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아마데우스를 범살리 고정으로 몇번이나 봤거든.난 연극<<<<뮤지컬일 정도로 연극은 한두번 보면 쉽게 지치고 질리는 사람인데 그냥 매일매일이 새롭고 안질린다.. 너무 신기해.

범시 진짜 연기 늘 잘하는 사람인 거 알고 늘 기본이상은 하는 사람인 거 알아서 믿고 보러가는데, 진짜 범살리는 너무 잘하더라. 그냥 이 말 밖에 할 말이 없었어.나는 그동안은 이 배우의 인생캐는 범클이라고 생각했었단 말이야. 그런데 그 생각을 갈아엎을 때가 온 것 같아...

극 내내 정말 시시각각으로 표정이 변해. 방금 전에는 모차르트의 말에 심기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가 그 다음 순간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서 1초 1초가 지날 때마다 그 불편함은 온데간데 없고 그냥 그 음악에 대한 감탄과 경이로움으로 가득차는 걸 실시간으로 목격할 수가 있어.
그리고 분명히 웃고 있는데 울고 있는 것 같은 거.. 그런 감정의 표현을 진짜 기깔나게 잘하더라. 사람의 감정이 단순하지 않지.. 늘 사람의 감정이 좋다! 싫다! 뭐 이렇게 딱딱 나뉘어지는 건 아니잖아? 저 사람을 정말 싫어하는 데 또 어쩔 수 없이 마음이 가고.. 이런게 보통 사람들의 마음이잖아. 순간순간 수십번도 왔다갔다 하는 그런 마음들..그래도 연기를 할 때는 어느정도 그걸 만들어내서 표현을 하는 거니까, 그냥 그런 감정들 표현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내 그런 생각을 한번 뛰어넘어서 그냥 그 복합적인 감정을 그대로 표현을 해주더라고... 환희와 절망과 슬픔이 공존하는 그 얼굴을 내가 글로 어떻게 표현을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근데 그걸 무대에서 연기로 표현을 해내고 있더라...

그리고 내가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건.... 매일매일 느껴지는 살리에리의 감정이 진짜 다 달라. 디테일이 크게 바뀌는 건 아니거든? 동작이나 대사가 크게 바뀌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 장면에서 같은 대사에 어떤 감정을 담아서 치느냐, 이거에 따라서 이렇게까지 나한테 느껴지는 감정이 다를 수 있구나를 또 진짜 격하게 느끼고 왔다.
범시 진짜 노선 잘 바꿔대는 배우인거 잘 알고 있는데, 그동안은 소소한 동작이나 소품, 디테일같은 걸 바꿔서 노선을 변주했었는데 이 극에서는 그냥 대사에 싣는 감정만으로 그 변주를 완성하더라고.

마지막에 용서합니다. 이 부분에서 난 분명히 저번에는 어떤 신성함까지 느끼고 왔거든.  이렇게 끝까지 달려와 버린 내가 평범한 다른 사람들이 절대적인 재능 앞에서 느끼는 감정들과 행동들, 질투하고 분노하고 시기하고 그런 감정과 행동들을 내가 대신 용서해주겠다. 그냥 다 내가 끌어안을테니 당신들은 그런 감정을 가져버린 스스로를 너무 미워하지 말아라. 내가 다 용서해주겠다. 이런 감정을 느꼈었거든?

그런데 오늘은 또 달랐어.오늘은 내가 그 모든 것들을 용서해줄테니 저 신이 내린 재능에 계속 도전해라. 맞부딪혀라. 신이 나에게 끝까지 특별함을 허락하지 않았으니 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수호자로서 평범함 위에서 계속 신과 맞서겠다. 이런 걸 느꼈어. 그러니 당신들은 계속 도전하라고, 그 어둠은 내가 다 지탱해줄테니 불공평한 저 신에게 맞서라고...당신은 나의 영원한 적입니다. 이 말이 진짜 와닿더라.

매 공연을 진짜 이렇게 다르게 할 수가 있는지 너무 신기하고...대단하고...진짜 그 세밀하게 표현해내는 감정들이 진짜 너무 대단하고 경이롭거든.난 진짜 범살리 보면서 안 평범한 거 같은데.... 그쪽도 천재같은데.. 이생각 맨날 하면서 보는데 진짜 그정도로 너무 잘해서... 다들 한번쯤은 꼭 봐줬으면 좋겠다.봐달라고 후기글 쓰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