동을 하긴 했지만 아이다의 용기와 자유로움을 알아보고, 진짜 세상밖으로 나가고싶어하는 자유롭고 생각이 바른 청년일줄은... 시녀가 된 아이다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는 캐릭터여서 뜻밖이었고 너무 좋았어. 아이다의 괴로운 선택까지 받아들이고...행복을 위해서 비현실적인 꿈도 포기하는 사람이었을줄이야ㅠ

또 암네리스도 첫 등장부터 허영심 많은 전형적인 왕비캐릭터인가보다. 아이다에게 질투를 느끼고 권력으로 인해 아이다도 장군도 죽게되는 거려나? 아니 왜 아직도 이런 캐릭터를 봐야돼~ 이러면서 머릿속으로 이미 거의 전래동화급 전형적인 캐릭터로 박아놓고 기대도 안했엇거든.
근데
와...... 진짜 ... 어떻게 이런 서사를 만들지. 박물관씬부터해서 완벽한 캐릭터빌딩이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법을 아이다에게서 배우는 왕비. 그리고 왕비가 아닌 여왕이 되는 암네리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된다해도 꿋꿋이 살아갈 과부도 아닌 여신도 아닌... 그냥 인간으로서 너무 기특한 성장을 하는 암네리스 캐릭터 너무 좋아. 암네리스도 아이다를 단 한번도 천대하지 않았다는 것도 너무 좋아. 아무리 파라오의 딸 차기 파라오 라고는 해도 국법을 어기면서까지 반역자들을 살릴 권력까진 없었겠지? 그렇다면 정말 그건 암네리스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자비였을 거라고 생각해ㅠㅠㅜㅠ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었어.

그리고 아이다도...
자기 처지가 이제 잡혀온 노예인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삶에 대한 주체성을 잃지 않는 게 너무 좋았어.
아이다도 보러가기 전엔 어쩌다가 장군과 사랑에 빠져서는 남자에게 매달리고 인생 부서지는 전형적인 옛날 비극의 여주인공을 예상했엇거든..
아이다가 사실 누비아 백성들에게 해준 게 정확히 무엇인가? 희망을 전달해준거..? 아무튼 지도자로서 해준 건 별로 없긴 해. 근데 나는 그것조차 좋다고생각했어ㅠ 아이다 기껏해야 스무살은 먹었나? 십대인가..? 아무튼 공주라고는 해도 아직 어린 아이일텐데 그가 마주한 압박, 세상이 강요하는 나라를 위한 희생.. 그게 대의일 수는 있어도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선 쉽지않은 선택이니까. 아이다가 그 엄청난 고뇌와 고민을 통해서 백성들을 선택하지만 결국엔 또 그의 마음가는대로 사랑을 선택해버리는 그런 모습들이 그냥 자기 심장이 뛰는 것을 주체할 수 없는..정말 주체성을 가진 삶을 살고있는 인물로 느껴지더라고.

세 인물 모두 주체성을 갖고 사는 인물이라 정말 다들 반짝반짝 살아있는 것 같더라. 이렇게 멋진 극이 그렇게 오래 정에 만들어졌다니. 텍스트에서 약간 느껴지는 그런... 오래됐구나.. 싶은거나 대놓고 봐라! 우리의 춤! 이라던지 대립씬이다! 이런 오래전 기법같은 ?? 뻔한 장면들조차 왜이렇개 재밌는지 모르겠다. 분명 고쳐서 다시 돌아오는 언젠가의 아이다도 기대가 되지만 ... 정말 이 그랜드파이널 아이다 본사로 남아서 너무너무 행복하다. ㅠㅠㅠㅠㅠ

아 뜬금없는 건데 조세르랑 라다메스 대립할때 딴!!딴!!딴단단단 딴!!딴!!!딴단단단 하면서 무대 개 밝아지면서 막 신나게 대립하는 거 너무좋아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립한답시고 분위기잡고 무거운 넘버 질러줄줄 알았는데 너무 신나서 아이다란 계집을 잡아오라고? 어쩌고저쩌고 하기전까지 싱글벙글 하면서 봤다ㅠ

그리고 내가 진짜 이집트뮤지컬이라길래 하...영상으로 피라미드 쏠것같고 구릴 거 같고 ... 막 그랫는데 무대 대체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지.... 처음에 어쩌고의 눈 (호루스엿나?)) 암튼 딱 열리고 불 나오자마자 와! 씨 이거 큰일났다! 하고있는데 갑자기 돛 세 개로 배 표현하고 난리나고 또 넘버는 오오오워어~~영광우리의것!~!~!!하니까 진짜 시작한 순간부터 오지게 신나서 완전 빨려들어가버렸잖아.

죽는 장면도 너무 슬픈데 정사각형으로 좁혀지는 그 기법이 너무 좋아...... 수미상관에서 박물관이 열릴때도... 대체 왜그렇게 세련됐지?

또 ㅃ인데 암네리스가 파라오한테 제가 아버지의 계승자가 될거니까요? 할 때 오잉? 하지만 넌 여자이지않느냐 이럴까봐 제발 입다뮬고 저 지도자를 받아들여. 이러면서 보고있었거든ㅋㅋㅋㅋㅋㅋ 이제껏 라다메스랑 약혼하고 왕좌에 앉는건 라다메스로 되어있엇던 거니까 ㅠ 아니 배경이 이집트여도 왕이되는건 남자뿐인가? 싶었어서... 근데 파라오도 백성들도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이길래 머무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당당하게 왕이되고 전쟁을 멈춘 암네리스...진짜 멋있어.

완전 중구난방으로 썼네.. 시놉읽고 생각했던 뻔한 인물들이 아니라서 아이다 너무 재밌다고 쓰고싶었는데.
아이다 너무 좋아.. 넘버도 무대도 앙상블 진짜 갓상블에 주연배우들도 너무좋아. ㅠㅠㅠㅠㅠㅠ

하지만 개인적으로 메렙이랑 파라오랑 아모나스로 역의 연기톤은..잘 모르겟다..... 의도된것인지 무엇인지....ㅋㅋㅋㅋㅋㅋㅜ

어떻게끝내지.... 문제시 ㅂㅂㅈ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