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저히 자둘은 못할 것 같아서 후기를 남긴다

...극을 보면서는 삐에르가 좀 원망스럽기도 했어 어쨌든 안느와 니콜라에게 고통을 준 건 사실이고

아무리 자신의 인생이 소중하다지만 떠난 입장에서 그렇게 빨리 재혼하고 아이도 낳아야 했을까 싶었거든

근데 극 중에서 삐에르가 외쳤듯이 본인도 본인의 인생이 있는 것이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에 대해 괴로워 하는걸 보니까...그가 혐오스럽기 보다 그냥 혼란스러워졌어

내가 삐에르 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니콜라가 안쓰러웠던 이유는...아직 아이고....

원래 부모가 괴롭거나 헤어지면 아이들은 자기 잘못이라고들 생각한다잖아

(나는 이쪽으로는 트리거가 없어서 들은 얘기임)

삐에르가 다른 이와 사랑에 빠지면서 안느와 니콜라를 떠났을때

극에서도 나오지만 안느는 정말 힘들었을 거 

배우자의 배신이...쉬운 일은 아니니까 본인이 원치 않았어도 아이도 있었긴 했지만 

본인의 고통을 마주하고 처리하느라 미처 애한테 까지는 신경을 못썼겠지

근데 그걸 누가 뭐라할 수 있겠어...안느도 사람이고 힘든건 힘든건데...

그런 엄마를 보면서 니콜라는 엄마의 고통을 옆에서 바라보면서 정말 힘들었을 것 같음 

모든 것이 자기 잘못인 것 같고...엄마와 아빠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에는 얘도 너무 어렸겠지

일단 엄마와 남겨진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아빠를 찾아갔지만 아빠는 새로운 가정에서 살고 있고...

자기는 거기 속하지 못함과 동시에 아빠는 너무 바쁘고 니콜라의 고통을 이해하기보다

'정상적'으로 살 것을 강요하지...근데 삐에르도 신도 아니고 뭔가 상황을 바로잡고 싶으니까 애를 윽박지른 것 같은데

난 소피아도 소피아 나름대로 남편과 니콜라를 이해했다고 생각해 그녀도 잘못한게 없음. 오히려 핏줄이 아니어서 좀더 객관적으로 보였고...

본인이 힘들어도 상황이 상황인만큼 이성적으로 행동했다고 보였어

삐에르나 안느가 니콜라를 사랑하지 않은 것은 아니야

엘송의 마이클은 애초에 사랑받지 못했던 아이였다면 니콜라는 사랑받다가

그 사랑이 자기의 잘못으로 잃어버린 것 같아서 가야할 곳을 찾지 못하는 아이 같았어.

니콜라가 모든 문제의 시작을 본인에게서 보면서 그 아이의 방황과 고통이 시작된 것

아빠와 소피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나는 행복할 가치가 없는데 

아빠와 소피아는 나때매 이 상황을 견뎌야 하고 

엄마는 여전히 힘든데 내가 행복해지면 안돼...같은 죄책감이 계속 그 아이를 괴롭혔을 것 같아

엄마와 아빠를 사랑하지만 결국 그 둘은 헤어졌고

나의 고통 때문에 엄마 아빠도 힘들고 결국 나만 없어지면 다들 행복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런 선택을 했다고 보는데...이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

니콜라의 선택 이후에 피에르가 펑펑 우는 걸 보면서 ... 억장이 무너진다는게 이런거구나 느꼈어

이 극에서 잘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보다...오히려 너무 가깝기 때문에 

객관성을 잃을 수 밖에 없는 ...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에서의 선택들....그로 인해 벌어진 일들...

그리고 그 결과를 짐처럼 안고 살아가야 하는 남은 이들...진짜 먹먹해져 온다...

갠적으로 삶에 별로 미련이 없는 사람인데

부모님이 살아계신 동안에 자살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건...정말...그건 너무 남겨진 사람들한테 가혹해...

극 내내 그나마 담담하게 보다가

마지막에 삐에르가 무너지고 컷콜에서 석옵의 슬픔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보고 눈물 터짐

차마 볼 수가 없어서 우느라 컷콜은 제대로 못봤어

나 이 극 자둘은 진짜 무리일 것 같다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누구도 잘못한 극이라니...

가슴이 너무 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