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혹시 어떻게 될지 몰라 급하게 쩌리석 잡아서 왔는데 안 봤음 어쩔뻔ㅠㅠ 시민단체 노동운동 얘기라길래 고독한목욕처럼 좀 심각한 내용인가 싶었는데 중간중간 유머도 찰지고ㅋㅋ 그러면서 현실과 이상의 갈등 세대차이 등등 넘 잘 보여줘서 눈물 글썽ㅠㅠ

전체적으로 김수영시인의 시들이 주요 테마이자 모티브인데 '풀'밖에 모르던 내가 무색할 정도로 좋은 시들 많더라~ 무대 뒤쪽에 글로도 보여주는데 오늘 당장 김수영 시집 산다!! 그리고 시낭독 때마다 나오는 음악 넘 좋아 국극은 오슷 나온적 없지ㅠㅠ 시뿐만 아니라 전체 대사도 넘 시적이고 좋아서 대본집 소취!!!!

처음 김수영의 시 '그 방을 생각하며' 나오고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구절 나올 때 시적인 무대연출에 감탄했는데 그다음 나오는 광화문광장에서ㅋㅋㅋㅋㅋㅋ 태극기부대가 구호 웅얼웅얼 외치며 나올 때부터 빵 터졌는데ㅋㅋ 시민단체장 형진역 수현알란이 동료직원과 함께 비정규직 철폐 서명받고 있고 갑자기 플래시몹이 똭!!! 응? 헤드윅? 어? 퀸???? 헤드윅 생각나는 트젠이 I want to break free 부르며 등장하는데 으아 퀸덕은 갑분 들썩 참느라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 장면이 중요한 게 한미동맹 구호 외치며 유튜브를 하는 태극기부대랑 헤드윅?을 보며 좀 어색해하는 386세대 형진과 같이 신나게 즐기는 20대 비건이 섞여 있는 우리나라 현실을 한눈에 보여줌!!!! 헤드윅?은 막판에 또 나와서 오버더레인보우 불러줌ㅋㅋ

형진에겐 대학시절 학생운동 하다 죽은 윤기란 친구가 있는데 환상에서 윤기가 등장할 때마다 김수영 시를 읊음 '봄밤' '달나라의 장난' 마지막엔 '사랑의 변주곡' 다 넘 좋아ㅠㅠㅠㅠ 형진과 윤기의 대화 장면은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죽은 자의 죄책감을 잘 보여주고ㅠㅠ 약간 보도지침도 생각나더라

형진 가족이랑 이제 현실에 적응한 대학 동기들 나올 때는 이상과 현실의 갈등을 넘 잘 보여주고 형진 친구 안병식배우는 진짜 밉지 않은 속물 장인임ㅋㅋㅋㅋㅋ 대학시절 보여줄 때는 무용같기도 하고 마임같은 몸짓으로 보여주는데 와!! 이렇게 희곡 연기 음향 몸짓에 시까지 완벽한 극 오랜만이야ㅠㅠㅠㅠ 나오자마자 자둘표 잡았는데 나 자둘.. 가능하겠지.. 제발ㅠㅠ

플북 좌석에 놓여있어 무료로 가져갈 수 있음