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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아들 르피스 후기 (스포)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0.10.01 04:55:51
조회 415 추천 18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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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되게 긴장하면서 왔는데 생각보다 순한 맛이었어
울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7번방의 선물 보고 오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뽀송한 채로 나와서 내 감정이 이렇게 메말랐나 자아성찰 하던 때로 돌아간 기분이었어
아니 슬프긴했지만 막 어...일이 손에 안 잡히고 하루종일 우울할 정도는 아니었어 보고 바로 밤공 보러 이동할 수 있을 정도
근데 불판 보니까 오늘따라 좀 순한 맛이라는 말도 있더라

이혼 가정의 아이가 겪는 혼란 그로 인해 발생한 비극
다들 니콜라한테 잘못했는데 다들 작정하고 상처주겠다고 한 건 아니었고 피에르말대로 자기 인생 좀 살아보겠다고 하다가 다 상처줬지
이혼가정 부모들의 생각이 저럴까? 생각하게 된 부분이었어
고의로 상처를 주지 않았고 소피아 말대로 자기들 나름대론 니콜라를 위해 그 이후론 여러가지 방법을 해본 건 맞아
하지만 이미 어른들이 니콜라에게 상처를 준 이상, 나는 이걸 원죄라고 표현하고 싶어
그걸 돌이키지 못하는 한 그들은 아무리 최선을 다했다고 해도 용서받을 순 없는 거야
니콜라가 방황하는 원인이 뭔지 다 알면서 돌이킬 마음은 어른 셋 다 없었으니까 아, 피에르는 몰랐나? 알면서 흐린 눈 했나?
이 극에선 '모르겠어'란 말이 진짜 많이 나오더라
나도 아마 그리고 그들도 끝까지 니콜라가 무슨 생각으로 자살을 한 건지 모를거야 짐작만 할 뿐
그렇게 다 괜찮아진 것같은 얼굴로 사랑한다고 했으면서 왜 그랬을까

하지만 어른들, 특히 피에르는 모르면서 아는 척 니콜라의 마음을 장담하고 짐작했지
다 이겨내고 나아가는 거야 원래 이런 시기가 다 있는 거야
에휴 인간아...
엄마인 안느도 마찬가지였어 도움을 요청하러 온 니콜라를 피에르보단 더 이해해보려고 했지만 둘다 피상적인 위로에 불과했어
가장 잘 이해하던 게 새엄마인 소피아인 건 아이러니해보이지만 사실 당연한거야
떨어져있던 안느, 무관심한 피에르랑 달리 늘 같이 있었으니까 니콜라의 마음을 가장 빨리 눈치챌 수 있었겠지
그렇지만 소피아는 자신이 가진 위치를 니콜라에게 빼앗기는 게 두려워서 흐린 눈을 했지
소피아가 드라마에 나올 법한 악독한 새엄마는 아니었어 학대한 것도 아니고 니콜라를 일부러 자극해서 내보내려고 하는 것도 아니었고 불편해하지만 나름 정붙이려고 노력도 했었지

불편해한다는 걸 니콜라가 눈치채긴 하지만 사실 니콜라가 못 눈치채고 또, 소피아가 온전히 마음으로 니콜라를 받아준다면 그건 아들 르피스가 아니라 어떤 다른 판타지 드라마겠지

난 소피아의 심정이 가장 이해가 되면서도 동시에 소피아한테 가장 상처받게 되더라고
왜냐면 나도 저 상황이 되면 저렇게 말할 것같아서
그리고 그렇게 말할 내 자신이 극을 보고 있는 순간만큼은 싫어서
우울증이 있는 전 부인의 아이와 내 아이를 같이 두고
저녁식사 초대에 간다? 절대 못할 일이야
그치만 머리론 진짜 이해하면서도 쟤 정상 아니야! 라고 말할 땐 상처받았어 니콜라처럼 소피아에게 배신당한 기분
그 날 니콜라는 소피아에게 불편해하면서도 받아준 거 고맙다고 했는데 극에서 니콜라는 소피아에게 가장 많이 심정을 털어놓는데 소피아가 그나마 자길 제일 잘 이해한다고 생각해서 였던 거 같아
이해하기 때문에 내심으론 가장 자길 불신한다는 것까진 어린 니콜라가 알지 못했겠지
그걸 안 순간 니콜라가 돌이킬 수 없이 무너져버린 거고
쟤 정상 아니야 란 말 들었을 때 강승호 표정...
배우들 연기 진짜 너무 잘하더라

