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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ㄱㄱ 내가 느낀 최후앱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0.05.31 11:37:14
조회 356 추천 26 댓글 14

앵콜때는 마냥 재밌었어.
갈릴 넘버의 고음들이 주는 쾌감이 좋았고, 윌리엄과의 케미가 좋았어.

재연이 되어서야 스토리 자체가 조금씩 와닿았어.
어떻게든 살아남고 싶었던 갈릴이, 등장부터 얼마나 마음이 찢어지고 있을까. 스스로의 신념에 반대되는 거짓말을 하면서 얼마나 이를 깨물고 있었을까.
갈릴이 윌리엄이 쓴 이야기 속 주인공은 아닐까 생각하면서 갈릴보다 윌리엄을 많이 본 적도 있었어.

삼연이 되어서도 여전히 최후는 최후였고, 내가 사랑했던 갈릴과 윌리엄이 돌아와서 좋았어.
그런데 여전히 윌리엄보다 갈릴에게 눈이 더 가고 마음이 쓰이는거야. 그 이유가 뭐였을까.

지옥을 두려워 하고, 누군가를 질투하고, 용감하지는 못해도 아름답지는 않아도 어떻게든 살아남고 싶었고, 인생의 최후진술 마지막 순간에 떠오르는 질문과 대답들과 후회없는 노래.
끼어들면 안되고, 마음을 뒤흔들어도 안되고.
나는 과연 윌리엄과 같을 수 있을까 갈릴과 같을 수 있을까.
매번 생각하면서 울다가 문득 깨달았어.

내가 최후를 보면서 무언가 와닿았던 커다란 이유가 이거였구나. 최후는 나에게는 거울이었구나.
만약 저때 저게 나였다면.
하면서 대신 화내고 대신 답답하고 대신 후련하고 대신 감동이고.
갈릴이, 윌리엄이, 코페가, 프톨이, 프레디가, 브루노가, 밀턴이, 비행사가, 강도가, 마리아가 어쩌면 내가 상상하는 나의 모습들이 아니었을까.

프레디 말처럼 내가 상상했던 나의 모습을 최후에 투영해서 내가 보고 있었구나.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훅 와닿았구나.
그래서 윌리엄이 보는 갈릴이, 관객에게 보여지는 윌리엄이 좋았구나 싶은거야.

언젠가 또다시 태어날 기회가 있어도 똑같이 살아가겠지 싶어서 윌리엄이 생각나고, 인생의 최후진술 마지막 순간이 있다면 나도 후회없고 싶어서 갈릴이 생각날거야.

살면서 조금씩 옅어지고 흐려질지라도 최후를 보면서 나를 봤기에 평생 잊지는 못하겠지.

언젠가 또 돌아올 최후지만
갈릴이, 윌리엄이, 코페가, 프톨이, 프레디가, 브루노가, 밀턴이, 비행사가, 강도가, 마리아가 그립다.
같이 천국행 배를 기다리던 항구의 대기자들도 그립겠지.

이번에도 천국행 배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다음번을 기다리는 바발이.
(ps. 그래도 녀석은 내 거울 속엔 없었어. 그건 그냥 녀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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