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ㅃㅃ 0812 베어 밤공 후기 (스포 / 알제얘기 있음)앱에서 작성

ㅇㅇ(39.7) 2020.08.13 00:22:04
조회 389 추천 22 댓글 3


홍젯 언급 많아.


기홍의 맞물리는 결을 좋아하는데, 알제때는 이 결을 따라가면 이야기의 희망엔딩이 기다렸는데 베어에서는 비극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더라. 움직임의 차이였던 것 같아. 알제때는 기1의 대범할 정도의 희망을 쫓는 움직임에 홍2가 결심하고 움직였기 때문에 롬쥴이라는 비극의 끝에서도 희망을 만날 수 있었고, 베어에서는 역으로 서로가 서로를 위해 참아주고 묻어두었기 때문에 더 비극이였던 것 같아.

특히 오늘은 시작부터 홍젯이 찰랑찰랑 물이 넘칠 것 같은 아슬아슬함으로 보였어. 유앤아부터 사랑이 넘치면서도 시선이 거두어지는 지점엔 불안함이 묻어있었고, 그 불안함이 여실히 보인게 롤옵이였어. 무대 위의 그는 멋진 배우, 라는데 홍젯은 기핕 없는 무대 위에서 텅빈 눈으로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어. 사실 홍젯의 그런 텅 빈 모습을 가장 잘 알것 같은 피터는 기핕이라고 생각했거든. 기핕은 제이슨이 있는 무대 아래에 있지만, 사실 기핕 역시도 괴로운 마음을 끌어안고 필사적으로 연기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 홍젯이 얼마나 괴롭고 외로운지 알았을거야. 그래서 꾸역 꾸역 마음을 참아내며 겨우 뒷모습을 끌어안는데 그런 기핕을 기핕조차 모르게 돌아보는 홍젯이 있었어. 그래서 아 둘은, 연극 속에 사는 서로를 알고 사람들 눈을 피해 서로를 조용히 위로하고 있었구나,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었으니까..라는 생각이 들었어. 

희안하게 사람들 사이에서조차 외로워보이는 홍젯이 오늘은 무슨 일이 생기면 와르르 무너지겠구나 싶을 정도의 위기감을 줬어. 레퓨에서 환맷에게 그 말을 듣고 보던 중 가장 영혼이 나가서 환맷과 싸우려드는 홍젯의 마음 속 물잔은 흘러넘칠 듯 위태로이 흔들렸고, 그 흔들림을 잠재우기 위해 홍젯은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장 보통이자 평범하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 믿겨지는 이별통보를 해. 그게 옳은 일일거라고 그 순간 홍젯은 생각했겠지만, 911 수녀님의 말씀처럼 “그럼 네 마음이 깨지는 건 괜찮니?” 가장 옳고 평범한 길을 선택했지만 기핕이 두고간 레이브티를 보며 홍젯의 마음이 와장창 깨졌어. 평범함, 피터를 향한 사랑, 옳다 여겨지는 삶, 도덕 윤리 교리.. 모든 게 엉망으로 휘몰아칠 때 눈 앞에 나타난 아이비는 그 순간 홍젯이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으로 가장 옳다 여겨지는 일이였고 교리에 따르지 않은 본인을 향한 신의 구원이라 여겼을거야. 나도 이제 신의 교리를 믿고 따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 되었다고.

그래서 홍젯의 터마솔을 정말 좋아해.. 그렇게 평범해지려 노력했던 제이슨이 떠나간 피터의 뒷모습만 돌아보며 대충 개학 첫 날을 보내다가 제 손을 잡는 아이비의 고백 속에서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피터에 대한 마음을 알아가니까. (아이비 시선으로 보면 물론 정말 나쁜놈..) 교리에 대한 간절함을 넘어서는 피터를 향한 사랑, 누구에게도 상처 주기 싫어 웃으며 지내온 홍젯인데 본인의 사랑을 위해 아이비에게 상처를 주고 잠깐이지만 찰나의 제 진짜 모습도 보여주었어. 매일 기도해도 들어주지 않은, 모두가 아는 킹카가 아니라 더러운 손의 순례자인 자신을.

수 없이 오래 기도한 날들에도 무색하고 교리의 다른 말인 약속 앞에서 모든 비밀과 관계가 깨졌을 때, 그래서 신에게 버림받았다 스스로 생각해온 홍젯은 기꺼이 순례자가 되어 무릎 꿇었지만 여전히 자신을 이끈건 오래되고 낡은 교리가 아니라 기핕이 본인에게 알려준 사랑이라고 고백해. 원서폰, 신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가 그저 대답을 듣고 싶다 말했지만 어쩌면 오늘은 내면적으로는 그 답을 알 것 같았어. 늘 모를 것 같았는데, 처음 고해성사를 하러 가는 듯한 생경한 모습을 보고 홍젯이 여지껏 기도며 미사며 한 번을 나오지 않은건 신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받아들여질 수 없는 고백이 많은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크로스는 역설적이였어, 십자가를 표방하고 그걸 짊어지라 하는 신에게 저는 절대 그럴 수 없다 외쳤지.

오늘 홍젯, 그래서 순례자 같았어. 신의 가르침에서 벗어나 변방을 떠돌았고, 좁디 좁은 천국의 문 앞에서 거부 당해 무너진 순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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