그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 평범한 사람이었어
칼을 발견한 걸 얘기해준 것도 니콜라는 아빠랑 자길 싸우게 하려고 그런 거라고 하지만 전혀 아니잖아
니콜라가 청소년이니까 할 법한 망상이었지
하지만 그게 결과적으론 상황을 더 악화시킨 건 맞았지만
이 부분은 소피아의 잘못도 니콜라의 잘못도 아닌데 극이 그걸 굉장히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 까딱하면 누군가의 탓을 하고 싶어질 법한 전개인데

이 극엔 자극적인 인물이 안 나와 다 어딘가에서 있을 법한 모습들이야 그런 평범한 인물들이 만나 빚어내는 비극을 이 극에서 표현했다고 봐

난 예전에 부모님이랑 싸우고 가출한 적이 있거든
청소년때도 아님ㅋㅋㅋㅋㅋ20대 넘어서야
청소년기엔 오히려 말 잘 들었었지

다툼이 있었고 내 의사를 전혀 존중해주지 않는 부모님한테 너무 화가 났었어 그래서 홧김에 부모님 앞에서 처음으로 욕을 했는데 아버지가 그 말 취소하라면서 엄청 때렸거든 20대 중반의 나이에 아버지한테 엄청 맞고 나니까 너무 화가 났었어 나도 안 맞으려고 막 몸부림치면서 같이 때리긴 했지만 힘으론 절대 못 이기겠더라
그래서 짐 싸서 몇 달간 나갔는데 니콜라가 맞는 모습이랑 피에르가 욕 먹고 부르르 떠는 모습에서 그 때의 내가 오버랩 됐었어
너무 ㅅㅌ이긴 한데ㅋㅋㅋ그 뒤론 오히려 관계가 나아졌다고 해야 하나 더이상 아버지가 나한테 함부로 대하지 않음 좀 데면데면해지긴 했지만 내가 그렇게 당신한테 들이받은 건 처음이라 아버지도 엄청 놀라셨던 거 같음

원래도 눈물이 없는 편이라서 아들을 보러가기로 마음 먹었을 때 얼마나 날 울릴 수 있을까 이런 생각하면서 보러 갔었지만 역시 눈물은 안 나고 담담하게 보고 왔어

다만 나는 마지막에 니콜라를 정신병원에 넣는 결정을 하느냐 마느냐 할 때 순간적으로 의사 말이 맞단 걸 알면서도
니콜라의 호소에 맘이 흔들렸었어
때론 이성보다 감성이 더 앞설 때가 있으니까
근데 나처럼, 마음이 흔들려서 피에르도 니콜라를 집으로 데려온걸텐데 그게 그런 결과로 이어지면서 같은 상황에 나였어도 피에르처럼 괴롭고 고통스러웠겠다 싶었음
그 순간만큼은 피에르도 아들을 믿고 한 걸텐데 처음으로 니콜라의 말을 믿어서 한 선택이 가장 최악의 선택이 되었네 참 아이러니하지...제딴에는 마지막 속죄의 의미로 처음으로 아들의 손을 들어준걸텐데

나는 피에르랑 안느가 결국 정신병원에 니콜라를 넣는 결정을 해서 그로 인해 니콜라가 더 망가지는 쪽으로 극이 전개되려나 정신병원을 악역으로 만드는 그런 쪽으로 가려나 했는데 아들은 정말 현실적이었어

의사 선생님의 말을 불신해서 더 망가지는 우울증 환자들 이야기 들어놓고서도 거기에 마음이 흔들린 건 강승호 연기 때문임 진짜
그리고 정수영 배우 발성 진짜 특이하면서 되게 또렷하게 들리더라 굉장히 드라마같은 목소리였는데 참 좋았어
슬퍼하는 엄마의 느낌을 잘 표현해주셨어 하지만 위선적인 엄마

이석준 배우는 말해 뭐해ㅎㅎ아 진짜 피에르 무관심한 아버지잖아 너무 잘 연기했어
그러면서 마지막에 지워지지가 않아,  아니 잊혀지지가 않아였나? 소피아의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우는데
당신이 뭘 잘했다고 울어 라고 말해주고 싶으면서도 그 부분 참 슬펐어

두서없이 적긴 했지만 처음엔 생각보다 안 슬프네 하고 나왔는데 곱씹을 수록 참 잘 만든 극이구나 싶어서 후기 쓰고 있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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